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흘러라 내 눈물. 경관은 말했다

soocut28 2025. 7. 7. 09:21

흘러라 내 눈물. 경관은 말했다  

 : 필립 K. 

 : 박중서

출판사 : 폴라북스 

발행일 : 2012년 08월31

 

1974년에 발표된 흘러라 내 눈물, 경관은 말했다는 어떤 면에서는 이야기의 구성이 치밀하지 못하다는 평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딕의 놀라운 상상력에 대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물론 그의 이런 특별한 부분에 대해서는 사람들마다 비슷한 점을 지적하고는 하는데 그가 거의 평생을 약물중독에 시달렸다는 사실이다.

약물중독의 효과에 대해서 나는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그것이 딕의 저작활동에 있어서 어떤 중요한 상상력의 원천이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가 묘사한 몽환적인 분위기는 약물로 인한 환상, 쾌락, 불쾌감 등이 뒤섞인 감정의 표현이 아니었는가 생각해본다. 그가 놀라운 SF소설을 다수 발표하고 최고의 작가 중 하나로 오늘날 평가되기는 하지만 개인적인 삶의 불행을 담보로 한 결과가 아니었는가 안타깝게 생각하기도 했다.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시대는 경찰과 군대에 의해서 지배되는 사회이자 사람들이 강제수용소에 수감되는 사회이다. 유명한 TV쇼 진행자이자 우생학적 실험의 산물인 식스인 제이슨 테너번은 어느 날 당한 테러로 인해 정신을 잃고 깨어나지만, 그 어느 누구도 그의 존재를 알지 못한다. 전혀 존재하지 않은 자가 된 제이슨 테너번에게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일까?

약물중독으로 인해 발생하는 부작용이 뇌의 작용을 어떻게 왜곡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시공간을 인식하는데 오류를 발생시킴으로써 주체에게 상상할 수 없는 경험을 줄 수 있을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뇌의 과부하가 어떻게 개인의 객체로 존재하는 타인의 인식을 왜곡하는 지 잘 이해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를 다시 생각해본다면 딕이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이런 것이 아니었을까? 인간의 의식이라는 것이 결국은 타인과의 상호작용으로 연결된 것이고 인식이라는 것은 결국 타자를 내가 어떤 틀로 바라보는 지, 즉 같이 있다고 하더라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개인적인 불행을 겪은 딕 자신이 그런 인생에 대한 회한을 표현한 것은 아닌지.

눈물이 결국은 존재하는 것과 이제 존재하지 않는 것을 오랫동안 연결하는 것이라고 했듯이 결국 그는 권력이라는 공포정치가 지배하는 사회가 그것을 강제하는 것마저 바란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