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피포 (ララピポ)
저: 오쿠다 히데오
역: 양억관
출판사: 노마드북스
출판일: 2006년 03월
공중그네에 이어서 선택한 책은 오쿠다 히데오의 라라피포라는 책이다. (엄밀하게 이야기를 하면은 오쿠다 히데오 책세트에서 고른 두 번째 책이다.) 어쩌면 이 소설은 육체라는 가장 원초적인 부분을 중심으로 하여 소외된 인간군상들의 다양한 모습을 써내려고 가고 있고, 한편으로는 무너지는 일본 사회에 대한 한편의 드라마를 제공하고 있다.
소설은 각기 다른 6명의 인물들의 이야기기 독립적으로 전개되면서, 한편으로는 서로 연결되어 있어, 처음과 마지막이 연결되는 독특한 형식을 취하고 있다. 각 편의 제목은 오쿠다 히데오 시대의 팝송제목으로 어쩌면 그 각각의 단편들의 성격을 대변하고 있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부분인 육체, 즉 섹스(Sex)가 모티브가 된 것은 어쩌면 이것이 현대화되고 문명화되고 있는 인간들에게 있어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혹은 어떤 면에서는 영원히 자유로울 수 없는 야수적 본능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인물들의 다양한 군상들을 이어주는 것은 이러한 섹스의 모티브에 다름 아니다. 그래서 오쿠다 히데오의 글이 조금은 외설적이고 적나라한 내용을 많이 실었는 지도 모른다. (비록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에 나오는 그룹섹스와 같은 포르노적 상황은 아닐 지라도.)
각 인물들은 그것이 가시적이든 비가시적이든 간에 엄청난 압박을 가진 현대사회 속에서 한편으로는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하지만, 한편에서는 병리적인 모습을 보일 정도로 부적응하는 모습을 동시에 보여준다. 소설의 인물들은 자신의 기본적인 생존을 위하여 아무렇지도 않게 타인을 이용하고 착취하며, 어떻게 보면 원시의 생활과 별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 그곳은 무척이나 삭막해보이고 빛이 없어 보이는 것 같으며, 이 현대적 원시 생활에 오직 하나의 본능적 탈출구는 섹스 밖에는 없는 듯 보인다.
이 소설이 단순한 도색소설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지금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일본인들의 어둡고 소외된 단면들을 보여주는 것 같으며, 이러한 문제점들이 비단 일본 만이 아니라 우리들 자신의 모습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 심리의 기저에 깔린 욕망, 생존을 위해서 남을 이용하고 경멸하는 모습들, 야누스적 모습. 작가는 가장 밑바닥의 인간들의 처절한 모습들 통해 어쩌면 우리의 지금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만 같다.
라라피포가 lots of people을 뜻하지만, 진정 그 음이 동떨어진 의미로 제목으로 사용되는 것 또한, 우리들 자신이 현대화된 원시사회를 살아가는 외로운 인간이라는 의미도 되지 않을까?
2006.12.22
Hideo Okuda (Born October 23, 1959 in Gifu Prefecture) is a Japanese 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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