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언어의 기원

soocut28 2025. 4. 23. 15:54

언어의 기원
저자: 파스칼 피크,베르나르 빅토리,장 루이 데살

역자: 이효숙

출판사: 알마

출판일: 2009년 11월

 

인간의 존재를 특별하게 만드는 여러 가지 특징 중에서 우리가 주목할 수 있는 것은 '언어'이다. 그렇다면 인간은 어떤 이유로 언어라는 아주 특별한 도구를 사용하게 되었을까? 쉽지 않은 언어의 기원을 찾아 떠나는 이 비교적 얇은 책은 나에게 잊어버리고 있었던 흥미들을 다시 일깨워주었다. 문제 제기와 개략적인 연구 현황에 대한 소개가 주된 내용이므로, 사실 이 책에서 그 제목이 뜻하는 것처럼 많은 것을 다 알려주지는 못한다. 하지만 흥미로운 이야기들은 우리들 스스로의 상상력을 자극할 것이며,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이도록 할 것이다. 그런 역할로도 이 책은 충분히 읽을 만한 가치를 발휘할 것이다.

기원에 대한 문제는 항상 신화, 형이상학 또는 이데올로기에 기대어 모든 인식론적 경계를 멀리하고 온갖 정념들을 되살아나게 한다. 언어는 음소라는 분절된 소리들에 기초한 상징적 의사소통방식이며, 이 음소들의 결합이 형태소 또는 기호소라는 으미의 형태적 단위들을 만들어낸다. 이 두 차원간의 구조적 관계는 이중분절이라고 불린다. 이 형태소들이 단어들을 부여하고, 문장 속에서 이 단어들의 배열이 통사에 종속되는 의미를 넘겨준다. 언어 덕분에 우리는 얼마 안 되는 구성요건들을 바탕으로 무한히 많은 담화나 명제를 만들 수 있다.

만약 언어의 기원들과 진화를 재구성하고 싶다면 다른 의사소통방식들과 공유하는 특징들 중에서 진정으로 언어에만 속하는 특징들을 구분해내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분절언어는 시간과 공간 속에서 차이가 있는 상황들을 연상시킬 수 있다. 또한 인간의 언어는 메타언어적이고 추론적인 기능을 통해 다른 종들의 상징적 의사소통방식들과 구별될 수 있다. 우리는 인간 언어에 부여된 기능들 대부분이 큰 원숭이들, 원숭이들 또는 더 멀리 떨어진 계통들에 속하는 종들의 의사소통 방식 속에서 아주 다양한 수준으로, 그리고 그 종들에 따라 다소간 눈에 띄지 않는 양태로 발견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오로지 시적기능, 서술기능, 논증기능은 인류만이 가진 것이다.

인간에게 고유한 보편적인 복합적 신경 모듈이 있다는 생각은 우리 뇌의 전문 영역들에 대해서 생각하게 한다. 우리는 여기서 선천적 획득과 후천적 획득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다. 어떤 종에 있어 선천적 획득이란 그 종의 진화 계통의 유산으로 게놈 속에 포함된 모든 잠재력을 가리킨다. 이러한 선천성은 계통발생학적 제약 또는 계통발생학적 유산으로 대체할 수 있다. 언어의 기원에 관한 문제에 접근하려는 야심을 가진 과학적 시도라면, 그 어떤 것이든 계통발생학적 틀 안에서 자리 잡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큰 원숭이와 인간을 차이를 가져오기 전, 공동의 같은 조상을 가진 후손들에게서 식별되는 특징들이 최소한 잠재적으로나마 이 공동의 조상에게서도 발견된다는 것을 인정하는 인색한 원칙이 필요하다.  그것은 뇌와 인지능력, 두개골 기반의 해부 구조, 얼굴의 해부 구조 등이다. 현재의 인간에게서 분절 언어와 관련된 특질들 전체를 고려해본다면, '모자이크식 진화'에 대한 개념을 가져야 된다. 그것은 유기체들의 서로 다른 부분들이 수렴, 수평, 호모플래시와 더불어 아주 가까운 계통발생학적 계보 속에서 다르게 진화하기 때문이다.

언어의 기원들의 문제에 관한 연구들은 언어의 특정능력을 묘사하고, 그로부터 언어가 그것을 위해서 출현했다는 결론을 끌어내는 것으로 만족하는 경향이 있다. 구조들은 생겨나야만 했기 때문에 생긴 것이 아니다. 기원들 - 더 정확히 하자면 여기서는 언어의 기원들 - 에 관한 그토록 어려운 문제를 명확히 하기를 기대하려면 인간 계통에 고유한 것들을 더 잘 끌어내기 위해 오히려 다른 종들의 의사소통 방식들을 참고하도록 부추기는 확장된 계통발생학적 틀 속에서 들어와야 한다. 즉, 언어의 기원들과 진화에 관한 역구들에서 진보하기 위해서는 인간 중심적이고 목적론적이며 동어반족적인 인식론의 구습에서 벗어나서 기원들의 문제를 진화의 문제와 구별시키며 계통발생학적 틀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메리트 롤렌은 1994년 '언어의 기원'에서 모든 언어들이 하나의 같은 언어, 즉 모어에서 파생되었다고 주장했다. 이 언어학적 주장은 집단유전학의 지지를 받았다. 호모에렉투스는 언어학자 데릭 비거튼이 프로토랭귀지(protolanguage)로 제안한 일종의 매우 거친 타잔 언어를 사용했을 것이다. 이것이 이전의 체계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표현력과 복잡성을 인간언어에 부여하는 통사라는 중요한 혁신을 구성했을 것이다. 모어의 탄생은 프로토랭귀지에서 언어로 이행에 해당하며 인간종의 성공을 보장해주고 의사소통체계의 변혁에 해당한다.

인간의 의사소통의 두 가지 기능을 장 루이 데살은 제시한다. 사건적 기능이라고 불리우는 첫째 기능은 흥미로워 보이는 정보라면 뭐든지 우리로 하여금 서둘러 우리의 동족들에게 알리게 만드는 것을 가르킨다. 논증적 기능이라고 하는 두번째 기능은 그렇게 전해진 정보들의 신빙성이나 일관성에 대해 토론하는 것을 가리킨다. 논증적 기능은 초기 호모사피엔스에게서 나타났을 것이며 프로토랭귀지에서 언어로의 이행동인이 되었을 것이다. 논증적 대화를 위해서는 회귀성과 양태라는 고도의 도구들이 필요하다. 사회조직을 문란하게 하는 반복적인 위기들을 피하기 위해서 선조들이 집단 내에 서술(narration)이라는 표현양식을 발명해냈다고 추정할 수 있다. 그리고 논리구성의 중심은 생물학적인 것에서 사회적인 것과 상징적인 것으로 옮겨 갔을 것이다.


Pascal Picq, born on January 22, 1954 in Bois-Colombes (Hauts-de-Seine), is a French paleoanthropologist, lecturer at the Collège de France associated with Professor Yves Coppens, holder of the Paleoanthropology and Prehistory Chair (1983-20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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