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조선의 킹메이커 : 8인 8색 참모들의 리더십

soocut28 2025. 4. 23. 15:27

조선의 킹메이커 : 8인 8색 참모들의 리더십
저자: 박기현

출판사: 역사의아침

출판일: 2008년 02월

 

어느 덧, 직장생활을 한 지도 몇 년이 지나버렸고, 이제는 말단 직원에서 중간 관리자의 역할을 해야 되는 시기가 왔다. 직장생활 처음의 어리숙한 모습은 이제 사라져 버리고, 어느덧 조직생활에 잘 적응하는 나를 보면서, 스스로 놀란다. 인간은 원래 이렇게 적응을 잘 하던가?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처음 들어갔을 때의 그 긴장감은 마치, 어린 시절에 익숙했던 집에서 다른 친숙하지 못한 집으로 이사를 갈 때의 불편함과 낯설음이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다른 모든 사람들처럼 그 감정은 금방 사라져 버리고는 했다. 직장생활 처음에 스스로를 이사왔다고 생각했지만, 뚜렷한 목적을 가진 조직 원리에 익숙해지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 중에서도 나를 조금 힘들게 했던 것은, 아마도 사람들과의 관계가 아니었을까? 지금이야 능구렁이처럼 사람들을 만나고, 웃고 떠들면서 변해갔지만 (아니 어쩌면 이게 내 본성이었을 지도 모른다.), 사람들을 어떻게 대해야 될까 하는 부분에 대해서 나는 꽤 수줍었었다. 그것은 내 자신감의 결여도 한 몫을 했었던 것 같다. 직장에서 강조하는 말들이 무수히 많지만, 나는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언제나 절감하고 있으며, 살아있는 조직과 발전하는 조직은 이 상호간 감응과 대화가 잘 이루어짐으로써 더욱 성장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지금은 좋은 실적을 위해서는 조직 상하간의 호홉도 이에 반응해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문득 집어 들은 (그리고 요즘 무척이나 가볍게 읽을 책을 찾는... 연말아닌가?) '조선의 킹메이커'는 내가 앞에서 좀 지루하게 서두를 깐 것처럼 무척이나 흥미롭게 다가왔다. 우리가 역사를 읽으면서, 공부하면서 얻는 가장 큰 교훈은 과거의 성공과 실패를 통해서 일종의 길을 찾을 수 있다는 데 있다. 지금 나의 위치를 생각한다면,  나는 참모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 마찬가지로 직장은 그렇게 본다면, 하나의 작은 공동체, 그리고 확대하면 가장 큰 공동체 단위인 국가로까지 확대해볼 수도 있다고 본다. 참모의 역할이 회사를 성장시키는 데 그리고 조직이 원활하게 기능하는 데 무척이나 중요하다면,  아마도 나 자신을 비롯해서 비슷한 위치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과거는 무엇인가를 이야기해주지 않을까?

책은 조선시대의 유명한 8명의 참모를 소개하고 있는데, 간략하게 소개된 인물들을 본다면, 태조-정도전, 태종-하륜, 세종-황희, 세조-신숙주, 중종-조광조, 선조-유성룡, 인조-최명길, 정조-채제공 이다. 아마도 한번쯤은 그 이름을 들어보았을 듯 하다. 책은 그 제목에서 8인 8색 참도들의 리더십이라고 거창하게 붙였지만, 책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본다면 한 가지 변하지 않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그것은 참모라는 위치의 사람이 진정으로 갖춰야 될 것이 무엇인가 라는 것이다. 즉, 아무리 참모가 유능하다고 하더라도, 그 유능함이 리더의 성격과 방향에 부합되지 못한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문득 중종 때, 사사된 조광조에 대한 생각이 다시 드는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어떤 형태로든 리더와 참모의 관계는 계속 생길 것이고, 그렇다고 한다면 우리가 이 책을 읽을 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