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 속 상상동물 열전
저: 윤열수
출판사: 한국문화재보호재단
출판일: 2010년 05월
자세히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예전에 고구려의 상징이라고 이야기 되곤 하는 삼족오를 상징으로 하는 박물관 전시회 포스터를 보았던 기억이 났다.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의 동북공정에 맞서, 국내 방송사들이 우후죽순처럼 제작했었던 고구려 관련 대하 드라마에서도 삼족오를 심심치않게 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우리의 역사와 신화 속에 등장하는 많은 이러한 상상의 동물들이 가지는 매력과 의미가 그 동안 매우 궁금하기도 했었는데, 이번에 윤열수 교수가 쓴 '신화 속 상상동물 열전'이라는 제목을 가진 책이 출간 된 것을 발견하고 바로 읽어보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책을 펼쳐보면서 내 눈을 즐겁게 했던 수많은 그림과 자세한 설명이 나의 흥미를 얼마나 끌었는 지는 따로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 싶다.
어쩌면 우리는 주변에서 이전부터 내려온 여러 상징의 동물들을 인지하지는 못했지만 봐오고 있다. 청와대, 그리고 대통령의 문양으로 유명한 봉황, 그리고 오세훈 시장의 디자인 서울 정책으로 탄생한 해치(해표) 캐릭터도 그러하다. (얼마 전, 청계천 변에 새로 건축된 훌륭한 건물 앞에 있는 해치 캐릭터를 보고서, 거래처에게 해태그룹 사옥이냐고 멍청하게 물어봤던 기억이 난다.) 한편으로는 국회의사당에 굳건이 서있는 늠름한 해표의 모습도 눈에 들어오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앞서 설명한 고구려의 상징처럼 이야기 되는 삼족오가 그렇다. 이러한 상상의 동물이 가지는 상징성과 의미에 대해 어쩌면 일상의 한 자리를 차지했기 때문일까? 무심해질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둘러보니, 이미 내 주위에는 오랜 세월 내려온 상징들이 가득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이러한 상상의 동물로 비롯된 상징의 체계는 현대 이전의 인간의 삶에 드리웠던 사상의 체계 혹은 질서를 구조적으로 설명한 것은 아니었을까? 상상의 동물이기에 그 모습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되고 있었다. 어떨 때는 여러 동물들이 합쳐진 신수에 가까운 형태를 띄다가 어느새 현세의 동물과 비슷한 모습으로 묘사되기도 했다. 시대의 사상적 조류와 영향에 의해서 그 모습은 계속 변화했던 것이다. 상징으로써의 상상의 동물은 말하자면 우주적 질서의 구현이라고 해도 과장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러한 상상의 동물들이 대부분 중국에서 비롯되었고, 따라서 본서도 각 상징들의 시작과 전개를 설명함에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중국의 문헌들을 원용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 상징들이 우리 삶에 미쳤던 영향을 과소평가할 수 없을 것이다.
상징은 다만 그것을 신봉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석조물, 부적, 생활용품 그리고 회화와 같은 부분에서 널리 이용되었다. 그 하나하나가 의미가 있으며, 기능이 있었다는 말이다. 책은 이러한 상상의 동물들을 천, 지, 수로 나누어 하나 하나 설명하고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봉황, 주작, 현무, 용, 백호, 해태, 사자, 삼족오와 같은 것 뿐만이 아니라, 잘 알지 못했던 여러 상상의 동물들도 소개하고 있다. 이러한 각 동물들이 어떻게 처음으로 유래했음을 문헌 상의 자료로 소개하고 이것이 시대의 변천에 따라 어떤 변용을 거쳤는 지 친절하게 이야기 한다. 각 동물과 연결된 이야기들이 더욱 흥미를 준다. 신비롭고 매력적인 상상동물의 모습을 통해서, 특별한 역사여행을 떠나는 도구를 하나 마련하는 것도 그다지 나쁜 일은 아닌 듯 싶다.
윤열수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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