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아프리카, 무지개와 뱀파이어의 땅

soocut28 2025. 5. 10. 07:08

아프리카, 무지개와 뱀파이어의 땅 
The Shackled Continent(2004)
저: 로버트 게스트

역: 김은수 
출판사: 지식의날개 (한국방송통신대학교출판부) 
출판일: 2009년 07월

30도 휠씬 웃도는 더위가 계속 되면서, 책을 읽는 것도 귀찮은 일이 되어 버렸던 것 같다. 몸은 한편으로는 지치고 힘들었다. 그나마 이번 주말은 비가 많이 내리니 마음은 한결 조용해지고, 안정을 찾는 듯 느껴졌다. 어린 시절에도 이렇게 여름이 덥고 습기가 많았던가 하는 의문이 생겼다. 한번 겪어보면 절대 잊을 수 없다는 일본의 여름이 생각났다. 어머니가 말한 것처럼 우리가 사는 곳은 이미 마음 속으로는 아프리카나 아마존의 열대우림의 이미지를 연상하게 한다. 우연히 찾은 '아프리카, 무지개와 뱀파이어의 땅'의 제목을 보니, 남아공의 막스 두 프레즈가 쓴 '나는 아프리카인이다. 남아프리카의 전사와 연인, 예언가가 들려주는 역사 이야기"가 연상되기도 했다.
하지만, 책은 내가 단순히 예상했었던 주제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지는 않았다. 책을 읽어 내려가면서 나는 아프리카에 대해서 가졌던 나의 일차원적인 이미지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북아프리카를 제외한 블랙 아프리카에 대한 불편하지만 진실이 담긴 이야기를 접하자,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문제들에 대해서 더 많은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저자 로버트 게스트는 이코노미스트지의 기자로 아프리카에 주재하면서, 현재 아프리카가 가지는 문제들을 광범위하게 다루고 있으므로 분명 이 책은 비록 2004년에 출간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큰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한편으로는 저자가 한국에 주재한 경험이 있고, 한국전쟁 이후 현재의 아프리카 국가와 비교하여 결코 나은 상황이 아니었던 한국이 선진국의 대열에 들어간 예를 대비하여 앞으로 아프리카가 가야 될 방향성을 제공하여 친근감이 느껴졌던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인 것 같다.
현재의 아프리카를 이야기할 때, 서구열강의 제국주의 그에 따른 식민주의의 부정적 여파가 남아 있음을 상기시킨다. 우리는 아프리카인이 20세기 독립을 쟁취한 이래로 진정한 자유를 얻었는가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로데지아의 후신인 짐바브웨의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의 예를 보면, 뱀파이어와 같은 무능한 정치 지도자들이 어떻게 국가의 부와 발전을 가로 막는 지를 알 수 있다. 가나의 학자 조지 아이테이(George Ayittey)는 그래서 '뱀파이어 국가(Vampire state)'라는 용어를 만들었으며, 이는 국민의 부를 착취하는 전형적인 탈식민지 시대의 아프리카 정부를 지칭하는 말이다. 즉, 폭압적인 서구열강의 제국주의 그리고 그에 따른 구조적인 착취구조는 현재도 변하지 않고, 그 역할이 마찬가지로 폭력적이고 잔인한 자국 흑인 엘리트 들에게 넘어갔다는 것이다. 따라서 어떻게 우리는 아프리카인들이 진정으로 자유를 얻었다고 말할 수가 있을까? 그들은 아직도 해방되지 못했다. 따라서 보다 민주적이고 유능한 정부는 아프리카의 발전을 위한 필수조건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아프리카의 막대한 자원이 역으로 아프리카의 발전에 악영향을 주기도 한다. 콩고와 앙골라의 피비린내 나는 내전을 보면서 얼마나 많은 해악을 주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무력 분쟁이 광물이 풍부한 지역에서 발생하면 그 분규는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앙골라, 차드, 콩고 브라자빌, 수단에서 일어난 내전은 모두 석유자원을 둘러싼 것이다. 남아공, 보츠와나, 나미비아 같이 광물이 풍부한 일부 아프리카 국가들은 평화를 유지하며 일반 시민들이 자국에 매장된 보물의 혜택을 누리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는 아프리카의 천연자원은 축복이라기보다는 저주로 판명났다 .
아프리카의 발전이 정체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사적소유권에 대한 모호함이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부동산 등기제도와 같은 것들이 없다. 페루의 경제학자 에르난도 데 소토에 따르면 97년 기준  법적으로 보장받지 못하는 도시 지역 주택들의 총 가치는 5,800억 달러나 되었다. 그는 아프리카 농민들이 농사를 짓거나 가축을 방목하고 있지만 공식적으로 소유하고 있지 않은 농촌의 토지 가치를 3,900억 달러로 추정했다. 따라서  소유권 등기제도가 시행되고, 이를 담보로 은행대출 등이 이루어지는 과정이 일어나야 된다. 아프리카에 정식적으로 등기된 토지는 채 1%가 안된다. 그러나 이러한 도입 과정은 아프리카의 문화적, 사회적 현실을 고려하면서 점진적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에이즈는 아프리카의 또 하나의 심각한 재앙이다. 경제학자 에밀리 오스터는 아프리카에 에이즈가 많은 이유를 경제학적 관점에서 기대수명이 긴 사람은 에이즈를 조심하겠지만, 기대수명이 짧은 사람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국가 차원에서 보면 에이즈의 피해는 서서히 나타나지만, 가정에서 보면 그 충격은 갑작스럽고 치명적이다. 이로 인해 발생한 고아만 아프리카에서 1,100만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으며 잠비아에서는 전체인구의 절반 정도가 에이즈로 사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에이즈는 부주의한 섹스, 빈곤, 인구이동, 잘못된 믿음, 전쟁, 성차별주의 등에 의해서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희망은 있다. 우간다와 세네갈은 에이즈가 억제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아프리카의 종족 정치는 발전의 장애로 등장한다. 서구 제국주의로 인해 생긴 인위적 국경선으로 생긴 국가의 존재는 아프리카인들에게는 낯설은 개념의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로 다종족 국가가 수립된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각 국가의 정치지도자들은 정권의 유지와 장악을 위해서 이러한 종족간 갈등을 부추겼다. 우리는 그 극단적인 예를 르완다 대학살에서 찾을 수 있다. 한편으로는 종족 유대감은 부패를 정당화하는데도 이용되고 있다. 포스트 아파르트헤이트 남아공에서의 흑인우대정책은 흑인의 자본축척과 경제적 지위 향상의 측면에서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권력층과 연계된 일부 흑인 부유층의 배만 불려주고, 오히려 흑인간 빈부격차를 심화시키고 있기도 하다.
아프리카에 대한 세계의 원조는 왜 실패한 것일까? 원조를 많이 받는 국가가 아무런 원조를 받지 않은 나라보다 잘 사는 것은 아니다. 원조의 목적이 경제성장을 돕는 것에 있는 경우에도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세계적인 구리광산을 가진 잠비아는 대규모 원조를 받고도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한 반면, 다이아몬드 광산을 가진 보츠와나는 블랙 아프리카의 모범국이 되었다. 무슨 차이가 있는 것일까? 그것은 원조의 성패가 원조를 받는 국가가 합리적인 경제 정책을 잘 이행하느냐에 달려 있다. 말하자면 수입 범위 내에서 지출을 하고 세계로부터 고립되지 않으며 공무원의 부정행위를 막는 기본 정책이 갖추어져야 한다는 말이다. 따라서 각국의 차이에 따라서 선별적 원조 제공방식이 채택되어야 할 것이다.
로버트 게스트는 기네스 맥주 회사의 운송트럭에 몸을 맡기고 카메론에서의 취재를 시작했다. 여기서 저자는 도로 등의 기본적인 인프라의 부족 긜고 부패한 정부관리, 불안정한 정치정세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아프리카에 대한 기업들의 투자는 불안한 것이 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여전히 아프리카는 기회가 많은 곳이며, 기업들은 현지 사회에서 일으키는 고용창출의 효과를 깊이 생각하고 아프리카의 문화와 관습을 존중한다면 더 나은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아프리카의 신기술 도입은 중간단계를 거치지 않고 바로 첨단 기술로 진입할 수 있다. 이동통신은 이러한 예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기술 인력 양성 과정이 필요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의 급속한 경제발전 원동력은 교육에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무지개 국가 (Rainbow Nation)은 남아공의 데스몬드 투투 대주교가 처음으로 사용한 용어이다. 흑백을 떠난 모든 인종이 어울려 사는 나라를 의미하는 것으로 포스트 아파르트헤이트 남아공의 미래를 위한 단어라고 할 수 있다. 흑백이 공존하는 남아공의 미래가 우리들에게 블랙 아프리카의 미래와 발전에 대한 길을 보여줄 수도 있다. 흑인 정부가 포퓰리즘에 빠진다면, 진정한 흑백의 화합은 요원한 일이 될 것이다.
책의 내용을 길게 정리를 해보았는데, 아프리카 국가가 아직도 가난한 이유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한 경제학 책으로 에릭 라이너트의 '부자나라는 어떻게 부자가 되었고 가난한 나라는 왜 여전히 가난한가'를 읽어보면 보다 명쾌한 정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Robert Guest is a Washington correspondent for The Economist and regularly appears on CNN and the BBC. Previously, he covered Africa for seven years, based in London and Johannesburg. Before joining The Economist, he was Tokyo correspondent for the Daily Telegraph, and before that he was a freelance writer based in South Korea. He is the author of The Shackled Continent, a book that tries to explain why Africa is so poor and how it could become less so. Bob Geldof praised the book, saying: "An excellent book. Timely, provocative and written throughout with a passion for Africa and Africans." However, The Shackled Continent and its ideology also came under criticism: "Here is the authentic voice of the new-style missionary in Africa. Robert Guest is exploring the dark continent with intrepid adventures, carrying not the Bible but the Economist to assure the benighted tribesmen that they can be saved by putting their faith in free-market global capitalism, which will rid them of their local superstitions and bring them a new era of prosperity." From July 2009 through May 2010, Robert Guest wrote the opinion column on the United States for The Economist under the pseudonym "Lexington". He then returned to London to run The Economist's business cover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