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잊혀진 이집트를 찾아서
A la recherche de l'Egypte oubliee
저 : 장베르쿠테
역 : 송숙자
출판사 : 시공사
발행일 : 1995년 02월01일
비잔틴 제국이 기독교를 제외한 타 종교의 다양성을 수용하지 못했을 때, 고대 이집트 신전을 지키며 상형문자를 해독할 수 있었던 신관들도 함께 사라져 버렸다. 4세기 이후에는 어느 한 사람도 거대한 역사적 조형물에 써진 아름다운 글자의 의미를 알 수 없었다. 고대 이집트 언어를 이은 콥트어가 아라비아어에 의해서 흔적만 남게 되었을 때 사람들은 찬란했던 고대 이집트 문명을 망각할 수 밖에 없었다. 모래바람은 고단한 사람들의 일상 속에서 흔적조차 지워버렸다.
그리스, 로마 시대에도 이집트는 매력적인 이국의 문명으로 숱한 사람들의 이목과 관심을 받았던 것 같다. 헤로도토스의 여행기를 비롯한 여러 권이 당시의 생활상을 보여주고 있다. 내용의 정확성이 이후에 판명되었지만, 4세기 이후 당시 이집트의 윤곽을 알 수 있게 해준 것은 이것뿐이었다. 이집트가 이슬람화되고 유럽인의 출입이 어려워지면서 단지 사람들의 상상력에 의지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우연히 발견된 로제타 스톤은 고대 이집트 상형문자의 해독에 중요한 열쇠가 되었으며, 오스만투르크 제국의 약화와 이집트의 준독립국 상황은 서구인에게 고대 이집트 문명에 대한 열광과 그로 인한 문화재 약탈을 용인하는 상황이 되었다. 문화재에 대한 보호와 관념이 부족했던 시절, 위대한 문명의 흔적은 서구 국가의 전리품으로 전락했다. 서구가 잊혀진 이집트에서 낭만을 찾았을 지는 몰라도 이집트에 남아있어야만 했던 영광의 모습은 갈가리 찢어져버렸다.
무지하고 가난한 농민과 약탈자로부터 고대 이집트 문명을 지켜냈다는 이기적인 서양인들, 특히 프랑스인의 독선과 변명을 책에서 읽으니 왠지 모를 비애마저 느껴졌다. 고단한 시대에서 유물을 지켜낸 것에 감사한다. 이제 이집트 스스로 위대한 문명의 흔적을 관리하고 지킬 수 있게 된 지금 마땅히 있어야 할 그곳으로 유물을 돌려보는 것은 어떨까? 사기꾼과 도굴꾼의 이야기로 가득한 이 책을 읽은 후에 내가 유일하게 생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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