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야만인을 기다리며

soocut28 2025. 2. 24. 09:18

야만인을 기다리며 

Waiting for the Barbarians

저: J. M. 쿳시

출판사: 들녘

출판일: 2003년 09월

 

오늘의 술약속은 상대방의 갑작스런 출장으로 인해서 다음 주로 미뤄지고 말았다. 오랜만에 술자리에서 벗어나 오후 6시에 퇴근을 하고, 운동을 잠깐한 후에 어제부터 읽어 내려가기 시작한 '야만인을 기다리며'의 책장을 전철 안에서 다시 열었다. 저녁식사를 하고 계속 읽어내려간 책의 마지막을 덮고서 나는 이 책을 조심스럽게 다시 한번 매만지게 되었다. 정말 오랫만에 느끼는 감정이었다.

소설은 제국의 변방도시의 치안판사인 '나'의 독백으로 시종일관 서술된다. 소설의 내용은 비교적 단순한데 간단하게 요약을 하자면, '나'는 수도에서 파견된 경찰 정부부와 군대가 제국의 적으로 야만인을 포로로 잡고 무차별적인 폭력을 행사하는 것에 반대한다. 30년 가까이 변방의 치안판사로 지내온 '나'는 야만인들이 제국을 위협한다는 어떤 증거도 찾을 수 없다. '나'는 포로로 잡혀온 야만인 여자를 그들의 부족에게 데려다 주기위해서 사막을 건넜다. 그렇지만 그것은 수도에서 온 이방인인 경찰 정보부와 군대에게는 제국에 대한 반역으로 낙인찍히고 결국 '나'는 제국의 적으로 낙인찍혀 엄청난 고문을 당하게 된다. 그러나 제국의 군대는 야만인들을 토벌에 실패하고 대패해버리고, 순식간에 변방의 도시는 폐허가 되다시피 한다.

사실 이 소설은 너무나 많은 의미와 상징들을 자연스럽게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가지 면에서 해석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일단은 식민제국주의와 인종주의의 문제일 것이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그것들이 가지는 야만성, 즉 식민제국주의와 인종주의가 보다 발달된 서구물질문명의 기초 하에서 이루어졌고, 우리는 그들의 논리에 지배되어 세상을 보고 그것이 옳다고 느끼지만 실은 그 문명이 가지는 야만성은 우리가 반대로 야만인이라고 부르는 덜 발달된 문명보다도 더 잔인하고 폭력적이라는 아이러니. 또한, 권력에 대한 조롱과 비판,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 타자를 만들어야 되는 국가 정책 (반공과 반일로 체제를 유지했던 한국도 예외일 순 없겠지만 어쨌든), 인간성에 대한 물음 등 너무나 많은 의미들을 지니고 있어 어느 한 면으로만 이 책의 의미를 찾는다는 것이 너무나 무의미할 정도이다.

 

책을 찾는 누군가에게 꼭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2007.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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