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긴축은 죽음의 처방전인가 : 불황, 예산 전쟁, 몸의 정치학
저 : 데이비드 스터클러, 산제이 바수
역 : 안세민
출판사 : 까치(까치글방)
발행일 : 2013년 11월05일
인간의 삶과 죽음이라는 관점에서 경제위기가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며, 또 다른 길을 제안하는 이 책은 나에게 매우 새로운 틀을 주었다는 점에서 무척이나 신선한 책이었음에 분명하다. 경제위기로 인한 어려움이 아무리 힘든 것이라도 할지라도 항상 이것이 고통을 겪는 사회 구성원을 병들게 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문제는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처방, 정책의 향방이 더욱 중요한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자신이라는 것과 따라서 최소한 인간적 권리를 존중 받을 수 있는 안정망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저자는 다양한 사례와 통계적 자료를 통하여 우리의 공중보건을 위협하는 것은 불황 그 자체가 아니라 긴축정책이라고 주장한다. 1920년대 대공황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뉴딜정책은 전염병, 유아 사망율, 자살률 감소 및 공중위생의 개선뿐만이 아니라 경제회생에도 일조했다. 경기부양을 위한 공중보건 프로그램은 실제로 경기부양에 큰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와는 전혀 다른 사례도 있다. 소련 붕괴 후, 경제 자유화와 민영화로 대표되는 충격요법은 실업과 사회 안정망을 붕괴시키면서 수많은 러시아인을 죽음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점진적인 시장경제 이행을 실시한 폴란드와 벨라루스에서는 공중보건 지표가 휠씬 나았다.
1997년 태국에서 시작된 아시아 금융위기 결과, IMF로부터 긴급자금을 빌린 국가들은 IMF의 권고를 받아들여야 했는데 주요 골자는 긴축정책이었다. 서구에 비하여 사회적 안정망, 복지체계가 불안정한 이들 국가에서는 자살률과 사망률이 증가했다. 가장 성실하게 긴축정책을 실시한 태국과 인도네시아의 경제는 이로 인하여 커다란 손실을 입었지만, 오히려 경기부양정책을 실시한 말레이시아 경제는 빠른 속도로 회복했다. 한국은 중간에 해당되어 비교적 빨리 경기가 회복되었다.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한 금융위기로 인해 신흥 금융허브로 부상하던 아이슬란드의 은행은 커다란 타격을 입게 되었다. 그러나 아이슬란드는 IMF가 권고하는 예산감축과 같은 긴축정책 대신 국민투표를 통하여 사회적 복지 지출을 확대하여 경기회복을 이끌었다. 국민이 은행이 진 빚을 갚기 위해서 급격하게 긴축을 실시하기 보다는 반대의 결정을 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리스의 경우에는 국민투표가 좌절되고 강력한 긴축정책이 시행됨으로써 공중보건 체계는 말할 수 없이 무너져버렸다.
우리는 의료시장이 시장의 원리가 작용하지 않음을 인정해야 하며, 인간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국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기억해야 된다. 실업자에 대한 적극적 노동시장 프로그램을 통해 적극적으로 실업자의 우울증 원인을 제거하고 사회활동에 다시 복귀할 수 있게 해야 된다. 불황은 오히려 정부의 공공 지출을 확대하고 공중보건과 같은 복지체계를 유지한 국가가 빨리 회복된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모든 경제현상에는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인간의 행복과 권리가 담보되어야 된다는 것을 항상 되새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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