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대머리 여가수

soocut28 2025. 2. 24. 09:11

대머리 여가수 

La cantatrice chauve
저자: 외젠 이오네스코

역자: 오세곤

출판사: 민음사

출판일: 2003년 03월

 

솔직하게 말한다면 나는 희곡에 대해서는 거의 문외한에 가깝다. 실제로 연극을 보러 간 적도 거의 없다. 현대에 있어서 부조리연극의 대가로 꼽히는 외젠 이오네스코에 대한 설명과 그의 일련의 무의미해보이는 연극에서의 숨겨진 의미에 대해서 들어보고서는 그의 대표적인 초기작품인 '대머리 여가수'를 읽어보고 싶었다.

본서는 외젠 이오네스코의 초기 3개의 희곡작품을 수록하고 있는데, 그것은 '대머리 여가수', '수업', 그리고 '의자'이다. 물론 처음 내가 이오네스코의 '대머리 여가수'를 읽기 시작했을 때의 당혹스러움은 내가 기본적으로 일정한 서사구조와 메시지를 가지고 있는 글들을 읽어왔기 때문에 가졌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근본적으로 내가 부조리연극에 대해서 거의 아무 것도 몰랐고, 그 경향이라든지 흐름에 대해서 먼저 알아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내가 완전히 부조리연극의 경향에 대해서 확실하게 이해를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어쨌든 외젠 이오네스코의 '대머리 여가수', '수업' 그리고 '의자'는 이오네스코가 가지고 있었던 인간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언어라는 그 조리에서 부조리함을 발견하게 되고, 그것은 의사소통이 가지는 불완전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줌으로써 극적인 효과를 내는 것 같다. '대머리 여가수'에서 각 등장인물은 서로 자신의 주장만을 반복하며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수업'에서는 서로 간의 대화에서 발생한 갈등과 오해가 극적인 사건을 야기하며, '의자'에서는 부재의 존재와의 의미없는 대화가 계속 되는 듯 하다.

사실 이오네스코의 희곡을 내가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지는 의문이다. 저자가 언어의 비합리성과 그로 인한 오해에 촛점을 주로 맞추었던 것은 일견 이해가 되기도 하지만, '대머리 여가수'를 예로 들어서 왜 제목이 그렇게 만들어졌으며, 그 의미는 무엇이냐는 것이다. 그것이 말그대로 일종의 허무적인 암시인지, 결국은 의미가 없는 것이다. 아니다 라는 것이 판단이 잘되지 않는다.

이오네스코의 희곡에서 나는 어떤 기존의 서사극과 같은 작가의 확실한 의지를 읽을 수가 없다. 단지 일련의 사건들이 제시되며, 그것에 대한 답은 독자 자신들이 찾아야 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오네스코로 인해서 사실 나에게는 희곡이라는 부분에 대한 흥미가 생겼는데, 그것은 여러가지 경향을 찾아서 그 의미를 점차 찾아보고 싶어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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