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전쟁 : 세계 최강 해군국 조선과 세계 최강 육군국 일본의 격돌
저자: 백지원
출판사: 진명출판사
출판일: 2009년 08월
일본 출장 중에 가볍게 읽을 만한 책을 찾기 위해서, 언제나처럼 공항서점을 찾았다. 사실, 공항서점에서는 갓 나온 신간을 중심으로 진열을 하기 때문에, 새로운 책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 그리고 아직도 다 읽지 못한 정말 따분한 '경제독법'이 떠올려지기도 했지만, 출장 중에는 인문, 사회 분야의 책을 선택하는 것이 좋은 책을 고를 가능성이 많다는 팀장님의 조언이 문득 떠올랐다. 그리고 문득, 朝日戰爭이라는 약간은 자극적인 제목에 눈길이 갔다.
책을 읽은 이후에 나는 작가의 투박한 문체에 한번 놀랐고, 어떤 대목에서는 쓴 웃음마저 지을 수 밖에 없었다. 어떤 식으로든 나는 그 동안 매우 젊잖은 문체로 어렵게 혹은 쉽게 씌여진 책들에 익숙했고, 흔히 친구끼리 술마시며 정치인들 욕하는 듯한 문체의 글에는 당혹감도 느껴졌다. 내용으로 보아도, 매우 많은 논란의 여지가 있을 뿐만 아니라 역사책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소설처럼 생각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 듯 하다. 저자가 말했듯이 많은 분들이 이 책에 대해서 다소간의 불쾌함을 느낄 것이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경박함과 투박함을 잠깐 벗어나서 생각해보면, 우리가 잊고 싶었고 포장하고 싶었던 역사의 단면들이 나오지 않는다고는 할 수 없다. 역사가 사실 그대로 기록되는 것도 아니며, 거기에는 당대의 여러 상황에 따라서 윤색되고 각색된 왜곡이 언제나 있게 마련이다. 따라서 같은 사건에 대해서 다른 주장을 하는 서로 다른 사관이 존재하지 않겠는가? 우리에게 임진왜란은 말 그대로, 조선시대 아니, 지금까지 우리가 마음 속으로 경멸하는 왜인들이 일으킨 亂으로 축소해서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3개국 50만의 병력이 치열하게 싸운 국제전으로 조일전쟁이라 칭할 수도 있을 것이다.
경박한 그리고 투박한 문체를 보면서, 나는 문득 도울 김용옥 선생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EBS 강좌에서 보여준 그의 그 경박함이 갑자기 생각난 것이다. 불쾌할 만도 한데, 사람들은 그에게 열광했고, 수많은 비판자들이 생겨났다. 그리고 그가 제기한 문제들에 대한 많은 토론과 비판이 일어났었다. 나는 도울 선생의 태도를 보면서, 그가 과연 젊잖게 이야기하지 못했을까 생각해보았는데, 그건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거기에는 어쩌면 그는 우리들 수준에서 이야기를 하려고 했을 지도 모른다 혹은 자신을 논란의 중심으로 하려 했을 지도 모른다.
조일전쟁의 내용이 또 하나의 삼국지같으면 어떤가? 비판이든 칭찬이든 우리는 그다지 관심이 없던 임진왜란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의견을 제시하고 비판을 할 것이며 토론을 할 것이다. 나는 이러한 논의들이 건전한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믿는다. 역사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생각이 더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종 엉뚱한 이야기지만 '삼국지' '수호지' '도쿠가와 이에야스(대망)' 같은 남의 나라 역사소설들보다, '임진왜란'을 배경으로 한 우리 대하역사소설 하나 히트치면 어떨까? 그래서 나중에 '임진왜란 - 이순신의 리더십과 경영' 뭐 이런 책들도 나오면 좋을덴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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