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무사: 조선을 지킨 무인과 무기 그리고 이름 없는 백성 이야기
저자: 최형국
출판사: 인물과사상사
출판일: 2009년 04월
일본 출장 중에 읽었던 논란이 예상되는 '조일전쟁'은 그 동안 나에게 흐릿하게 기억고 말았던 '임진왜란'에 대해서 다시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7년간의 처절한 전쟁으로 인한, 심각한 피해와 변화가 조선사회에 있었다는 것을 되돌아보면, 우리가 막연하게 생각하듯 정말로 조선이 武를 천시하고, 文을 숭상하면서 허약해졌는지 되돌아 물어보게 된다. 그러한 의문이 생길 때, 문득 찾은 책이 '조선무사'이다.
조선무사에서는 역사적 궤를 따른 조선의 전쟁사를 다루고 있는 책은 아니다. 그 보다는 조선의 군사체계를 유지했던 무수히 많은 일반 군사와 백성들, 그리고 그와 함께한 군사무기 및 전략에 대해서 간략하게 서술한 책이다. 저자는 조선시대가 무관을 천시한 사회는 근본적으로 아니었음을 주장한다. 즉, 무관이 상대적으로 하대된 이유는 임진왜란을 계기로 한 무관의 대규모 확충에 따라, 그 합격자가 너무 많았고 또, 이것이 양인의 신분상승 계기와 천민의 면천의 기회가 되면서 형성된 것이다. 하지만, 실상은 조선 조정은 계속적인 군사적 향상과 무관의 실력향상에 주목하고 있었다.
봉수와 성곽이라는 조선시대 대표적인 군사시설을 살펴보면, 우리는 이에 동원된 일반 양민들의 고초가 얼마나 심했는 지를 알 수 있다. 봉수군과 오장으로 역을 맡았던 양인들은 '신량역천'의 고된 임무를 수행해야만 했다. 성곽은 오로지 백성들의 노동력을 징발하여 진행되다보니, 그 어려움과 폐해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정도였던 것이다. 하지만, 조선후기 정조시대의 수원성 축조는 기존의 노동력 징발을 중심으로 한 것이 아니라, 품삯을 지불함으로써 보다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기도 했다.
한편, 저자는 이름없는 일반의 조선병사들의 하루를 재구성하여, 생동감있게 서술하고 있다. 한편으로 그들의 생활이 지금의 군대생활과도 비교하면 그다지 다르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여러 가지 긴급상황을 대비하여 매우 치밀하게 규율과 군법을 정하고 조직했다는 것을 보며, 조선이 무를 단순히 천시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정조의 특수친위대 '장용영', 호랑이를 잡기 위해서 조직된 '착호군', 국왕의 경호부대 '겸사복' 등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곁들여 흥미를 끌었다.
이러한 조선병사와 부대들이 사용한 무기는 어떠했을까? 저자는 TV 사극에서 보여주는 무수히 많은 고증 오류에 대해서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일반 대중들이 역사에 대한 이미지 혹은 지식을 TV 사극 등에서 얻는 것을 생각한다면, 이러한 우려는 기우가 아닌 것이다. 어쨌든, 조선의 기본적인 무기는 활이었다. 활은 중국의 창, 일본의 도와 같이 조선의 대표적인 무기였다. 한편으로는 편전은 조선만이 가진 대표적인 비밀병기였다.
임진왜란 초기에, 조선군이 막대한 피해와 패전을 기록한 원인은 단순히 왜군의 조총에 의한 것은 아니었다. 왜군은 조총수 및 창검을 소요한 보병의 의한 근접전을 전국시대 120년을 통해서 익힌 전투집단이었던데 반해, 조선군은 주로 활을 주 무기로 사용하여 근접전에 매우 취약했던 것이 원인이었다. 원거리전에 용맹한 모습을 보여주던 조선군이 왜군이 육박해들어오면, 그대로 무너져 후퇴했던 것을 보면 그 원인을 쉽게 알 수 있다.
조선무사는 매우 흥미로운 책이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일반대중과 군사들의 모습을 재조명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한가지 아쉬운 점을 생각한다면, 조선의 단병무기 및 화약병기 등의 설명에서는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혹은 그림의 삽입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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