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374

높은 성의 사내

높은 성의 사내 THE MAN IN THE HIGH CASTLE 저 : 필립 K. 딕 ㅣ 역 : 남명성 출판 : 폴라북스 ㅣ 발행 : 2011년 9월 높은 성의 사내는 1962년 출간되었지만, 처음부터 호평을 받았던 작품은 아니었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과 일본이 승리했다는 배경에서 시작되는 이 소설은 대체 역사물 장르에 속할 수 있는데, 이는 실제 역사와는 다른 가정에서 출발하는 역사 소설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전에 대한제국이 일본을 지배하는 내용의 대체 역사물이 국내에서도 출간되어 한동안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는 것 같긴 한데 책제목까지는 기억을 못할 것 같다. 이 기억나지 않는 책이 다분히 일본의 식민지배로 인해 상처받은 우리의 자존심을 회복하는 목적과 통쾌함을 주었다면, 딕의 이 소설..

Book Review 2025.06.25

닥터 블러드머니

닥터 블러드머니 DR. BLOODMONEY 저 : 필립 K. 딕 ㅣ 역 : 고호관 출판 : 폴라북스 ㅣ 발행 : 2011년 05월 책을 읽고 난 후에 짧게나마 감상을 적어보는 것도 바쁜 일상에 쫓기다 보면 어려워지게 마련이다. 보고 싶은 책이 있으면 출장이든지 인터넷 웹서핑을 하다가 몇 권씩 주문을 하지만 시간이 없어 쌓여 가는 책을 보자니 적잖이 마음이 침울해지기도 했다. 한동안 딕의 세계에 빠져 보자고 다짐을 했지만 또 다른 유혹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필립 K. 딕의 3번째 소설은 '닥터 블러드머니'로 제목에서는 유명한 영화감독이었던 스탠리 큐브릭의 '닥터 스트레인지러브'을 연상시켰다. 딱히 서로 내용으로는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두 작품 모두 핵전쟁을 바탕으로 해서 씌여진 점..

Book Review 2025.06.25

죽음의 미로

죽음의 미로 A MAZE OF DEATH 저 : 필립 K. 딕역 : 김상훈 출판 : 폴라북스발행 : 2011년 05월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읽고 나서, 문득 필립 K. 딕의 상상력이 얼마나 흥미롭고 매력적인지 깨닫게 되었다. 1960년대 말에 쓰여지고 1970년에 하드커버로 출간된 '죽음의 미로'는 매우 흥미로운 세계관을 기초로 하여 만들어졌다. 오래 전에 읽었던 로저 젤라즈니의 '신들의 세계'를 연상시키는 이 독특한 세계관은 '조유신', '중재신', '지상을 걷는 자'의 3신위 그리고 '형상 파괴자'로 이루어졌는데, 딕 스스로가 기존 종교를 통해서 재창조한 새로운 신학적 세계관이라고 할 수 있다. 3신위가 신의 다양한 현실에서의 발현이라고 한다면 형상 파괴자는 궁극적으로 무질서, 엔트로피 ..

Book Review 2025.06.25

화성의 타임슬립

화성의 타임슬립 MARTIAN TIME-SLIP 저 : 필립 K. 딕역 : 김상훈 출판 : 폴라북스발행 : 2011년 05월 원래 장르 소설에 대한 관심이 그렇게 큰 편은 아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SF 소설은 나에게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놀라운 이야기가 가득 찬 한 편의 판타지로 생각되었다. 이러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놀라운 사람 중에서 필립 K. 딕은 긴 설명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유명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몇 편의 헐리우드 영화의 원작을 썼기 때문인데, 그 중에서도 나는 아놀드 슈왈츠제네거가 주연한 '토탈리콜 (Total Recall)'을 30번도 넘게 보았던 것 같다. 그의 불행했던 실제의 삶이 어쩌면 그토록 놀라운 상상력을 자극했을 것이고 환상에 빠져들게 만들었을 지도 모를 일이다. 이..

Book Review 2025.06.25

눈먼 종교를 위한 인문학 : 인문학자의 눈으로 본 성서, 그리고 한국 기독교

눈먼 종교를 위한 인문학 : 인문학자의 눈으로 본 성서, 그리고 한국 기독교저 : 김경집 출판사 : 시공사발행일 : 2013년 06월 나는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다. 인간에게 의지를 준 것은 신이 아니라 이성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의 이성에 대해서 그것을 절대적으로 신뢰할만한 것인지 수많은 사람의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나는 여전히 합리적 이성만큼 우주를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종교를 어떤 식으로 조소하더라도 나에게는 종교는 항상 매우 흥미로운 주제이다. 그 중에서도 우리 근 현대사에 매우 큰 관련이 있는 기독교는 가장 많은 이야깃거리를 제공하곤 한다. 인터넷 상에서 조롱의 대상이 되는 종교가 주로 ‘기독교’인 것을 보면 우리 사회와 사고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Book Review 2025.06.25

정글만리

정글만리저 : 조정래 출판사 : 해냄출판사발행일 : 2013년 07월 근래에 마지막으로 소설을 읽었을 때가 언제였던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요즘 글읽기는 한쪽으로 치우쳐 있었던 것 같다. 그것도 공항서점에서 조정래 선생의 신작이 아니었다면,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책의 내용을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표지를 보면서 중국과 관련된 이야기일 것으로 생각했을 뿐이다.장거리 비행시간이야말로 어쩌면 다른 사람에게 혹은 일에 방해 받지 않으면서 책에 좀더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일 듯싶다. 겉보기와 다르게 예민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터라, 평소 업무나 사람 관계라든지 여러 가지 고민과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 없는 편이다. 천천히 책을 읽어 내려가면서 중국의 현재와 종합상사가 이야기..

Book Review 2025.06.25

트렌드 차이나 : 중국 소비DNA와 소비트렌드 집중 해부

트렌드 차이나 : 중국 소비DNA와 소비트렌드 집중 해부저: 김난도, 전미영, 김서영출판사: 오우아발행일: 2013년 09월 김난도의‘아프니까 청춘이다’가 워낙 유명하기는 했지만 나 자신은 저자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고 있었다. 해외출장을 가면서 공항서점을 기웃거리며 긴 비행시간 동안 읽을 책을 이러 저리 찾고 있었다. 사실 저자의 이름보다는 급격한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최근 모습을 알고 싶어졌다는 것이 맞을 것 같은데, 우연히도 저자가 소비자학과 교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3년간의 연구 축척의 결과라고 하는 것이 내가 알고 싶은 최근의 중국을 보여줄 지에 대해서는 약간 의문이 있었는데 그만큼 중국이 변하는 속도는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이다.서점에는 말 그대로 중국에 대한 책이 넘쳐나고 있지..

Book Review 2025.06.25

묵자 – 공자를 딛고 일어선 천민 사상가

묵자 – 공자를 딛고 일어선 천민 사상가저 : 임건순출판사 : 시대의창 발행일 : 2013년 07월 책을 읽은 후에는 나름대로의 서평을 열심히 쓰곤 했는데, 요즘에는 여러 가지로 바쁜 일이 많다 보니 글을 쓰는 것이 쉽지 않았던 것 같다. 그렇지만 오늘은 오랜만에 마음을 가다듬고 그 동안에 읽었던 책들을 꺼내 들어 내용을 더듬어 생각해보고 느껴보고 있었다.모스크바에서 싱가포르로 다시 인천공항으로 넘어가는 긴 비행시간 동안에 읽었던 임건순의 ‘묵자’를 읽으며 이렇게 흥미롭고 즐겁게 글을 쓰는 분이 있는가 생각했다. 디아트리베(diatribe) 수사법으로 쓰여진 이 책은 저자와 나 자신이 둘이 앉아 서로 이야기를 하는 듯 생각된다. 묵자를 알고 싶다면 이보다 더 좋은 글이 없을 듯싶을 정도다.묵자의 기원에 ..

Book Review 2025.06.25

자크 아탈리, 등대

자크 아탈리, 등대 저 : 자크 아탈리역 : 이효숙 출판사 : 청림출판 발행일 : 2013년 10월 자크 아탈리는 프랑스 전문가 중에서 우리에게 잘 알려진 편에 속하며, 그가 쓴 책 몇 권도 번역되어 출간된 것으로 알고 있다. 내가 읽었던 책 중에서는 2010년에 출간된 '살아남기 위하여'가 있다. (http://soocut.blog.me/10097811221) 그런데 자크 아탈리 자신에 대한 프랑스 전문가 내에서의 評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책에서 그의 실명을 거론하며 비판한 프랑스 작가의 책도 있는데, 미테랑 정권에서 오랜 기간 일했던 경력이 있는 그가 최근까지도 신자유주의 경제를 옹호했었던 것이 문제였던 것 같다. 어쨌든 이번에 좋은 기회가 되서 그가 쓴 '등대'를 읽어볼 수 있을..

Book Review 2025.06.25

흉노제국 이야기 : 유라시아 대륙 양단에 강력한 흔적을 남기고 사라진 흉노를 찾아서

흉노제국 이야기 : 유라시아 대륙 양단에 강력한 흔적을 남기고 사라진 흉노를 찾아서 저 : 장진퀘이역 : 남은숙 출판사 : 아이필드발행일 : 2010년 04월 장거리 비행기를 탑승하면, 업무에 관련된 이메일이라든지 연락을 받지 못해서 답답한 마음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아무 연락도 되지 않으며 아무 것도 당장 할 수 없다는 사실 때문에 오히려 한편으로는 마음이 편하기도 하다. 그럴 때, 좁은 좌석에 앉아서 할 수 있는 일은 조용히 책을 읽는 일이 아닐까? 터미널, 공항의 왠지 형용할 수 없는 들뜬 분주함 속에서도 가만히 마음을 다잡고 생각할 수 있는 어떤 당위성을 주는 것이 책이 아닐까 싶었다. 그러면 어느 틈엔가 공항서점 앞에서 무엇인가 읽을 책을 찾는 내 모습을 자연스럽게 발견하곤 한다. 역사학을 ..

Book Review 2025.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