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자원전쟁

soocut28 2025. 3. 5. 15:40

자원전쟁 

Der neue Kalte Krieg
저자: 에리히 폴라트 , 알렉산더 융

출판사: 영림카디널 

출판일: 2008년 01월

 

한동안 책을 읽지 못했다. 근래에 많아진 술자리가 아마도 가장 큰 원인이었던 것 같고, 한편으로는 최근에 새로 구입한 PDA 휴대폰이 문제였던 것 같기도 하다. 회사 이메일이라든지 인터넷으로 유가정보를 체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기는 한데, 새로운 기계에 대한 나의 커다란 관심이 책보다는 PDA 휴대폰으로 가다보니, 게을러진 듯 하다.

다행히 이번 출장은 그렇게 빡빡한 일정이 아니었으므로, 천천히 책을 읽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되었다. 아무래도 필리핀, 일본을 이어가는 비행기 일정은 필연적으로 나에게 많은 시간을 줄 수 밖에 없을 것이었다. 바쁘게 공항에 도착해서, 수속을 마친 후에, 서점으로 갔다. 일주일에 4-5번 사람들과 저녁식사를 하고 술을 마시다보니, 인터넷으로 책을 주문할 시간조차 없었다.

천천히 책의 목록을 살펴보면서, '자원전쟁'이라는 조금은 진부한 제목의 책을 발견했다. 영림카디널에서 출판했었던 '세계화의 덫'을 작년 초에 읽었었던 기억이 났다. 책을 꺼내 대충 보니, 나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책이라고 생각되었다. 비록 이 책이 출간된 것은 2006년이지만, 내용은 여전히 현재에도 유효하다는 강한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또한 집필진이 슈피겔이라는 것도.

그러니까 내가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했을 때, 유가는 30불대 였다. 지금은 120-130불대를 왔다갔다 하는 편이지만. 2006년이라면 유가가 상승했더라도 2007년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는 상태였다. 물론 작년의 유가는 지속적인 상승세였지만.

석유업계에 대한 일반인들의 생각은 현업에서 일하는 사람들과는 약간은 차이가 있게 마련이다. 예를 들어서, 유가가 상승하면 석유관련 회사들은 모두 엄청난 이익을 얻는다고 대개는 믿는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우리처럼 구매를 하고 재판매를 하는 트레이딩 회사의 경우는, 유가의 상승은 오히려 금융비용의 상승이라든지 혹은 수요 부진으로 인해 어려운 상황이 되는 것이 보통이다. 혹은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보다 비싸지는 상황에서, 정유사들이 무조건 많은 이익을 올린다는 식으로 기사가 나오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정유사들은 손실을 보고 있다. 설명을 하자면 길 것이다.

어쨌든, 에너지 관련 업계에서 일하는 나에게 있어서, 자원과 관련된 자세한 보고서와 같은 책들은 많은 도움을 준다. 물론 참으로 황당한 책들도 있고, 르포식의 깊이가 없는 책들도 있다. 하지만, 모든 책들은 나름대로의 도움을 준다.

본서는 현재를 이전의 냉전시대가 소련의 붕괴로 사라진 직후, '거친 평화'의 10여년이 지난 후, 새로운 냉전의 시대로 넘어갔으며 이는 자원을 둘러싼 첨예한 갈등과 경쟁이라고 보고 있다. 본서는 확실히 천연자원이라는 즉, 석유에만 한정되지 않고, 석탄, 금속, 설탕, 커피 그리고 수자원 등 광범위한 분야를 다루고 있다. 따라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각종 천연자원들의 향방에 대한 보다 자세한 현황보고서 및 안내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여기서, 본서의 내용을 자세하게 열거할 필요성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세계화라는 현대의 패러다임과 동시에 세계를 움직이는 또 다른 큰 힘의 축, '자원'에 대한 실상과 모습을 알고 싶다면, 꼭 본서를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하지만, 한가지 말해두고 싶은 것은, 본서의 번역문제이다. (영림카디널은 무척 괜찮은 책들을 선택하기는 하는데, 번역에 있어서는 정말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엉망인 경우가 많다.) 물론 나는 본서의 원서를 읽은 적은 없으며, 다른 금속과 기타 자원과 관련된 용어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석유부분에서 보았던 많은 번역오류를 보고서, 안타까움이 느껴졌다. 예를 들어서, 27 페이지에 나이지리아 원유를 이야기하면서 '이 석유는 특히 가볍고 달콤하고 소비자 친화적인 연료이다.'라고 해석한 부분이 나온다. 정확하게는 '이 원유는 특히 경질(light)의 저유황(sweet)으로 소비자 친화적이다.'라고 해야 된다고 본다. 역자가 자원부분에서의 전문가가 아니므로, 어느 정도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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