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종환 선집-1 뉴라이트의 실체 그리고 한나라당 : 식민지근대화론의 허구성
주종환 저 | 일빛 | 2008년 03월
4.9 총선은 나에게는 그다지 개운치 않은 실망감을 주면서 끝이 났다. 모두의 예상과 같이, 한나라당은 과반의석을 차지하며 제1당이 되었고, 통합민주당은 그나마 선전하여 81석을 차지했다. 그 모든 것은 이미 예견되었던 일이었으므로, 솔직히 별다른 느낌과 감정도 들지 않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변함없이 지지하는 진보신당의 원내진입 실패는 참으로 많은 복잡한 감정들을 나에게 주었다. 그것은 분노와 희망과 같은 아주 상반된 것들이었다.
내가 거주하는 노원구가 선거에서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묘한 상반됨, 언론사CEO와 용접공의 대결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선거는 쓸쓸한 결과만을 남겼고, 일요일에 방송된 총선관련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나는 더욱 씁쓸한 감정을 느꼈다.
미국 최악의 대통령이라고 평가되는 하딩이 생각이 났다. 그는 겉모습은 정말 대통령다웠다. 그의 이미지는 대통령에 대한 사람들의 공통된 이미지를 반영한 듯 보였다. 하지만 그가 남긴 것이라고는 무능과 부패였을 뿐이다.
한편으로는 인간의 욕망도 생각났다. 본서에서 저자가 말했던 말이 생각난다. 돈이면 권력마저도 장악할 수 있는 사회는 모든 것의 가치를 상대화시키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라는.. 절대적 가치란 무의미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인간의 자유, 존엄성, 평등, 인권과 같은 절대적 가치가 어떻게 무의미하다고 말할 수 있단 말인가?
그렇지만, 나는그 이미지와 욕망으로 인해, 진보신당의 원내진입이 실패했다고 하더라도, 다른 한편으로는 적지않은 사람들의 지지와 지원이 있었음을 기억한다. 그것은 분노 후, 우리에게 주어진 희망이 아니겠는가.
어쨌든, 조금 서론이 길어진 것 같다. 근래에 내가 들었던 답답함이 조금 묻어있었다고 이해주었으면 좋겠다. 본서는 주종환 교수에 의해서 씌여진 글들을 모은 선집의 1권이다. 솔직히 말한다면, 나는 주종환 교수의 글을 읽어본 적이 없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그의 책을 읽으면서 많은 부분 공감을 하게 되었다는 점을 밝히지 않을 수 없다.
저자는 한국 근대화에 있어 일본제국주의 역할을 통계자료를 이용하여,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식민지 근대화론의 허구성을 논파하면서, 이러한 주장을 되풀이하는 뉴라이트, 그리고 이들과 밀접하게 연결된 한나라당의 실체를 밝히고 있다. 식민지 근대화론은 그 내용상 나카무라 사토루의 이론과 다름이 없을 뿐 아니라, 일본의 한국지배를 정당화하는 일본의 주장과도 같은 것이다. 또한, 식민지 근대화론의 대표인 서울대 안병직교수가 한나라당 여의도 연구소장으로 있는 상황만으로도 우리는 한나라당의 정체성이 사대주의 및 수구냉전세력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있다.
또한, 저자는 국내의 많은 모순들 중에서 민족모순이 모든 갈등의 중심으로 건전한 민족주의를 바탕으로 한 민족모순의 해결이야 말로, 지금 우리들에게 가장 시급하고도 중요한 과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므로 저자는 한나라당과 같은 수구냉전세력의 호전적 대북관과 계급모순만을 부각시켜, 계급혁명을 주도하고자하는 교조적 좌파를 함께 비판한다. 그는 건전한 민족주의야말로 갈등의 핵을 제거하는 배경이고, 6.15선언의 이행이야말로 그를 위한 방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시끄러운 뉴라이트 계열의 '대안교과서 한국 근·현대사' 문제 등을 바라보면서, 지금 우리가 가져야될 올바른 역사인식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이 책은 그런 첫걸음에 유용한, 그리고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기 위한 하나의 안내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2008.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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