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혁명을 팝니다

soocut28 2025. 4. 23. 15:50

혁명을 팝니다 

The Rebel Sell 
저자: 조지프 히스

출판사: 마티

출판일; 2006년 04월

 

일본에 출장으로 갔을 때, 가져 갔었던 두 권의 책 중 하나이었다. 이런 저런 일들이 겹치면서, 서평을 올리는 것이 조금 늦어진 것 같다. 근래, 주말에는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 되어 버려서, 필요한 어학공부라든지 한동안 읽지 못했던 책들을 조금 집중해서 읽어보고 싶었다. 문득 이전에 자주 갔었던 구립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어볼까 생각도 들기도 했다. 조금 이전보다는 여유로운 시간이 나로 하여금 더욱 많은 사색과 고민을 하게 되길 기대해보기도 하다.

조금은 도발적인 제목, '혁명을 팝니다'에 눈길이 갔었다. 한편으로는 책 표지의 체 게바라의 상징적 얼굴이 자본주의의 상징과도 같은 스타벅스의 컵에 새겨진 모습이 예사롭게 생각되지 않았던 책이었다. 제목과 표지만으로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은 이 책이 앞으로 나에게 이야기할 그리고 주장할 내용들이 무척이나 흥미진진하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았다. 그런 책들을 만난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고등학교 때 무라카미 류의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를 처음 보았을 때, 그 표지의 류가 그린 릴리의 옆모습 스케치를 보고서 매력을 느꼈던 것 처럼.

400페이지가 넘는 이 짧지 않은 책 속에서 나는 통속적으로 이야기 되는 반소비주의 및 반문화 신화에 함몰된 나 자신을 다시 바라보게 되었다. 저자들은 이러한 신화들이 프로이트 이론을 적용하여 나치 독일이 서양문명에 미친 심리적 외상으로 인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일련의 사회제도, 규칙, 집단성은 파쇼적인 것으로, 좌파는 이러한 기본적 요소들을 불신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좌파는 파시즘 불안을 조장할 정부규제와 같은 기본적인 문제 해결 방식을 거부했으며, 따라서 개별적 대응을 선호했다. 이것은 반소비주의와 반문화로 이어졌다.

반문화 이론가들 모든 사회문제들은 대중사회의 근본적인 특징들이 문제의 근원이며, 이를 바로 잡기 위해서는 체제 전복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것은 실제로는 문제를 더 악화시키는 결과만을 초래한다. 더 심각한 것은 이러한 잘못된 설명이 최소한의 사회적 향상을 기대할 수 있는 일련의 정치적 활동의 가능성을 매우 저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좌파는 이러한 신화에 기댄 결과, 그 정치적 원동력도 극히 떨어지고 있다. 또한  소비주의 및 반문화 비판이 가지는 문제는 지위재화와 '구별'을 추구하는 소비자 자본주의의 추동력이라는 사실을 간과함으로써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반문화는 '구별'을 형성하면서 오히려 자본주의 경제를 견인하는 강력한 추진력이 되고 있다. 히피들의 스타일이 패션 아이콘으로 등장하고, 언더그라운드 밴드 '너바나'가 주류가 되는 식이다.

반소비주의와 반문화 이론들이 사회개선을 위한 어떤 실질적인 대안도 내놓고 있지 못한채,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있다고 한편으로는 비판한다. 오히려 저자들은 좌파 비판가들이 자본주의의 결점으로 드는 대부분은 실제 시장 '실패'의 문제라고 주장한다. 해결책은 허점을 없애는 것이지 반문화 이론가들이 말하는 대로 체제를 무너뜨리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들은 풀뿌리 민주주의로는 지역적인 문제의 해결은 가능할 지 모르지만, 인류의 모두의 이해가 걸려 있는 것들의 해결은 결국 '전세계적 국내정책'이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오염권 배출 거래제, 환경세, 혼잡세, 그리고 광고를 사업경비에서 제외하는 등의 실질적인 규제가 필요하다고 본다. 세계화의 시대에 작은 정부가 아니라 큰 정부가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책의 마지막 장에 나오는 구절이 기억난다. '문명은 규칙을 받아들이고, 다른 사람들의 필요와 이해를 존중해서 개인의 이해추구를 축소하기로 한 우리의 의지를 토대로 세워졌다. 정치 좌파들이 잘못된 반문화의 이상에 헌심함으로써 문명의 근본원리에 대한 신념을, 역사의 어느 때보다도 그런 신념이 필요한 시기에, 버렸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일은 참으로 마음 아픈 일이다.' 과연 정치적 좌파가 앞으로 헌신해야 될 이상은 어떤 것인가? 국내의 상황과 물론 다른 서구, 특히 미국문화에 대한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그 영향을 받고 있는 우리의 실정을 생각해보면서, 우리가 과연 가져야 될 방향성은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전에 자전거 강사로 일하면서, 중요한 것은 환경이라든지 건강이라는 것들이 아니며, 단지 더 많은 사람에게 값비싼 자전거를 강매하는 듯한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을 보면서 눈살을 찌푸린 적이 있었다. 생각해보면, 우리가 반문화, 반소비주의라고 부르는 것들이 결국은 자신들 타인과 차별화 시키는 속물적인 것일 지도 모른다. 어쩌면 우리는 저자들이 말한 대로, 사회 전체의 진보를 위한 노력에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야 될 지도 모를 일이다. 그것은 보다 개인주의로의 함몰이 아니라 적극적인 선택일 지도 모른다.

 


The Rebel Sell: Why the culture can't be jammed (U.S. release: Nation of Rebels: Why Counterculture Became Consumer Culture) is a popular non-fiction book written by Canadian authors Joseph Heath and Andrew Potter in 2004. The central claim of the book is that counter-cultural movements have failed, and that they all share a common fatal error in the way they understand society; thus counter-culture is not a threat to "the system".

 

Joseph Heath (born 1967) is a philosophy professor at the University of Toronto. He received his BA from McGill University, where his teachers included Charles Taylor, and his MA and PhD degrees are from Northwestern University, where he studied under Thomas A. McCarthy and Jurgen Habermas. He has published both academic and popular writings, including the bestselling The Rebel Sell. His philosophical work includes papers and books in political philosophy, business ethics, rational choice theory, action theory, and critical the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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