Book Review

이슬람 원리주의의 실체

soocut28 2025. 2. 24. 09:05

이슬람 원리주의의 실체
저자: 전호진 

출판사: 한반도국제대학원대 

출판일: 2007년 09월

 

약속시간보다 조금 일찍 회사를 나와, 만나기로 한 장소까지의 무료함을 지우기 위해서 서점을 들렀다. 시간이 그다지 넉넉하지 않았던 탓에 간단하게 읽을 만한 책을 하나 고르기로 했다. 내용은 보지 못하고 그저 책제목을 흩어서 보기 시작했다.

대학시절에 나는 두 가지 클럽활동에 매우 분주했었는데, 당시 내가 속했던 곳 중 하나가 비교종교연구를 취급했었다. 사실 나 자신은 무신론자였으므로 단지 연구와 고찰의 대상으로써 다가왔고,  종교란 인간의 역사에서 하나의 중요한 요인이자 관점이었으므로 매우 흥미로운 관찰의 대상이기도 했다. 역사를 읽는데 한가지 動因만으로 해석이 가능하다면 그것은 그 자체가 그만큼 가치가 있는 대상이라고 믿는다.

어쨌든 근래의 9.11사태, 아프간전쟁, 이라크전쟁 등과 같은 매우 민감한 문제들이 모두다 이슬람과 연결된 만큼, 표지의 이슬람 원리주의라는 제목은 그만큼 시선을 고정시키기에 충분했다. 사실 책내용에 조금 실망한 것은 나중의 문제지만.

전철 안에서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가장 우려했던 것은 무엇보다도 기독교도의 편향된 눈으로 본 이슬람 때리기였다. 하지만 그것은 기우에 불과했던 것 같다. 저자는 비교적 객관적이고 이성적인 자세로 이슬람 원리주의에 대한 근래의 여러 정의와 논의들, 그리고 갈등의 해소책 등을 서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가 기독교도로써 느끼는 아프간 인질사태에 대한 국내의 냉정하고 감정적이기까지 한 반응에 아쉬움을 크게 느낀 것은 종교인으로써가 아니라 같은 공동체에 속한 사람으로써 충분히 공감이 가는 부분이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원리주의라는 말 자체의 용어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상태이기는 하나, 이슬람 원리주의는 그 내용으로는 교조주의로 이해한다면 간단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이슬람이 정교분리가 불명확한 상황에서, 미국을 대표하는 서구에 극렬한 반발을 보이는 이슬람 원리주의는 일종의 정치적 이데올로기의 기능도 가질 수 밖에 없다. 그러므로 사실 이슬람 원리주의는 종교적 색채를 띤 일종의 과격 정치운동의 하나로 이해되지 않을까.

역사적 궤를 조금 멀리 뒤로 돌려보면, 십자군 운동의 광기에 휘말린 중세유럽이 생각나는 것은 왜일까. 나는 책을 읽으면서 오늘날의 과격한 이슬람 단체들의 모습을 보면서 비이성적이었던 중세유럽의 십자군 운동을 떠올린다. 종교가 비이성적이고 비합리적인 미신을 바탕으로 인간정신을 파멸시키고 불행시키는 그 극명한 예를 보는 것 같다. 비단 이슬람 원리주의만이 문제는 아닐 것이다. 기독교 원리주의의 히스테릭한 모습도 또 한편 내 머리 속에 떠오른다.

종교를 우리들 마음 속에서 완전히 없애는 것은 아마도 영원히 불가능할 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종교는 반드시 정치에서는 분리되어야 될 것이며, 모든 종교는 그 하나하나가 모두 존중받아야 될 것이다. 강제가 아닌 선택의 자유 또한 마땅히 보장되어야 한다.

사실 저자의 책을 읽으면서, 그다지 새로운 시각과 남다른 분석이 없었다는 것은 실망스러웠다. 기존의 논의와 의견들을 모아둔 것으로 보일 뿐이었다. 게다가 참으로 실망스러운 것은 저자가 국내의 반미세력은 반기독교이다라는 이상한 주장을 재차 언급한 것이다. 한국의 반미주의는 미국 일방의 패권주의가 초래한 것이지, 사실 미국의 기독교가 원인은 아니기 때문이다. (부시의 미국이 기독교적 우경화라고 하지만) 어떤 의도에서 였는지는 모르지만 이러한 내용들은 시정되어야 된다고 생각된다.

어쨌든 책을 덮으면서 나는 생각했다. 근대가 준 가장 큰 혜택은 자유로운 개인이다.라고 했던 어떤 사람의 말을... 그리고 나는 이성적으로 합리적으로 (비록 그것이 주관적이고 비이성적이며 비합리적이라 할지라도) 자유의지를 가지고 내 소중한 삶을 소중하게 즐기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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