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이런 이야기

soocut28 2025. 7. 7. 08:42

이런 이야기  

: 알레산드로 바리코 

: 이세욱

출판사: 도서출판 비채

발행일: 2014년 04월28

 

솔직하게 말하자면 표지에 있는 Marjorie Weiss의 그림을 보고서 이 소설에 흥미를 가졌다고 한다면 너무 하찮은 이유일까? 인터넷에서 Cuban Portrait라는 제목을 가진 이 엽서 그림을 찾아 본 것은 인생의 황혼에서도 느껴지는 그림 속 인물들의 여유와 즐거움을 나 역시 언젠가는 찾고 싶다는 바램 때문일 지도 모른다.

삶을 짧게 말한다면 막연히 어떤 인상적인 일들의 불규칙적인 나열일지도 모른다. 한편으로는 각자가 가지는 그 삶의 불가해함을 말한다면 얼마나 복잡하고 미묘한가?

울티모. 처음이자 마지막 아이. 그의 부모는 첫째 아이지만 그의 이름을 이탈리아어로 마지막 아이를 뜻하는 울티모로 지었다. 처음과 끝. 삶은 광활한 우주에서 시작되어 광활한 우주로 되돌아감으로써 완성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삶의 시작과 끝에서 우리는 영원한 슬픔을 느낄 필요는 없다. 그가 열 여덟 굽이 서킷. 출발하면 반드시 같은 곳을 되돌아 오는 길을 만들고 싶었던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보면 내 삶의 모습은 수많은 사람과 연관되어 그래서 나라는 정체성이 확정된다. 울티모의 삶이 다양한 사람에 의해서 묘사될 수 있었던 것은 그런 이유가 아닌가? 연관되고 관계되는 스스로 인간은 그런 어려운 조화를 이루며 사는 것이다. 수많은 인연의 고리에서 나를 찾아가는 여행. 우리는 그런 여정을 수도 없이 반복하며 살고 있다.

한 굽이 한 굽이 울티모는 자신의 인생을 담아 서킷의 설계도를 만들고 그것을 실제로 만들었다. 자동차로 운전하기 쉽지 않은 하지만 그 인생의 여정을 아는 사람에게 그 길은 애처롭고 사랑스러우며 비장하며 기쁨, 슬픔이 교차할 수 있을 것이다. 엘리자베타가 힘들게 복원한 서킷을 부숴버리라고 했던 것은 아마도 미련을 남기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겠지?

알렉산드로 바리코의 소설은 처음 읽어본 것이지만, 제발트의 토성의 고리를 읽었던 것 같은 먹먹함이 긴 여운처럼 남았다. 삶의 치열함을 스스로 조소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나에게 이런 이야기는 젊었던 시절을 되돌아 보게 하는 것은 왜 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