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의 오디세우스
Ulysse from Bagdad (2008)
저: 에릭 엠마뉴엘 슈미트
출판사: 밝은세상
출판일: 2009년 10월
한국이 아열대 기후대로 들어간 것과 같은 느낌이 날 정도로 요즘에는 자주 비가 내린다. 사람들은 인간의 산업활동에 의한 기후변화의 영향이라며, 변덕스러운 날씨에 투덜거린다. 홀로 베란다에 있는 화분들을 창가로 올려 놓으며, 내리는 비를 머금도록 해주었다. 비가 오는 소리는 한편으로는 마음의 안정을 주기도 하고, 또 나로 하여금 차분히 앉아서 책을 읽게 하도록 한다. 근래에 SF소설 이외의 소설을 읽어본 적이 정말 오래되었다는 생각이 들 참에, 한 권의 소설책이 눈에 들어왔다. '바그다드의 오디세우스', 그 책이 의미하는 것이 어떤 것일지에 대해서는 제목에서도 그 감을 조금 얻을 수 있었다.
얼마 전 이라크에 주둔하고 있었던 마지막 미군 전투부대가 복귀함에 따라, 버럭 오마바 대통령은 지루하고 길었던 이라크 전쟁의 종전을 선언했다. 부시 전 대통령과 미국이 대량살상무기의 확산방지라는 목적과 911 테러 배후로 지목되는 이라크를 미국이 침공한 이후 과연 몇 년의 시간이 흘렀었던가. 이라크 전쟁의 모습은 컴퓨터 게임의 플레이 장면을 시청하는 듯 했으며, 한편으로는 매스미디어에 의해서 그 시작과 끝이 생중계된 첫 전쟁이었다. 솔직히 비교 하기에는 민망했었던 미군과 이라크군의 압도적인 전력 차이로 인해서, 전쟁이라고 말하기도 다소 민망했었던 것 같다. 전쟁의 끝은 쉽게 왔지만, 마치 판도라의 상자를 열 듯, 이 중동의 군사대국은 혼란에 빠져버렸다. 그리고 미군은 그렇게 그곳을 내팽겨치고 달아나듯이 떠나버렸다.
사담 후세인이라는 독재자와 그 추종자들이 사라졌지만, 이라크는 오디세우스처럼 이리저리 헤매이고 있는 것 같다. 소설은 '사드 사드'라는 한 이라크 청년의 이야기이다. 아랍어에서 그의 이름은 '행복'을 의미하지만, 영어에서는 '슬픔'이다. 어쩌면 그의 이름처럼 그 처지는 행복과 슬픔의 양자가 불안하게 공존하는 것 같다. 아마도 그와 같은 상황의 사람들이 흔히 가지는 그러한 종류의 복잡한 감정상태말이다. 저자의 묘사에서, 이라크 전쟁 이전에 일반인들이 가졌을 불안과 독재정권에 대한 것에 대해 서구인이 바라보는 중동의 모습에 대해서 조용히 생각해보았다. 사드가 어서 미군이 이라크를 침공해서 사담 후세인을 응징하기를 바라는 독백의 순간에서 왜 난 몰입하지 못했을까.
그의 여정이 이집트, 이탈리아, 프랑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영국으로 향하지만, 그에게는 뚜렷한 목적이 있어 보이지는 않았다. 혼란스럽고 어려운 이라크를 떠나, 가족을 부양한다는 것이 당초의 계획은 영국을 향하는 맹목적 신념으로 그 가치는 더욱 떨어지고 있었다. 그는 그저 유럽의 가장 큰 골치거리의 하나인 불법체류자일 뿐이다. 불법이민자들과 타인종의 합법적인 이민까지도 유럽인들이 생각하는 불안요소라는 것이 증명될 뿐이다. 하지만 그러한 구조를 만든 것은 바로 자기 자신들이라는 생각은 하고나 있을까? 지금의 서구문명의 발전의 초석이 식민지 국가들에 대한 착취에서 생긴 것음을 알고 있는가. 이라크의 민주주의 발전이 그들 스스로가 이룬 것이 아닌데 어떻게 이라크인들이 그걸 수긍할 수 있단 말인가. 그저 그들은 안전한 곳과 돈을 위해서 유럽으로 갈 뿐이지 않겠는가.
이라크 전쟁을 대표로 하여, 서구인들이 느끼는 싸구려 우월의식과 감정이 더없이 싫었다. 그저 그런 쓸쓸한 소설책의 마지막 장을 건성으로 넘기면서, 이 책에 대한 느낌을 써내려갈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긴 했었다. 코란을 태운다고 소리치는 복음주의 목사의 광기가 마치 서구인들의 모습과 생각에 오버랩이 되다니. 그다지 재미있는 소설도 아니고, 그다지 독창적인 소설도 아니다. 감흥도 적고 흥미롭지도 않다. 그저 그런 소설이다.
Eric-Emmanuel Schmitt : Within a decade, Eric-Emmanuel Schmitt has become one of the most-read and acted French-language writers in the world. His books have been translated into 43 languages, and more than 50 countries regularly perform his plays.Born in 1960, Eric-Emmanuel Schmitt attended the Ecole Normale Superieure, France's leading humanities university, and was awarded the country's most prestigious teaching certificate and a doctorate in Philosophy. http://www.eric-emmanuel-schmit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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