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는 자가 강하다 : 삼성토탈 SUCCESS DNA
저: 삼정KPMG BCS,정택진,송병무,윤권현
출판사: 글로연
출판일: 2010년 05월
한가로운 주말, 혼자서 집에 누워 내가 취할 수 있는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자세로 책을 읽었다. 비는 내리고 번개까지 치니, 여름 장마 가운데서 집의 포근함을 느끼기까지 했다. 삼성토탈에 대한 책이 나왔다는 것은 거래 관계에 있는 삼성토탈 직원 분들에게서 이미 들었었지만, 그다지 큰 관심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도발적인 제목과, 평소 거래 관계가 있는 회사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고 생각하니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단숨에 읽어 내려간 사이, 나는 내가 모르고 있었던 삼성토탈에 대한 이야기에 관심이 갔고, 또 한편으로는 언급된 분들 중에서 내가 아는 성함도 나오니 반갑기도 했다.
석유업계, 그리고 그 중에서 일반 범용제품에 해당하는 light 및 middle product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석유화학에 대해서 자세히 안다고는 할 수 없다. 다만, 같은 팀의 선배가 석유화학 트레이더이고 또 현재도 석유화학제품을 취급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인들보다는 조금 더 친숙함을 느끼는 정도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지금 우리나라의 NCC capacity가 과대한 정도가 넘었고, 생산량의 70%를 수출에 의존한다는 것을 보면, NCC의 구조조정은 임박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은 든다. 일례로 중국과 중동에서의 석유화학공장의 증설과 신규건설 규모를 보면, 대충 이러한 것들이 과장된 측면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다.
석유제품이나 석유화학제품이나 경기의 변동에 무척이나 민감한 제품들이 있게 마련이다. 거기서도 특히 선물시장에서의 헷징 방법이 없는 BTX라든지 혹은 석유화학제품들의 가격 변동폭은 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운 지경이다. 따라서, NCC의 경영성과 역시 롤러코스트를 타듯 변동이 있게 마련이다. 지금의 시황이 결코 좋다고 방심할 수 없는 그래서 피 말리는 게임인 것이다. 삼성토탈에 대해서는 이미 정상적인 궤도에 올라와 안정적 발전을 하고 있는 회사였기 때문에 나는 회사의 시작이라든지 어려움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도 하지 않고 있었다.
울산과 여천을 중심으로 하는 정부 주도의 석유화학 육성이 있은 후, 타 사들의 신규진출이 허용되면서 삼성그룹도 삼성종합화학의 공장을 대산에서 건설했다. 하지만, IMF 사태를 통해서 삼성종합화학은 그룹내 구조조정 1순위가 되었다. 대산이 민간 주도의 개발이었기 때문에 여러 인프라들을 투자사들이 부담해야 했으므로, 생산원가가 높은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따라서 IMF 이후, 삼성종합화학과 타 사와의 합병논의는 자연스럽게 나왔다. 하지만, 삼성종합화학은 독자생존을 위해서 노력했고, 자산매각을 통해서 부채비율을 200% 이하로 낮췄다. 이후, 삼성은 PTA 공장과 Aromatic 공장을 건설하면서, PTA의 원료인 PX의 공급을 원활하게 하도록 했다.
하지만 여전히 삼성토탈의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고, 회사는 외국합작선을 찾아서 나서기 시작했다. 10여개의 화학메이커와의 접촉이 있었고, 프랑스 토탈그룹의 화학메이커인 아토피나와의 합작 논의가 시작되었다. 결국 50대 50의 투자가 결정되어, 삼성아토피나로 사명을 바꾼 이후, 삼성토탈로 사명을 변경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후 삼성토탈의 실적은 매우 좋았고, 또한 공장 내에서도 TPM 운동과 사원들의 적극적인 제안활동 등을 통해서 적극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삼성토탈의 생수병 등의 플라스틱 캡 국내시장 점유율은 90%에 이르며, 중국에서도 50%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Aromatic plant를 함께 가지고 있는 NCC는 삼성토탈이 유일하다. 이로 인해서 삼성토탈은 에너지 사업에 진출했는데, Mogas, Gasoil, 그리고 Jet A-1을 생산, 해외수출하고 있다. 향후 삼성토탈은 에너지, 석유화학 전문회사로의 변심을 목표로 매진하고 있다. 향후, 국내 NCC 회사들의 향방이 어떻게 될 지는 아무도 확신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삼성토탈의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행보는 앞으로의 번영과 발전을 담보해주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전망해본다.
2010.8.7.15:39
2025년 현재, 한화그룹으로 넘어간 삼성토탈은 막대한 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시황의 개선은 요원한 상태이다. 진심으로 한화토탈이 이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고 이전처럼 날아오르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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