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다, 줄기세포 : 100년 건강의 비밀, 성체줄기세포
저: 라정찬
출판사: 위즈덤하우스
출판일: 2010년 05월
그 동안 '줄기세포'라는 것에 대해서 아는 것이라고는 황우석 박사의 사기사건 정도로 밖에는 알지 못했고, 그다지 관심이 가는 분야도 아니었다. 이번에 라정찬 씨가 쓴 교양서적을 통해서 줄시세포의 개념과 현재의 연구성과들을 개략적으로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가 말한 것처럼 이제 인류의 수명도 많이 높아졌고, 따라서 이제는 건강한 노년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는 시기가 아닌가. '줄기세포'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도 거의 정립이 되지 않은 터이니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첫 장을 흥미롭게 넘기기 시작했다.
노화의 원인에 대한 여러 가설들이 존재하는데, 텔로미어(telomere) 이론은 현재 가장 많은 노화 연구자들이 주장하는 이론이다. 이 밖에도 활성산소에 의한 손상설, DNA 손상설, 크로스링크설, 과산화지질설 등이 있다. 어떠한 것이 정설이든지 간에 질병과 노화의 해답은 줄기세포이다. 줄기세포는 출생 후부터 몸에 있는 여러 종류의 조직에 존재하는 성체줄기세포(adult stem sells)와 생명의 시초가 되는 수정란에서 유래하는 배아줄기세포(empryonic stem cells)로 나뉜다. 줄기세포는 우리 몸이 스스로 살아남게 하기 위해서 세포를 유지, 관리하고 잘못된 세포를 재생시키는 자가 치유력을 발동한다. 줄기세포는 우리 몸을 직접 치료하는 치료제인 셈이다. 성체줄기세포는 몸 안에 존재하는 자연치유물질라고 할 수 있다.
줄기세포는 체세포와는 달리 텔로머라제가 발현하고 있기 때문에 텔로미어의 길이가 유지된다. 이 텔로머라제라는 효소는 텔로미어의 길이를 유지시키고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 텔로머라제로 인해 줄기세포의 텔로미어 길이가 짧아지지 않기 때문에 줄기세포는 체세포보다 더 많이 분열하면서 생존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줄기세포의 자가복제능력이며, 이것이 대표적인 일반세포와 줄기세포의 차이점이다. 성체줄기세포는 단일한 종류의 줄기세포가 아니며, 다 자란 성인의 골수, 제대혈(umbliical cord blood), 피부, 지방조직, 신경조직, 간, 장, 췌장, 담도 등에서 발견되는 줄기세포의 총괄적 집합체를 일컫는다. 배아줄기세포란 배아의 발생과정에서 추출한 세포로서 모든 조직의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으나 아직 분화되지 않은 세포이다.
하지만 배아는 장차 태아로 자랄 수 있어 반대여론이 많다. 그러나 배아줄기세포는 전분화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증식이 좋고 다양하게 분화되지만, 조절이 어렵고 기형종(teratoma)과 같이 암세포가 될 수 있다는 점, 계대수가 얼마 지나지 않아 변이가 나타나는 결정적인 단점이 있다. 따라서 사람 임상에는 적용되지 않고 있다. 황우석 박사가 시도한 방법은 체세포복제배아줄기세포로 아직 성공한 사례가 없고 난자를 대량사용해야 된다는 윤리점 문제가 있으며 인간복제에도 이용될 수 있다.
줄기세포는 호밍효과(homing effect)라 하여 신체 내에 주입되었을 때 우리 몸의 손상된 기관, 재생이 필요한 부분으로 이동하여 세포를 재생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본서에서 주로 다루고 있는 지방줄기세포의 예를 들면, 이로 인해서 치유가능한 질병을 보면, 신경계질환은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치매, 척수손상, 뇌졸증, 루게릭병, 다발성 경화증이 있으며, 심혈관계 및 내분비질환으로는 심근경색, 버거씨병, 중증하지허혈, 동맥경화, 당뇨병이 있다. 골 및 관절질환으로는 퇴행성 관절염, 무균성 해라, 골다공증, 두개골손상, 연골손상 등이 있다. 자가면역질환으로는 전신 홍반성 낭창, 자가갑성선염, 류머티스 관절염, 아포피, 천식이 있으며, 암으로는 유방암, 피부함, 폐암이 적용될 수 있다.
지방줄기세포를 다양한 질병치료에 이용하는 이유는 지방줄기세포가 다른 줄기세포아ㅗ는 달리 지방에서 쉽게 분리배양되며, 자가의 세포를 이용하므로 면역에 의한 거부반응이 없으며 배아줄기세포와는 달리 암을 유발하지 않으므로 임상적으로 매우 유용한 측면이 있다.
간단하게 본서의 내용을 요약해보았다. 다양한 환자들의 실제 사례까지 덧붙여서 이해를 쉽게 하며 또, 비교적 일반의 독자들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평이하게 씌여진 책으로 교양서로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여기서 지적하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 것들이 저자가 기독교인으로 껄끄러운 종교적 색채를 띤 글들을 여기저기 남긴 불쾌함을 먼저 들 수 있다. 과학자로써 합리적인지 못한 기독교적 발언을 하는데 대해서 짜증이 났다. 또한 한편으로는 자신이 대표이사로 있는 줄기세포 관련 회사 알앤엠바이오가 보유한 지방줄기세포의 효능을 지나치게 부각시키는 편파적인 내용은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된다.
차라리 줄기세포에 대한 책을 찾는다면, 객관적으로 현재의 연구성과의 가능성을 기술하고 있는 다른 책을 찾아보라고 하고 싶다. 책 제목을 '고맙다, 줄기세포'보다는 '고맙다 알앰엠바이오 - 부제 지방줄기세포을 통한 치료법'이렇게 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읽으면서 가장 짜증나는 책이 지금 내가 읽은 이런 류의 책이다. 독자들은 아까운 돈을 낭비하지 마시고, 다른 책을 찾아보시길 바란다. 이 책은 알앰엠바이오 사무실에 가면, 회사홍보자료로 이용되지 않을까 싶다. 이 정도의 책이라면 사실 나같은 졸렬한 사람도 자료 찾아서 대충 짜집기하면 출간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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