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두 개의 혼 : 도전하는 영혼을 위하여

soocut28 2025. 4. 23. 15:00

두 개의 혼 : 도전하는 영혼을 위하여

원제 ふたつの魂 HEEL or HERO

저자: 추성훈

출판사: 위즈덤하우스

출판일: 2009년 07월

 

업계에서 친한 사람들과 간단한 저녁식사를 마친 이후, 전철을 타기 위해서 역을 지나갈 때 였다. 약간의 취기로 기분이 좋았지만, 정신은 너무나 맑았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무엇인가 마음이 허전한 듯 느껴졌다. 이런 날에 전철 안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 우두커니 앉거나 서서, 시간을 허비하기가 너무 아깝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언제나 그런 것 처럼.

역내의 작은 간이서점이 눈에 띄자, 망설이지 않고, 안으로 들어갔다. 책의 표지를 하나씩 하나씩 주의깊게 보기 시작했다. 간이 서점의 직원은 빨리 퇴근을 해야될 듯 보였는데, 괜히 그녀의 시간을 빼앗는 듯 한 미안함이 느껴졌다. 약간의 초조함을 느끼면서, 꺼내 들었던 책이 '두 개의 혼'이라는 책이었다. 표효하는 사자와 같은 표정의 추성훈씨의 얼굴을 보면서, 거칠어 보이며 또 한편으로는 한국과 일본에서 영웅과 악인이라는 상반된 이미지를 가진 유도출신의 격투기 선수에 대해서 매우 궁금해졌다. 그의이미지는 최근에 한류라는 문화현상으로 부드러워졌다고 하더라도, 한국과 일본이라는 이 불편한 이웃이 서로를 바라보는 내면의 심리가 아닐까 생각되었다.

그의 책을 읽어 내려가기 시작하면서, 나는 이 한없이 거칠어 보이는 동년배 남자에 대해서 진심으로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평범한 사람들과는 매우 다른 방식으로 인생을 살아가는 그에게서, 나는 사실은 내면으로는 인생을 진지하게 고민하며 살아가는 한 명의 남자를 보게 된 것이다. 그에게는 유도이든지 격투기이든지 그 자체가 인생이고, 자신의 존재, 즉 정체성을 찾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사람들이 보는 이미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한국에서의 영웅 이미지와 일본에서의 악인 이미지. 그것은 각기 다른 목적으로 만들어진 허상일 뿐이다. 따라서, 격투기 대회의 흥행을 위해서 만들어진 악인의 이미지와 이에 대한 반발로 일본인에 대항해서 싸우는 재일교포라는 영웅의 이미지도 진정으로 그를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 악인의 이미지로 무대에 오르는 그가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을 지가 이해되었다. 그는 서커스의 광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상투적인 재일교포의 애환이라는 주제로, 우리의 공분을 사며 반일의 감정을 키우는 유치한 책이었다면, 아마도 적지 않게 실망을 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에게 있어서 일본은 자신의 중요한 정체성을 형성한 곳이었으므로 그가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에 대한 소중함을 가지는 것은 당연해보였다. 그가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서, 귀화를 선택했을 때에 우리는 그를 따듯하게 안아주지 못했던 것을 반성해야했지, 그를 비난할 것은 전혀 아니었다.

한편으로는 나는 그의 책을 읽어가면서, 재일교포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그리고, 우리 자신의 좀더 열린 마음을 그리고 일본사회의 경직성이 좀더 유연해지길 기원해보았다. 이제는 재일교포들이 한국계 일본인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가지고, 추성훈씨의 바램처럼, 한일의 가교가 되길 기원해본다. 그리고 또 추성훈씨가 초심을 잃지 말고, 더욱 정진하여 자신이 바라는 모습으로 노력하길 빌어본다. (그런데, 운동도 잘하는데, 왜 이렇게 글도 잘 쓰냔 말이오! 추성훈씨)

 

 


Yoshihiro Akiyama (秋山成勳, Akiyama Yoshihiro) (born July 29, 1975 in Osaka, Japan as Choo Sung-hoon (Korean: 추성훈, Hanja: 秋成勳) is a Japanese mixed martial artist. He is also a former judoka. As a mixed martial artist, he became the 2006 K-1 HERO'S Light Heavyweight tournament champion. Akiyama is currently ranked as the number 9 middleweight in the world by MMA Weekly. He is currently with the US promotion Ultimate Fighting Championship and was victorious in his first UFC bout against Alan Belcher at UFC 100. He is a fourth-generation Korean Japane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