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기 위하여 : 자크 아탈리
Survive aux crises
저: 자크 아탈리
역: 양영란
감수: 정중호
출판사: 위즈덤하우스
출판일: 2010년 06월
재미있는 제목을 가진 책을 발견했다. '살아남기 위하여'..... 무엇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한 것일까? 위기를 잘못 진단하고 그에 따라 의미없는 처세술이나 나열한 싸구려 책인가. 책의 목차를 천천히 읽어보니 그런 생각은 사라졌다. 제목에서 말하지 않는 위기란 지금까지 발전을 이끌었던 세계 시스템의 한계였다. 그러한 갈등이 표면화 된 것이 다름 아닌 2008년 금융위기였다. 자크 아탈리가 강조했듯 우리 사회, 경제체제는 개인, 기업, 국가, 인류에 가해지는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서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 따라서 위기의 논리와 과정을 제대로 이해하고 생존하기 위한 원칙을 따라 대비해야 된다. 변화의 흐름을 파악하고 이를 우회해야만 한다.
세계는 인구팽창, NBIC 즉 나노-바이오-정보-인지과학의 기술적 진보, 에너지 및 천연자원 문제, 지정학적 동요와 같은 변화를 겪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배적인 가치로 자유가 대두되고 있다. 한편으로는 임금노동제도는 한층 용역 체제에 가까워지고 있다. 개인주의는 극단으로 치닫아 연대의식은 점차 희박해지고 약자의 위치는 한없이 약해지고 있다. 시장의 세계화는 자본만을 위해 봉사하는 기업, 힘없는 국가, 금융에 놀아나는 자본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다. 결국 시장은 최적의 균형이 아니라 불평등과 독점적인 상황으로 빠져들어 가는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는 마치 잘 봉합된 듯 보이나 위기는 계속 더 심화된다. 자크 아탈리는 모든 것은 1979년 8월 두 가지 사건에 의해서 시작되었다고 본다. 즉 첫째 인플레이션과 노동조합의 약화로 인한 미국인들의 실질임금 약화, 둘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폴 볼커였다. 실질임금의 하락으로 인한 경기침체 효과를 보상하기 위해 엄격한 통화정책을 통한 인플레이션 억제였다. 이로 인해 구매력이 회복되고 차입비용이 감소하면서 자산가치 상승 기대가 증가했다. 가계 부채가 임금 상승의 대체물로 활용되고, 자산가치의 상승이 소득흐름의 침체를 보상하는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미국경제는 빚더미 경제가 되었다. 이같은 상황은 주식과 부동산 자산 가치가 상승하는 한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었다.
고위험 차입에 대한 자금조달에 대해 은행은 최종위험을 감수하지 않고자 했다. 미국은행들의 대출금이 세계 각국의 은행 및 여타 금융기관들로 이전되는 금융경제시스템이 확립되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레버리지 매수(LBO Leverage Buy Out)의 형태 혹은 고위험 상품을 통해 기업금융 분야까지 확대된다. 은행은 채무 미상환에 대비, 필요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이러한 대출을 묶어 자산유동화증권(ABS Asset Backed Securities)와 부채담보부증권(CDO Collateralized Debt Obligation)등의 패키지로 판매했다. 이를 각국 금융기관에 이전하면서 전 세계 자본을 미국으로 끌어들였다. 이러한 상품의 위험을 헷지하기 위해 신용부도스왑(CDS Credits Default Swap)을 고안했다. 결과적으로 실질임금이 정체된 상태에서 미국 가계의 수요는 증가했다. 이에 대한 반대급부가 미국 채무의 급증이었다.
2008년 7월 은행의 자기자본을 강화하기 위해 주요 중앙은행이 바젤 II 협약을 개정하여 은행의 자기자본을 총자산 대비 6%로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이는 미국에는 적용되지 않았고, 유럽은 이를 우회했다. 2008년 9월 리먼 브라더스가 구조화상품 손실과 자기자본 부족을 이유로 파산했다. 이는 헨리 폴슨 등의 판단착오였는데 곧바로 리먼의 CDS 주요 거래처인 AIG가 파산위험에 처했기 때문이다. 세계는 패닉에 빠졌다. 2008년 심각한 경기 침체가 이어졌다. 2009년 3월 연준이 양적완화정책으로 미 은행들이 가진 모든 채권을 가격 불문하고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G20회의에서 국제통화기금의 출자기금 증액하기로 했다. 4월에는 악성자산에 대한 평가기준을 시가평가Mark to Market방식에서 모델기반평가Mark to Model로 변경했다.
이러한 위기상황에 대한 해결책은 근본적인 것이 아니었다. 빚으로 유지되는 서양경제의 악순환일 뿐더러 구속력이 있는 효과적인 규제책도 부재하다. 세계경제는 여전히 통제되지 않고 있고 은행들은 위험부담을 키워도 국가에서 보장해주는 실정이어서 서양의 부채는 증가하고 불균형은 악화되고 있다. 앞으로 경기는 U자형 회복을 하거나 W자형 회복의 두 가지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또 다른 경제위기로는 기업의 낮은 자기자본비율, 중국경제의 거품폭발, 보호주의의 만연, 하이퍼인플레이션, 달러 가치 폭락, 연방준비은행의 파산, 에너지 위기를 들 수 있다.
앞서 길게 서술한 바와 같이, 개인, 기업, 국가,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는 위기들은 너무나 많다. 따라서 자크 아탈리는 다음의 7가지 원칙을 개인, 기업, 국가, 인류의 측면에서 모두 적용할 수 있다고 본다. 자긍심의 원칙, 전력투구의 원칙, 감정이입의 원칙, 탄력성의 원칙, 창의성의 원칙, 유비쿼터스의 원칙, 혁명적 사고의 원칙이 그것이다. 그 중에서도 전력투구의 원칙에서 자크 아탈리가 시간의 밀도를 높이라는 부분에 주목했다. '.... 매 순간을 마지막 순간인 것처럼 최대한 충만하게 사는 것을 뜻한다. ..... 시간의 밀도를 높인다고 하는 것은 대화와 경이로움, 웃음, 다정함, 우정, 예술, 사랑 등 상품화되지 않은 용도로 활용하는 시간에 가장 큰 가치를 부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위기를 감지하고 있지만, 갈 방향을 제대로 찾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지침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Jacques Attali (born 1 November 1943 in Algiers, Algeria) is a French economist and scholar. From 1981 to 1991, he was an advisor to President Francois Mitterrand. He subsequently cast doubt on Mitterrand's past as a mid-level Vichy government functionary in his retrospective of Mitterrand's career, C'etait Francois Mitterrand, published in 2005. In April 1991, he became the first President of the London-based European Bank for Reconstruction and Development, the financial institution established by Western governments to assist the countries of eastern and central Europe and the former Soviet Union in their transition to democratic market economies. He worked at the bank until 1993. In 1998, Attali founded the French non-profit organisation PlaNet Finance, which focuses on microfin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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