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왕의 밥상 : 밥상으로 본 조선왕조사

soocut28 2025. 5. 11. 07:49

왕의 밥상 : 밥상으로 본 조선왕조사
저: 함규진

출판사: 21세기북스

출판일: 2010년 10월

 

조선시대 왕의 밥상을 통해서 조선왕조사를 관통한다는 이 유쾌한 책은 최근 우리나라에서 역사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이 점점 많이 발전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무척이나 흥미로운 책으로 읽는 내내, 그 동안 가졌던 의문 하나, 즉 '대장금'에서 보여줬던 그 다양하고 먹음직스러운 궁중음식의 모습은 어떤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또 다른 나만의 단순한 해답을 찾아가는 길이었다. 물론 함규진씨는 왕의 밥상을 통해 보여주는 보다 심오한 이면을 찾아내고 있긴 하지만. 항상 말하지만, 역사가 언제나 진지할 필요는 없다. 사람들이 좀더 역사에 대해서 관심을 가진다면, 그리고 건전한 사고를 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그 자체로도 만족스러운 것이 될 것이다.

조선시대 왕의 밥상은 동양사상을 바탕으로 한 음양오행과 의식동원을 바탕으로 한 양생이었으며, 사회문제와 연결된 공공성이 가미된 형태의 것이었다. 유교국가의 군주로써 왕은 단순히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먹었던 것이 아니었던 셈이다. 음식은 음양오행에 따라 균형을 이루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는데, 이를 준비하는 수라간 숙수들의 고충은 매우 컸음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이 당시에 왕은 하루 5번의 식사를 했는데, 첫번째와 다섯째는 정식의 식사라기 보다는 음맛을 돌게 하기 위한 아침 죽수라 그리고 야참이라고 볼 수 있다.

음식은 수라(밥), 죽, 떡, 면, 만두, 탕, 조치, 전골, 찜, 구이, 회, 편육, 볶음, 조림, 전, 생채, 숙채, 침채, 마른찬, 장, 정과, 주류, 음청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현재 궁중음식의 모습을 전하고 있는 것은 아쉽게도 조선말 대학제국 시기의 것에 한정될 수 밖에 없는데, 그나마도 한말 상궁들의 증언에 의한 것도 있다. 실질적인 조선의 왕인 고종의 경우는 기본 정찬이 일곱가지, 곁들여 먹는 찬품이 12첩으로 12첩 반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궁중음식의 특징은 어떤 것이 있을까. 그 재료를 살펴 본다면, 연산군을 제외하고는 해외에서 식재료를 구하지는 않았다. 주로 국내에서 찾을 수 있는 재료들을 사용하되, 민간에서 사용되는 조리법에 비하여 아주 많은 재료들을 사용하였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재료를 한 음식에 사용하게 된다면 그 맛의 조화가 상당히 어려울 법도 한데, 이를 조화시키는 것은 수라간의 몫이었다. 이러한 궁중음식의 총괄은 사옹원이 사령탑으로 총괄했다.

하지만 흥미로운 것은 앞서 설명한 대로 조선시대의 왕의 밥상은 단순한 식사가 아니었다 .유교적 통치원리에 입각한 유교국가의 군주로 왕은 그 모범을 보여야 되었다. 따라서 이를 위한 방법이 있었는데 이는 감선, 철선, 각선이었다. 감선은 나라에 사고가 있을 때 왕이 근신한다는 의미로 반찬의 가짓수와 식사 횟수를 줄이는 것을 말한다. 철선은 백성들이 가뭄과 홍수로 시달리면 고기 반찬을 올리지 않도록 한 것이다. 각선은 아예 수라를 들지 않는 국왕의 단식이었다. 왕은 이러한 방식을 통해서 국정을 운영하는 도구로 사용하였는데, 이를 가장 많이 사용한 것은 영조대왕이었다.

저자는 조선시대를 다섯 시기로 나누어, 살펴보고 있다. 이를 통해서 우리는 왕의 밥상이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사회와 어우러져 있는 것이라는 것을 금새 간파할 수 있다. 시대를 따라 그 내용은 달라졌다고 하더라도, 그 의미는 같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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