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의 경제학 : 인간은 왜 이성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없는가?
Free Market Madness
저자: 피터 우벨
역자: 김태훈
감수: 이인식
출판사: 김영사
출판일: 2009년 12월
이전에 일본출장을 가면서, 김포공항 서점에서 구입해서 읽었던 책이 기억이 났다. 서울대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의 '프레임'. 그리고 나는 그 짧고 얇은 책에서 심리학이 얼마나 흥미로운 지, 그리고 그것이 경제학과 연결되어 새로운 학문의 시작을 열어가는 흥미로운 과정의 시작을 알게 되었다. 흔히들 퓨전이라는 말로 시작되는 기존의 것들이 서로 융합되어 생기는 새로운 것들이 생각났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우리들 문명의 발전이 거듭되면서 이러한 경향은 계속 되고, 한편으로는 그 자체가 하나의 현대적 문명의 상징이 되었다.
나는 가끔 내가 이용하고 있는 블랙베리를 보면서, 신비함과 경탄을 내뱉는다. 이 작은 스마트폰은 전화와 컴퓨터, 멀티미디어 플레이어의 역할을 동시에 해낸다. 출장을 가면서 굳이 무거운 노트북을 가지고 다닐 필요조차 없다. 한편으로는 왜 넷북으로 대표되는 소형 노트북 시장이 그렇게 급속도록 사장되었는 지를 알 수 있다. 어쨌든, 현대문명의 발전은 이러한 타종간의 융합으로 인한 신종의 발전 혹은 발견이라는 경향성을 가진다. 그리고, 그것은 학문에까지 확대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심리학과 경제학이 만나 탄생한 행동경제학이다.
아마도 수학을 제외한다면, 모든 학문의 토대는 한 가지 단순한 가정에 시작될 것이다. 그것은 바로 인간은 이성적인 존재라는 것이다. 이러한 가정을 통해서 우리는 규칙을 발견하고, 논리를 세우며 이론을 만든다. 인간의 일상사와 밀접하게 관련된 경제활동과 관련된 학문이 이러한 가정을 기본으로 했다는 것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인간이 이성적인 판단에 따라서 경제활동을 할 수 없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아마도 우리 스스로가 만든 논리에서 취약성이 발견되지 않을 수 없다.
현직 의사인 저자는 미국에서 만연한 비만이 과연 이성적 선택의 결과인가라는 단순한 질문에 의문을 가진다. 서구 민주주의는 자유를 강조하고 있고, 사람들은 선택의 자유를 가진다. 하지만 그 자유에는 나쁜 선택을 할 자유도 있는 것이다. 사람들의 비만을 일으키는 요인들은 따지고 보면, 효율적 시장의 결과일 수 있다. 즉, 자유시장이 경제주체의 잘못된 행동에 다른 파급효과, 즉 외부효과를 스스로 막을 수는 없다. 극단적 자유주의자들은 비만으로 대표되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여전히 자유를 침해해서는 안되면 어떤 개입도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옳은 일인가? 과연 사람들이 이성적 선택을 할 수 있는가?
하지만, 최근의 신경과학과 행동경제학의 발전으로 인간의 이성성에 대한 믿음은 의심받게 되었다. 따라서 인간의 이성을 바탕으로 한 자유는 그 자체로 위험을 내포한 것일 수 있는 것이다. 저자는 그러므로 자유를 일부 제한하는 보다 친절하고 부드러운 개입주의를 바탕으로 건강과 복지를 놀라운 수준으로 증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행동경제학과 관련된 부분에 처음으로 관심을 가진 독자들에게는 친절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 이외에는 지루할 수 있다. 비만이 과연 이성적 선택의 결과인가 라는 단순한 질문에서부터 시작된 책은 행동경제학의 발전으로 인해 인간의 이성성에 의심을 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한편으로는 사람들이 잘못된 행동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부드러운 개입주의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개입주의의 방안이 될 수 있는 점들도 아울러 제시하고 있으므로, 이 책이 문제제기와 더불어 그 해결책도 함께 제시하고자 노력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Peter A. Ubel : He is a physician and behavioural scientist. His research and writing explore the quirks in human nature that influence our lives — the mixture of rational and irrational forces that affect our health, our happiness and the way our society functions. (What fun would it be to tackle just the easy problems?) His goal is to show you, entertainingly, why the key to living better, healthier lives and improving the societies we live in, is to understand human nature.
'Book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본은 왜? 한국은 어디로? (0) | 2025.04.23 |
---|---|
루머 : 인터넷시대에 던지는 신 문명비판 (0) | 2025.04.23 |
히틀러의 장군들 (0) | 2025.04.23 |
언어의 기원 (0) | 2025.04.23 |
불교 - 그 현대적 조명 (0) | 2025.04.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