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미래 : 인류 문명과 역사를 뒤바꿀 최후의 자원
L'AVENIR DE L'EAU
저자: 에릭 오르세나
역자: 양영란
출판사: 김영사
출판일: 2009년 09월
얼마 전에 거래처 업무 미팅을 끝 마친 이후, 근처에 있었던 영풍문고를 갔다. 마침 지갑에는 전에 구매한 다윈코드 행사에서 받은 도서할인권도 있었던 터였다. 서점으로 들어가니, '이 달의 읽을만한 책'이라는 타이틀로 서점 내에서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진열되어 있던 '물의 미래'가 눈에 들어왔다. 근무 시간 중, 잠깐 동안 서점으로 외도를 한 까닭에 책의 내용을 잘 살펴볼 시간은 없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온통 몰두하고 있는 석유에 비해서 물의 중요성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물은 그 자체가 인간의 삶을 지탱하는 필수불가결한 자원이며, 인간의 기원과 문명의 바탕이다.
지구 온난화의 여파로 전세계가 유래없는 기후변화를 겪고 있는 것을 우리는 너무 잘알고 있고, 또 이것이 심각한 가뭄 그로 인한 사막화, 혹은 방글라데시와 같은 폭우를 동반한 물난리라는 매우 대조적인 결과를 양산하고 있다는 사실도 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인간의 개발, 농업형태 등으로 인해서 대수층의 고갈이 함께 진행되고 있어, 물의 부족은 전세계적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일까? 다니엘 크레이그가 열연(?)한 최근의 007 영화인 'Quantum of Solace'의 이야기는 매우 돋보인다. (개인적으로 나는 007 시리즈의 팬이다.)
어쨌든 이러한 배경들이 굳이 내가 왜 이 책을 읽게 되었는가를 묻는다면 들려줄 수 있는, 모두가 알고 있는 이유이다. 책을 읽기 전에, 표지를 보면서 나는 '물의 미래'가 왠지 굉장히 딱딱할 것 같은 전문서적에 가까운 책이든지, 아니면 수자원을 둘러싼 전세계적인 지정학적 힘겨루기와 양상 그리고 일련의 복잡한 지도, 통계자료, 마지막으로 이에 대한 저자의 의견을 곁들인 전형적인 지정학 관련 서적으로 추측해보았다. 작가인 에릭 오르세나가 2년반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동안, 방문한 곳이 오세아니아, 아시아, 중동, 남미, 유럽, 그리고 아프리카라는 사실에, 이전에 읽었던 '제2세계'와 많은 부분 오버랩이 되었다.
물론, 나의 이런 추측은 아주 많이 벗어났다. 사실 솔직하게 말한다면, '물의 미래'에 대해서는 상당히 실망스러웠다고 말하는 편이 솔직할 것 같다. 에릭 오르세나가 직접 방문하고 만난 각 지역의 물 관련 담당자, 이해 당사자들의 이야기, 느낌 그리고 의견이 소개되어 있기는 하지만, 거기에는 그다지 새롭게 인식을 할 만한 것들이 눈에 띄지는 않았다. 오히려 저자의 사족에 가까운 쓸데없는 인터뷰 대상자에 대한 추측과 느낌의 감정표현 연발은 적지않게 짜증이 날 정도였다. 차라리 물에 관심이 많은 한 프랑스인의 세계유람 에세이라면 모를까, 내가 기대한 내용에서는 한참 거리가 먼 것이었다. 그렇다보니, 책의 겉표지에 적힌 '에릭 오르세나의 현장답사와 놀라운 통찰이 빚은 세기의 역작!'이라는 광고문구가 거의 사기처럼 느껴졌다.
그나마 '물의 미래'에서 공감할 수 있었던 부분이라고 한다면, 우리들 개개인이 물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꿔야 된다는 것, 즉 무한한 공공재에서 희귀재로의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며, 따라서 물 사용에 대한 절제가 개개인의 차원에 먼저 실천되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인간이 최소한의 생활을 위해 필요한 수준의 깨끗한 물을 확보하기 위해서 이런 개인적인 노력 이외에도 국가간 협력도 매우 필요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물을 사용함에 있어서 서로가 협력하고 알뜰하게 나누어 사용하여 문제를 해결하자고 주장한다.
한편으로는 세계화와 자유주의라는 열풍 속에서 물에 대한 우리의 대응자세도 중요하다. 먼저 물에 대한 생산과 관리에 있어 공기업과 민간기업 중 누가 주체가 되어야 하느냐는 문제는 각각의 장단점이 존재하므로 이를 적절하게 조율할 필요성이 있다. 또한, 전지구적으로 발생하는 물 문제는 지역별 차이가 상이하므로, 일률적인 방식으로 해결될 수는 없으며, 따라서 지역적 해결책을 모색하고 적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이다.
Erik Orsenna is the pen-name of Erik Arnoult (born 22 March 1947 in Paris), a French politician and novelist. After studying philosophy and political science at the Institut d'Etudes Politiques de Paris ("Sciences Po"), Orsenna specialised in economics at the London School of Economics. He was a close collaborator of François Mitterrand and held several government positions in the 1980s and 1990s. He is a member (currently on leave) of the Conseil d'Etat, having been appointed in 1985. He was elected to the Académie française on 28 May 1998. For Voyage au pays du coton, he received the second prize of the Lettre Ulysses Award in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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