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아메리칸 버티고

soocut28 2025. 2. 12. 10:47

아메리칸 버티고 

American Vertigo
저: 베르나르 앙리 레비

역: 김병욱 

출판사: 황금부엉이

출판일: 2006년 12월

 

세계의 패러다임을 이끌어가고 있는 나라, 한편으로는 긍정적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들에게 극도의 혐오감을 주기도 하는 나라. 내 자신이 미국에 대해서 생각하는 감정이라고 한다면은 아마도 후자 쪽에 가깝지 않나 싶지만, 내가 언제나 미국에 대해서, 그것이 그곳 자체의 정체성이라든지 경험에 기초한 것이 아닐 지라도, 이야기를 할 때마다 조심스러워지는 것은 내가 미국이라는 패권에 대해서 인식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경험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근래의 나의 관심은 다분히 미국이라는 어떠한 기초 아래서, 떠오르고 있는 새로운 국가들에 대해서 향해가고 있었다. 러시아라든지 그간 세계의 공장으로 눈부신 발전을 이룩한 중국이 바로 그것이다. 아무튼 아메리칸 버티고라는 유럽인이 본 미국의 모습에 대해서 문득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것은 물론 우리들이 느끼는 감정과는 커다란 차이가 있을 것이다. 내가 일본을 가서 느끼는 것들과 내가 루마니아라든지 터키와 같이 동질감보다는 이질감을 더 많이 느끼는 곳, 그 사이의 차이가 아닐까 싶다.

저자는 1세기 전 미국을 짧은 기간 동안 여행하고 돌아본 알렉시스 드 토크빌의 행적을 따라서 잡지사의 의뢰를 받아 그는 미국을 1년동안 여행했고, 우리가 흔히 서점에서 발견하는 피상적인 감상을 적은 여행기라든지 혹은 단순한 정보제공이라든지 사진을 게시하는 온갖 싸구려 여행기와는 달리 많은 부분 다른 책을 쓰게 된 것이다. 저자가 그 스스로가 반미주의자이든지 아니면 철학자이든지 저널리스트이든지.. 그것은 여러 부분 책의 내용에 영향을 주기 마련이었다.

책의 내용을 여기서 다 열거한다는 것은 아마도 미련한 짓이 될 것 같다. 하지만 미국이 그 짧은 역사으로 인해 생긴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인 의도, 이를테면 명예의 전당이라든지 혹은 모든 것을 전시하는 수많은 박물관 이라든지 혹은 그 출신과 관계없이 그 자신을 자랑스러운 미국인으로 생각하는 개개별의 인종집단들, 종교가 상업화 되는가 하면 한쪽에서는 전통적인 생활양식에 따라 살아가는 시대착오적인 종교집단들, 죽어서 버려진 캐나다 국경 근처의 도시들. 스스로를 히스패틱과 흑인, 동양인들로부터 유리하여 살아가는 백인 노인들...

이런 이야기들은 저자의 개인적인 감상에 따라 서술되지만, 미국에 대한 흥미로운 점들을 일깨워주기는 그렇게 어려운 것은 아니었다. 그런 이야기들은 도시의 첨단의 스카이라인이 어느새 황량한 사막이 되는가하면 수려한 장관을 연출하는 이 대륙국가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듯 하다. 그 느낌은 내가 중국의 각 도시들을 출장으로 다니면서 느꼈던 그 다채로움과 다름이 아니었다.

저자는 미국에 대한 이미지를 짧은 역사에 반한 모든 것을 기념하는 신경질적인 태도, 경제적 혹은 문화적인 비만과 그로 인해 자신을 주체하기 힘들어진 모습, 다수가 하나를 이루는 그러나 수많은 집단들로 나누어진 분열양상, 극도의 빈부격차로 미국의 문제점들을 대략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라는 이 다양한 색채를 지닌 거대한 용광로는 미국이라는 그 패러다임이 지속되는 한 이러한 문제점들에도 불구하고 그 모습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아메리칸 버티고는 무척이나 보기에 따라서는 난해하게 생각되기도 한다. 저자는 수많은 책과 사람들을 인용하고 있으며 그것이 주는 혼동스러움이 나같이 책을 많이 읽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힘들게 느껴졌다는 점을 숨길 수는 없겠다. 어쨌든 누군가 여행기를 추천해달라고 한다면 주저없이 이 책을 선택하라고 말하고 싶어졌다.

 

2007.6.30


Bernard-Henri Levy (born November 5, 1948 i,n Beni-Saf, Algeria) is a French intellectual and businessman. He was one of the leaders of the "Nouvelle Philosophie" (New Philosophy) movement in 1976. Levy is a major and highly visible presence on the international st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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