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웅 277

장준하 평전

장준하 평전저: 김삼웅출판사: 시대의창 출판일: 2009년 07월 6월6일 현충일 휴일에 집에 혼자 조용히 앉아서 한번에 끝까지 읽은 책이 김상웅의 '장준하 평전'이다. 여름의 기운이 가득한 집 안 공기는 따듯하게 데워진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굳이 냉방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은 산뜻함이 느껴졌다. 베란다 너머에는 산이 나무로 빽빽하게 덮여 있는 것이 정적인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4계절을 지내며 조금 차분한 마음을 가지고 저 너머를 관망하고 있자면, 당신은 아마도 정적인 산의 동적인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겨울의 황량함이 어느덧 푸른 숲을 이룬 것처럼. 온갖 모순으로 헐벗은 산 마냥 휑했던 우리 사회의 아픔이 지금 다 치유되었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생각해보건대 지금의 자유가 있었기까지 우리는 얼..

Book Review 2025.05.12

나와 너의 사회과학

나와 너의 사회과학우리 삶과 세상을 읽기 위한 사회과학 방법론 강의 저: 우석훈 출판사: 김영사출판일: 2011년 03월 14일 1990년대 중반에 대학을 다니던 내 세대부터 사회에 대한 진지한 고민따위는 남아 있는 선배들의 일처럼 느껴졌다. 물론 격렬하게 대학시절을 보내고 사회 모순에 적극적으로 싸운 후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공동체 의식이 사라져가고, 한편으로는 개인적 삶의 가치에 더욱 집중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 아마도 90년대 중반이 아닐까? 물론 과 소모임에서 여러 가지 역사적 주제를 함께 토론하기도 했었지만, 내가 가치를 둔 것은 다른 것들이었음에는 틀림없다. 젊은 세대를 바라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들이 보다 넓은 것에 대해서 고민할 수 있는 유산을 남겨두지 못했기..

Book Review 2025.05.12

버블 세계화 : 글로벌화에 대한 오해와 진실

버블 세계화 : 글로벌화에 대한 오해와 진실 저: 브루스 그린왈드,주드 칸 역: 김원옥출판사: 세계사 출판일: 2009년 06월 휴일의 한가로움이 지친 몸 뿐만이 아니라 지친 마음도 다소간 치유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오랫만에 세계화에 대한 책을 읽어 보게 되었는데, 2009년에 출간된 책이긴 하지만 그 내용은 아직도 우리에게 유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세계화 반대론자로 전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세계화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킨다고 생각한다. 장하준이 지적한 대로 우리 자신을 보더라도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변화한 지금, 적극적인 세계화를 외치고 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우리의 발전은 보호주의의 틀에서 이루어졌음을 부정할 수 없다. 아이러니하게 발전된 지금 자신의 전략이 잘..

Book Review 2025.05.12

독일국방군 : 2차 대전과 깨끗한 독일군의 신화

독일국방군 : 2차 대전과 깨끗한 독일군의 신화저: 볼프람 베테 역: 김승렬 출판사: 미지북스 출판일: 2011년 03월 볼프람 베테의 '독일국방군(Die Wehrmacht)'를 통해서 2차세계 대전 당시 비인류적인 나치의 홀로코스트에서 국방군이 절대로 자유로울 수 없음을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잔인한 범죄행위에 대해 지금까지 우리는 비도덕적인 나치 친위대와 이에 비해 프로이센-독일의 서약을 존중하는 깨끗한 독일 국방군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볼프람 베테는 이러한 신화가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말해준다. 19세기말 20세기초 부터 독일 내에서 광범위하게 존재했던 러시아관과 유대인관이 히틀러의 인종말살 전쟁에 그대로 투영되었음을 보여준다. 즉, 히틀러는 자신이 강조했던 나치의 2대 축..

Book Review 2025.05.12

Mr. 버돗의 선물

Mr. 버돗의 선물저: 테드 겁 역: 공경희 출판사: 중앙북스(books) 출판일: 2010년 12월 6월6일 현충일이 휴일인지도 모르다가 금요일에서야 3일의 연휴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일이 많아서 바쁘다기 보다는 여러 가지 복잡한 일들이 내 머리를 어지럽게 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3일의 여유로운 시간을 어떻게 슬기롭게 사용할까에 대해서 생각 못했다는 것은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언제나 그랬던 것 처럼, 조용하게 책을 읽으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7권의 책을 쌓아 두면서, 한 권 한 권 읽기 시작했다.테드 겁이 지은 'Mr. 버돗의 선물'은 내가 선택한 책은 아니었다. 내 블로그를 방문하시는 소수의 분들이 아시듯, 근래 후배가 회사를 그만두면서 신입사원 채용을 위해서 인터넷 구인..

Book Review 2025.05.12

화성 연대기

화성 연대기 (THE MARTIAN CHRONICLES)저 : 레이 브래드버리 역 : 김영선출판사 : 샘터사 발행일 : 2010년 08월 SF소설을 읽을 때마다 설명할 수 없는 이상한(?) 감동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인간의 상상력이 만들어내는 그 아름다운 이야기가 나에게 주는 영감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그래서 레이 브래드 버리의 화성 연대기를 발견하고 읽을 수 있다는 사실에 매우 기쁜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아직도 기억나는 책이 많다. 어슐리 르 귄의 '빼앗긴 자들', 로저 젤라즈니의 '신들의 사회', 아서 클라크의 '라마와의 랑데뷰', 로버트 하인라인의 '스타십 트루퍼스', 월리엄 깁슨의 '뉴로맨서' 그리고 여기에 레이 브래드버리의 '화성 연대기'를 여기에 함께 더할 수 있게 되어 기쁘게 생각..

Book Review 2025.05.12

너의 열정에 커리어를 더하라

너의 열정에 커리어를 더하라저: 김주연 출판사: 비즈니스북스 출판일: 2011년 02월 그리스, 로마철학과 신학을 넘나드는 2천년의 역사를 다룬 대작을 읽은 후, 마음을 잡고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티노스의 책을 찾아 읽고 싶었다. 하지만 찾아서 읽은 책은 김주연 씨의 '너의 열정에 커리어를 더하라'라는 책이었다. 다국적 기업인 P&G 상무로 일하고 있는 저자가 여성 직장인을 위하여 쓴 책인데, 내가 이 책을 읽은 이유는 나름대로는 고민스러운 일 때문이다. 직장생활을 시작하고 10년 정도가 되었고, Manager라는 직함을 가지면서 후배 직원과 같이 일하는 상황이 되었다. 솔직히 말한다면, 내 스스로의 비전을 찾고 성장해나가는 것도 일견 벅차 보이기도 한다. 누구나 신입사원에서 시작해서 중간 관리자..

Book Review 2025.05.12

서양문명을 읽는 코드, 신

서양문명을 읽는 코드, 신김용규 저 | 휴머니스트 | 2010년 12월 무신론자인 나에게 있어서 종교는 문명과 관련해서 살펴볼 수 있는 가장 매력적인 탐구 대상의 하나이다. 특히, 기독교는 무척이나 많은 질문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데, 그것은 현대문명이 서양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는 것, 그리고 폴란드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이 언급했던 유동적 위험 중에 속해있다고 보는 현대의 종교갈등을 이해하는데도 많은 시사점을 주지 않을까 생각해봤다. 800페이지 이상의 성서만큼 두꺼운 이 책을 읽으면서, 토머스 프리드먼의 ‘렉서스와 올리브 나무’와 같은 지루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신’이라는 주제로 펼쳐진 이 장대한 이야기 속에서 나는 행복함을 느꼈다. 저자는 사도 바울이 설교할 때 사용했던 디아트리베..

Book Review 2025.05.12

막스 베버

막스 베버 (Max Weber - Ein Lebensbild)저: 마리안네 베버 역: 조기준출판사: 소이연 출판일: 2010년 11월 어제는 내가 일하는 해외영업팀 신입사원을 채용하기 위해서 면접관으로 회사에 출근을 했다. 이제까지 면접자로 회사를 방문했었고 질문을 하기 보다는 질문에 답을 하곤 했었다. 토요일에 회사에 나오는 일은 그다지 유쾌하지 않은 일이었지만, 생각해보면 그 원인이 나의 졸렬함에서 왔으니 더이상 할 말도 없는 일이었다. 가끔 생각해보면, 나의 성급함과 다혈질 성격이 항상 문제를 만들었다는 느낌이 든다. 그렇지만 항상 그것이 나의 어떤 묘사할 수 없는 자존심의 일부를 이루고 있다는 확신은 가졌던 것 같다. 하지만 인연이라는 것이 그렇게 쉬울 리는 없었다. 사람에게 정을 준다는 것 믿는..

Book Review 2025.05.12

우리 고대로 가는 길, 삼국유사

우리 고대로 가는 길 삼국유사저: 이경덕 출판사: 아이세움 출판일: 2006년 05월 어느덧 시간이 지나다보니 내 주변에서 많은 사람이 왔다가 가고, 다시 새로운 사람이 오는 경험을 많이 하게 된다. 좋은 느낌의 사람도 있고, 다시 마주치고 싶지 않은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언제나 누군가와 헤어진다는 것은 약간의 우울함을 함께 가져다 주는 듯 보인다. 복제인간의 가능성이 점쳐지는 시대이나 윤리적 문제로 이루어지지 않는 발전된 사회가 지금 내가 살아가는 사회이다. 그러나 누군가가 나와 똑같은 복제인간을 만들어낸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나라는 정체성을 함께 가지고 있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알래스데어 매킨타이어가 말한대로 인간은 서사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한국인이라는 내 정체성도 그런 서사에..

Book Review 2025.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