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야 산다 : 인간의 질병·진화·건강의 놀라운 삼각관계
저: 샤론 모알렘
역: 김소영
출판사: 김영사
출판일: 2010년 09월
다음 주 일본 나고야 및 도쿄 출장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어제 갑자기 급하게 동북지방에서 대규모 지진이 벌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일본계 회사에서 일하는 터라,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기 위해서 어제 늦은 밤까지 사무실에서 계속 대기하고 있었다. 처음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그다지 큰 사고가 아닐 것이라고 믿고 싶었지만, 시간이 갈 수록 사태는 더욱 심각해졌다. 통신 장애가 발생했기 때문에 휴대폰이나 유선전화도 불통인 경우가 많았지만, 다행히 인터넷 회선은 살아있어 대략적인 상황은 계속 체크할 수 있었다. 지금 상황에서는 피해가 되도록 최소화되고, 내가 알고 지내는 많은 일본인 거래처 및 친구에게 아무런 문제없이 무사했으면 한다.
어려움에 처한다고 하더라도, 나는 개인적으로 일본의 저력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고 (물론 근래의 일본이 많이 쇠퇴하고 있다는 것도 알지만), 따라서 빠른 시일 안에 회복할 것이라는 데 전혀 의심을 하고 있지는 않다. 지금 내가 소개하려는 이 책, '아파야 산다'라는 제목처럼, 일본은 다시 그 저력을 보일 것이라는 데 의심하지 않으니까. 아무튼 책을 소개하기에 앞서서 사설이 조금 길었던 것 같지만, 1994년 고베 대지진 이후 발생한 이 대지진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을 수는 없었던 것 같다.
아파야 산다... 조금은 아이러니한 이 제목의 책은 그 내용에 비해서 제목을 참으로 잘못 지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좀 더 다른 제목이었다면, 아마도 사람들의 이목을 더 끌지 않았을까 한다. 이전에 리처드 도킨스가 진화의 위대한 여정을 '지상 최대의 쇼'라고 지칭했고 그것을 멋진 책제목으로 했었지 않았던가. 진화의 그 위대한 여정을 생각하노라면, 내가 그 과정의 결과이고 과정이며 일원이라는 것에 어떤 경외감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이 유신론자들이 말하는 신의 존재로 인한 것은 당연히 아닐 것이다.
리처드 도킨스를 비롯한 일련의 저자들에게서 거시적인 진화의 궤적을 쫓아갔다면, 이 짧은 매력적인 책은 인간의 질병과 진화와의 놀랍도록 흥미로운 이야기를 미시적으로 보여준다. 그 내용은 너무 매력적이기 때문에 그 이야기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유신론자이며 창조론자인 그들에게는 마치 악마의 속삭임처럼 들릴 지 모르겠다.) 우리 인체가 놀랍도록 정교하게 진화하였다는 사실과 그 결과가 우리와 함께 이 세계의 수많은 구성원과의 상호작용에 의한 것이라는 것을 아는 순간, 당신은 내가 말했던 경외감을 느낄 지도 모르겠다.
샤론 모알렘의 흥미로운 이야기는 알츠하이머 병에 걸린 할아버지와 몸에 철분이 쌓이면서 발생하는 혈색증과의 관계를 규명하면서 시작한다. 환경에 적응하여 진화한 우리의 몸이 이후 환경변화에 따라서 질병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하는가 하면, 세균과 인간의 상호작용과 같은 것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죽음이라는 것이 진화를 위한 계획화된 구식화로 즉, 세대를 거쳐 진화를 진행하게 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라고 묻고 있다. 자세한 이야기를 하여, 이 책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의 흥미를 죽이고 싶지는 않다. 확실한 것은 이 책은 당신이 생각하지도 못한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것, 그래서 그 의미 하나만으로도 읽을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한번쯤 꼭 읽어보자.
Sharon Moalem, MD, PhD, is an award-winning neurogeneticist and evolutionary biologist. His work brings evolution, genetics, biology and medicine together to explain how the body works in new and fascinating ways. As a college student, he was given as a gift to the King of Thailand to work in an orphanage for HIV positive children. Since then,n Dr. Moalem went on to cofound a biotech company and developed an antimicrobial drug designed to address the growing problem of superbug infections such as MRSA. Dr. Moalem and his work have been featured on CNN, in the New York Times, on The Daily Show with Jon Stewart, the Today Show, Bloomberg Night Talk and in magazines such as New Scientist, Elle, and Martha Stewart's Body + Soul, O-The Oprah Magazine, and Redbook. Dr. Moalem's first book was the New York Times bestseller Survival of the Sickest, published by HarperColl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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