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야: 잃어버린 도시들
저: 클로드보데
역: 김미선
출판사: 시공사
발행일: 1995년 02월01일
스페인과 포루투갈 정복자에 의해서 사라져버린 중남미의 제국을 생각해보면, 인간의 파괴적인 속성이 역사적으로는 이성을 아주 쉽게 압도한다는 아주 단순한 사실과 마주할 수 있게 된다. 유라시아로부터의 낯선 침입자로 인해서 중남미는 말 그대로 초토화되었으니 근대 제국주의 이전에 중남미의 역사는 파괴적인 굴곡을 겪었던 셈이다. 안타까운 역사가 재조명되었지만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적고 현대의 중남미는 혼혈과 문화적 종속화를 통한 서구화로 인해서 이를 자각하는 것도 어려운 것 같다.
문득 내가 ‘마야: 잃어버린 도시들’을 읽으면서 느꼈던 안타까움이 그러했다. 이 책이 다루는 범위는 매우 한정적이고 주제도 마야인들이 버리고 떠난 거대한 도시유적에 대한 탐욕스러운 서구인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20세기를 거슬러 올라가는 도중에 우리가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인간군상이 이 찬란한 문명의 흔적을 어떻게 재발견했는지 파괴, 약탈했는지 살펴볼 수 있는 것이다.
모험심이 강했던 이들은 열정적으로 사라진 도시의 흔적을 찾아나섰다. 밀림을 헤치고 나가서 찾은 거대한 건축물과 잔해들을 그림으로 남기고 이들의 모험담은 책으로 출간되었다. 그럴 때마다 사람들은 열광했고 또 다른 사람들이 도시를 찾아나서게 하는 동기를 부여했다.후원자를 위해서 자국의 지배자를 위해서 유적은 재단되어 유럽으로 옮겨지기도 하고 그 자리에는 흉물스러운 잔해만 남기도 했다.
도시 유적의 정교함과 웅장함을 목격한 서구인들은 그 기원을 그리스, 로마에서 찾기도 했는데, 인디오가 그러한 문명을 일으킬 만한 능력이 없다는 인종차별적인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방치된 도시들이 독자적인 문명의 흔적임이 밝혀지게 되었다. 왜 이 도시들은 버려졌을까? 이 수수께기에 대한 가설은 여러 차례 다양한 사람들에 의해서 제기되었지만, 확실한 원인은 아직도 알 수 없다.
밀림 속에서 버려진 문명의 흔적을 발견하면서 어쩌면 우리는 인생무상의 감정을 느낄 지도 모르며 결국 우리가 가야될 인생의 한 순간을 상기할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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