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아시아의 낯선 희망들

soocut28 2025. 3. 4. 11:19

아시아의 낯선 희망들 : 끊이지 않는 분쟁 그 현장을 가다
이유경 저 | 인물과사상사 | 2007년 08월

 

어제는 오랫동안 알고 지냈던 후배와 함께 술자리를 가졌다. 가지고 있는 고민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었고, 내가 생각하는 바를 충고해주었다. 술자리는 밤 늦게 끝났고, 술기운에 오랫동안 잘 수 있었다. 그동안 술자리가 많았다 많았다 라고 말을 했지만, 어제는 다음날 회사를 갈 필요가 없었기 때문인지 조금 편안했다고 말해야 될 것 같다.

어쨌든 달콤한 잠에서 깨어나서 처음 몇 페이지를 읽었던 이유경씨의 '아시아의 낯선 희망들'이라는 책을 집어들었다. 국제분쟁지역 저널리스트라는 거창한 이름의 직업을 가진 이유경씨가 지난 4년동안 아시아 여러 지역들을 취재하며 돌아다니면서 쓴 글이다. 솔직히 나에게는 저자의 어떤 예리한 시선과 깊숙한 통찰력을 느낄 수 없어, 일종의 여행기 이상의 감정은 느끼지 못했다.

그렇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저자가 느릿한 템포로 들려주는 아시아 지역의 분쟁지역의 속내는, 잊고 있었던 우리의 관심을 조금이라도 끌어내는 듯 하다. 미얀마의 군부독재와 반군활동, 인도의 카스트와 종교간 분쟁, 스리랑카의 타밀타이거, 네팔의 민중항쟁 그리고 반군활동, 마지막으로 카슈미르 등.

분쟁지역에서는 그녀가 강조한 대로, 민간인들 특히 여성과 아이들은 가장 커다란 피해자이다. 그녀가 여성의 입장에서 고통받고 있는 이들 혹은 여성 반군게릴라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만, 그녀들의 사연이라든지 이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의 부재는 역시 아쉽다. 너무 감성적으로 치우치지는 경향도 없지 않은 듯 보였다.

하지만, 국내에서 민주언론시민연합에서 9년간 일했다는 그녀의 경험은 분쟁지역에서 흔하게 일어날 수 있는 주류언론들의 잘못된 사실전달, 조작에 대한 시니컬한 비판로 나타나는데, 독자로 하여금 분쟁지역에서 일어나는 상황에 대한 이해에 커다란 도움을 주는 것 같다. 또한, 그녀의 여행이 일련의 분쟁지역 취재의 일환이었다는 점에서 우리는 피상적으로 바라보던 한 국가의 이미지에 대한 감상적 기대에서 벗어나 실상을 조금이라도 알 수 있게 한다는 점도 느끼는 점은 많았다.

나는 그녀가 향후에 노마드의 심정이라는 들뜬 감상적 자기만족에 치우치지 말고, 보다 날카로운 시선과 도전을 시도하길 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아마도 그녀가 쓴 책은 지금의 이 감상적인 책보다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감상적 여행기를 읽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20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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