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오래된 미래

soocut28 2025. 2. 12. 10:00

오래된 미래 : 라다크로부터 배운다
저:
헬레나 노르베리-호지

출판사:  녹색평론사

출판일:  2001년 04월

 

우연한 기회가 찾은 이 책에 대해서 내가 느끼는 감정은 특별하다고 해야 될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사람 사이의 인연 이외에도 사물과 사람과의 어떤 인연도 믿는다. 그만큼 나는 오래된 미래에서 느끼고 공감했던 점이 많았던 것이다. 누군가 근래에 읽을 만한 책을 추천해달라고 하면 주저없이 헬레나 노르베리-호지의 오래된 미래를 추천할 것이다.

저자는 6개국 언어를 구사할 수있는 언어학자로 라다크를 방문하였고, 단기체류를 계획했지만 라다크 사람들의 삶의 자세와 방식에 매료되어 그후 16년간 이곳에 머물렀다. 그러한 과정에서 저자가 써내려가는 본서는 기타 외적인 부분만을 치중하여 보여주는 여타의 여행기와는 전혀 다른 감동을 준다.

저자는 1975년 즉, 인도정부가 라다크를 개방하고 개발을 시행하려고 했을 때 들어온 얼마 안되는 소수의 외국인이었고, 그래서 라다크의 전통적 사회와 서구적 개발이라는 침입에 의하여 전통적 사회가 변질되는 모습을 긴 시간에 걸쳐서 관찰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가 발전이라든지 진보라든지 하는 서구적인 개념에 있어서 얼마나 오도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1975년 무렵의 라다크는 척박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매우 정교하게 그리고 자연친화적으로 거의 완벽한 자급자족 경제체제를 만들었다. 그들은 이러한 척박한 환경을 전통적 공동체의 테두리에서 그리고 티벳불교의 정신적 기반하에서 평화롭게 그리고 슬기롭게 대처해왔다. 그들은 행복했으며 친절했고, 너그러웠으며 순박했다. 저자는 라다크의 초기체류기간 이러한 라다크 사람들의 순박한 미소와 긍정적 삶의 자세, 그리고 정신적으로 매우 안정된 삶을 살아가는 모습들을 보면서 자신이 속해있는 서구사회에 대해서 뒤돌아 보게 된다.

그리고 개발과 진보라는 포장으로 시작된 현대적 문물의 유입은 그러나 안타깝게도 여러가지 문제들을 양산하게 되었다 즉, 전통적인 문화는 어느덧 세계화라는 물결 속에서 단일화된 문화에 파묻혀가기 시작했고, 오염이 시작되었으며 삶의 질은 더욱 나빠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공동체간 사람들의 관계가 변화하기 시작했다. 그것을 바라보는 저자의 마음이 얼마나 아프고 애통했을까 생각된다.

물론 저자는 개발과 진보라는 미명하에 파괴되어가는 이전의 사회체제를 어떠한 파라다이스로 묘사하지는 않는다. 저자가 주목한 것은 정도의 차이이며, 그것은 무엇보다도 인간과 인간간의 관계에 촛점이 맞춰져 있다. 전통적 사회에서는 비교적 시간은 느리게 흘러가고 사람들은 여유롭지만, 서구적 가치관에 매몰된 현대사회에서는 시간은 빠르게 흘러가고 사람들은 여유롭지 못하다. 저자는 서구사회가 해왔던 오류를 그대로 답습할 필요는 없으며, 건전한 전통문화의 기초위에서 조화로운 발전을 추구할 수 있는 대안이 있다고 본다. 그리고 저자 자신이 그러한 사회적 운동을 전개하고있다.

이러한 과정을 한국도 물론 거쳤다. 그러나 우리는 스스로가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일본에 빼앗겼고, 그래서 우리의 전통적 사회와 가치관은 빠른 속도로 파괴되었고 심하게 왜곡되었다고 믿는다. 지금 우리는 무엇을 우리스스로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가.

세계화의 물결을 받아들여야 된다고 한다. 이제 우리에게는 선택은 제한적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 세계화에 참여하지 않으면 무엇인가 큰일이 생길 것같다. 이미 나는 우리 스스로 복구할 수 없는 심한 좌절과 파괴를 경험했다고 본다. 그러나 세계가 서구인들이 말하는 발전과 진보라는 미명하에서 단일화되고 메마른 사회로 변하는것에 안타까움이 느껴진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파괴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저자가 말했던 것 처럼 아직 시간은 늦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모든 것을 회복할 기회가 더디지만 있을 것이다.

 

2007.2.9


 

Helena Norberg Hodge is the founder and director of the International Society for Ecology and Culture, a non-profit organisation concerned with the protection of both biological and cultural diversity, and education for action: moving beyond single issues to look at the more fundamental influences that shape our lives. ISEC runs programs on four continents aimed at strengthening ecological diversity and community, with a particular emphasis on local food and farm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