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더 씨드 : 생존을 위한 성장의 씨앗

soocut28 2025. 4. 23. 15:36

더 씨드 : 생존을 위한 성장의 씨앗

문익점의 목화씨는 어떻게 토요타자동차가 되었는가
저자: 전경일

출판사: 비즈니스맵

출판일: 2009년 05월

 

책 좌측 상단에 작게 인쇄된, '다큐 역사 경영학'이라는 문구를 보고서 왠지 커다란 흥미가 느껴졌다. 게다가 위인전에서나 가끔 이름을 찾을 수 있었던 문익점, 그리고 그가 가져온 목화씨가 어떻게 토요타 자동차와 연계가 될 수 있을 지에 대해서 무척이나 궁금했다. 저자는 과연 어떻게 문익점의 목화씨와 세계적인 자동차 기업인 일본의 토요타를 서로 연관해서 설명할 수 있었을까? 역사를 연구하고 탐구하는 이유는 수없이 많겠지만, 언제나 나는 역사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비록 그것이 현재를 통해서 과거를 보고, 왜곡할 지라도 많은 교훈이라고 생각했다.

고려 말에 원나라 사신단에 포함되어 중국으로 건너갔던 문익점, 그리고 그가 가져온 10개의 목화씨. 이 작은 목화씨들 중에서 오직 한 개만이 온전히 살아났다. 그 이후 10년도 되지 않아 목화는 조선전역에서 재배되기 시작했고, 이는 변변치 못한 의복에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일대 혁명과도 같았다. 이러한 적극적인 목화재배 확대는 조선왕조의 적극적인 지원과 민간의 노력이 합쳐진 노력의 결과였다고 할 수 있다. 면포는 이후 그 용도가 더욱 확장되기 시작한다. 즉, 화폐의 기능까지 겸하게 되면서 면포는 마침내 세금납부, 상거래에 사용되기 시작한다. 또한 일본과의 대외무역에서는 무역대금의 역할까지 수행하게 된다. 조선의 면포는 면직기의 발전과 더불어, 뛰어난 품질을 자랑했다. 당시 일본에는 아직 목화재배가 활성화되지 않은 시점이었기 때문에 조선면포의 인기는 매우 높았다.

하지만, 조선의 면포업 발전은 더이상의 혁신을 하지 못한채, 가내수공업의 수준을 뛰어넘지 못했다. 반면에 일본은 조선보다 1백여년 늦게 목화재배를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근대 개항기 들어, 영국 등에서 면직기를 들여와 근대적 공장을 시작한다. 또한, 한국에서 건너간 아시아면 품종 이외에도 다양한 품종을 재배하였다. 이 시기 토요타는 서구의 면직기를 면밀하게 분석하여 혁신적인 세계적인 수준의 제품들을 양산하기 시작한다. 이후, 토요타는 차기의 제품을 자동차로 잡고, 자동차 산업을 육성한 끝에 현재의 세계적인 토요타 자동차가 탄생하게 된다.

지금도 나고야의 토요타 박물관을 방문하면, 입구에는 목화나무가 있으며 그것은 토요타의 시작이 면방직업에서 기원하고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우리는 문익점에서 시작된 작은 목화씨앗이 혁신과 성장의 발판이 되었음을 잘 알 수 있다. 그 성장의 씨앗은 조선왕조와 민간의 합동 노력에 의해서 의복문화의 일대 혁신을 일으켰다. 그러나, 이후 조선은 혁신의 씨앗과 발판을 다시 마련하지 못한채, 한일합병 후 일본 면방직업의 원료생산기지로 전락했다. 하지만, 일본의 토요타는 혁신적인 면방직기를 개발 판매하고 뒤이어 자동차산업으로 나아가면서 혁신과 성장의 씨앗을 계속 꽃피웠다.

다큐 역사 경영학이라는 아주 생소한 분야의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KBS 스페셜'을 한 편 시청한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문익점이 들고 온 작은 목화씨앗이 점점 퍼져, 긴 여정길에 오르는 이 한편의 이야기는 장대한 서사시와도 같았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발전과 성장의 가장 중요한 원동력은 무엇보다도 혁신적인 사고방식과 적극성이라는 것을 거듭 깨닫게 되는 것 같다. 문익점의 목화씨와 토요타 자동차를 연결하는 이 새로운 시도는 무척이나 신선하게 느껴졌으며, 관심있는 많은 분들의 일독을 권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