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두 얼굴 : 원한 라이벌
베이징 VS 상하이, 두 도시 이야기
저자: 양둥핑
출판사: 펜타그램
출판일: 2008년 06월
일본 출장 중, 책을 사서 다 읽었지만, 근래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책에 대해서 블로그에 올릴 수가 없었다. 이 책에 대해서 처음으로 알게 된 것은 'TV 책을 말한다.'에서 선정된 것을 우연히 본 것에 지나지 않았다. 중국의 두 얼굴이라는 제목에 묘한 매력마저 느껴졌다. 중국은 나에게 있어서는 거래에 있어서 싱가포르, 일본 등과 더불어 가장 중요한 Outlet이며, 특히 내 자신이 무척이나 매력적이며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곳으로 생각한 곳이지만 한편으로는 중국에 대한 어떤 피곤함마저 약간은 느껴지고는 한다. 물론 이것이 중국의 두 얼굴이라는 것은 아니다. 모든 것에는 무릇 명함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 개인적인 감정에 대한 것은 둘째치더라도, 내가 중국의 현지직원과의 술자리를 가지면서, 느꼈던 그들의 모습이 무척이나 다르게 느껴졌다는 점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당시 나는 중국의 3개 지사의 직원들과 對중국 영업에 온 신경을 쓰고 있었고, 그래서 상하이에 함께 모여, 회의를 하게 되었다. 북경, 상하이, 광주 지사에서 온 제각기 다른 이 젊은 현지직원들의 모습 하나하나는 무척이나 달랐다.
중국은 그 자체가 국가이자, 거대한 대륙이므로, 여러가지 모습으로 다가오는 것은 어쩌면 지극히 당연한 일일 것이다. 하물며, 한국이라는 작은 나라도 서로 나누어서 싸우고 있지 않은가. 북경과 상하이 만을 비교한다는 것은 일종의 한계가 있을 지도 모른다. 중국의 다양성 중에서 한 부분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급격하게 발전하는 중국을 대표하는 이 두 도시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줄 것이다. 어쩌면 중국의 다양성을 모두 아우르는 작업은 그 자체가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
저자인 양둥핑 교수는 도시문화를 주로 연구한 학자로, 산동성에서 태어나 상하이에서 성장했다. 그리고 문혁 때는 헤이롱장성에 하방되어 3년간을 보냈다. 이러한 그의 배경, 즉 북방에서 태어나 상하이에서 성장했다는 사실이, 그가 중국을 대표하는 다른 두 지역, 북경과 상하이의 문화를 아우르고 편견없이 볼 수 있도록 했다고 생각된다. 또한 하방의 경험은 문혁이라는 중국현대사의 급격한 소용돌이 속에서 변화하는 도시와 사람들의 모습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했을 것이다.
중국의 북방과 남방, 19세기 서구제국주의의 침범과 함께 시작된 이 드라마틱한 두 도시의 변화와 발전은 흥미진진하다. 서구열강로 인해 개방된 상하이의 급격한 발전, 조계지를 중심으로 한 자유로운 분위기의 문화풍조, 반면에 북경은 제국의 수도로서의 자존심과 보수적인 기풍이 도사렸는데, 이는 1930년대의 경파와 해파의 대논쟁을 야기했다.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이 수립되면서, 베이징의 도시개발 사업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도시개발의 와중에서 거대한 베이징성은 해체되었을 뿐만 아니라, 신비하고 우아한 과거의 사합원들이 대부분 사라져, 고도의 풍모가 이미 사라졌다는 것이다. 과거의 베이징, 라오베이징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는 것은 오직 후통이지만, 점차 사라지고 있으며 이제 여기서 정치적 에너지와 문화 사조가 나올 수는 없을 것이다. 대신, 중앙 행정부처의 독특한 大院은 신베이징인의 일과 생활의 장이 되었고, 70년대 이후의 중요한 사상과 문화 등이 여기서 생겨났다.
반면, 상하이는 1949년 이후, 국제적 도시에서 대륙의 공업단지로 전락했고, 자본주의에 대한 혁명의 대상으로 간주되었다. 그러나 60년대 이후로는 상하이는 사회주의의 최우수 표본이 되었고, 극좌파의 근거지가 되었지만, 문혁 이후 상하이는 더이상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는 데 한계를 드러냈다.
한편, 북경과 상하이인의 모습과 성향도 또한 크게 다른데, 북경인들은 정치를 좋아하며, 의협과 신의를 중시하는 호방한 사내대장부 스타일이라면, 상하이인들은 실용과 실속을 중시하고 합리적인 태도를 가진다.
1970년대 개혁개방 이후, 시장경제 속의 두 도시의 변화는 매우 급격하다. 북경에서는 고도의 풍모는 점차 사라지고, 고층빌딩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시장경제 발전 속에서 역사와 문화를 이에 조화시키는 것이 커다란 과제가 되었다. 상하이는 잃어버린 옛 상하이의 위상을 되찾고 있으나 한편으로는 사라져 가는 전통적 거리와 주거지들은 끊임없이 사라지고 있다.
지금까지 간단하게 책의 내용을 요약해보았는데, 청나라 말기부터 시작하여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두 도시의 이야기를 다양한 방면에서 서술하고 있으므로, 중국의 한 면모를 이해하는데 커다란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고서, 북경과 상하이의 거리를 지나면서, 사람들과 대화를 하면서, 아마도 당신은 느낄 수 있으리라.
2008.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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