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대 중국의 재발견
La redecouverte de la Chine ancienne
저: 코린드벤프랑포리
옮긴이: 김주경
출판사: 시공사
발행일: 2000년 03월15일
책을 읽다보니 대학시절 그다지 따분하고 재미없었던 고고학 수업이 생각났다. 나이 드신 교수님은 옛날 사람으로 분필로 칠판 위에 유물의 그림을 그리면서 수많은 한자를 다 쓰셨다. 무미건조한 낮은 목소리를 들으니 마음은 다른 곳에 향하곤 했었다. 과제를 제출할 때면 한자와 유물 그림을 중요하게 생각하신 교수님 취향에 따라서 대학로고가 인쇄된 모눈지에 그림과 한자를 손으로 일일이 썼다. 오자없이 한 글자 한글자 쓴다는 것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내가 중국사를 생각했을 때는 항상 어렴풋이 춘추전국시대부터 기억을 떠올리고는 했는데, 오늘날 우리 정신세계의 근원적 토대가 시작되었던 것이 하나의 원인일지도 모른다. 중국역사의 불가해함을 생각할 때마다 나는 마음 속에 무엇인가 침잠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로마제국이 내부의 붕괴와 이민족의 침입으로 영원한 분열을 겼었던 데 비해서, 오늘날 중국은 더욱 확장된 형태로 그 정치적 통일체를 유지하고 있다.
사람과 땅, 언어가 다르지만 우리는 그 근원적 원인의 하나는 이 책이 찾아나서는 고대 중국 문명과 연관이 있을 것이다. 선사시대와 청동기시대를 거치면서 중국 각지에서 발생한 다양한 문화는 룽산, 마자야오, 홍산 등으로 구분되며 각각 서로 영향을 미치기도 했지만 독자적인 문화를 형성했다. 중국이라는 거대한 국가를 생각해볼 때마다 우리는 당연하게 이를 추측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이 다루는 역사적 연대는 한제국 시대까지이다. 그 기준이 어떻게 설정되었는 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없지만, 수많은 유물의 화려한 모습을 바라보면서 나는 그에 못지 않았을 우리 고대 문화의 자취가 적다는 사실에 약간의 아쉬움은 느낀다. 어쩌면 한국과 중국의 고대 역사의 실제모습은 우리가 상상했던 것보다 휠씬 다채롭고 아름다웠을 것 같다. 빛깔이 있는 사진과 그림을 통해서 그것을 조금이나 상상해본다.
'Book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짜장면뎐: 시대를 풍미한 검은 중독의 문화사 (0) | 2025.07.07 |
|---|---|
| 흘러라 내 눈물. 경관은 말했다 (0) | 2025.07.07 |
| 마야: 잃어버린 도시들 (0) | 2025.07.07 |
| 메소포타미아: 사장된 설형문자의 비밀 (0) | 2025.07.07 |
| 칭기즈 칸과 몽골제국: 정복과 관용의 두 얼굴 (0) | 2025.07.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