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품의 시대
출세·교양·건강·섹스·애국 - 다섯가지 키워드로 본 한국 소비 사회의 기원
저 : 권창규
출판사 : 민음사
발행일 : 2014년 03월03일
우리의 근대를 생각할 때마다 나는 무엇인가 어설퍼 보이기만 한 모던보이의 모습이 머리 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근대를 우리의 기억 속에서 철저하게 거세하고 싶도록 내 자존심이 명령했는지 아니면 그것이 민족주의 세례를 통한 비가시화에 침잠했는지 구별하는 것은 쉽지 않다. 어떻게 보면 처음부터 범주에 넣어서 파악할 수도 없는 성질의 것일 것 같다.
하지만 어떤 동기를 가졌던 간에 근현대를 통해서 우리 정체성이 형성된 것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자본주의가 이 땅에 첫 발을 내밀었을 때 우리는 스스로 그 운명을 선택할 자유를 상실했고 그래서 발생할 왜곡이 아직도 큰 상처로 남아있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인간의 자본주의적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욕구가 지금의 나와 그렇게 달랐으리라고 말할 수도 없고 또 그 범주를 벗어나지도 않는다.
자본주의 삶은 소비하는 삶이라고 말할 수 있다. 소비라는 행위를 통해서 우리는 자신의 정체성을 밝힌다. 소비를 통해서 살아있음을 느낀다는 사람의 심리는 어떻게 보면 당연한 귀결 아닐까? 오히려 자기 자신의 욕구에 배신하지 않는 진실함마저 느껴지는 것은 아닌가?
우리 손을 떠나 왜곡되었지만, 근대는 존재했다. 외면했지만 그 시대에도 사람들은 삶을 살아갔으며 그 세련됨의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 욕구는 다르지 않았다. 그 때를 아는 것, 이해하는 것은 우리를 아는 것이다. 권창규의 ‘상품의 시대’에 수록된 수많은 광고들 속에서 우리 자신이 어떻게 근대적 가치를 획득하고 변해갔는지 전해준다. 두꺼운 책 속, 근대의 삶을 그가 제시한 5개의 틀로 바라보는 것은 매우 흥미롭다. 일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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