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등은 없다
애플, 삼성, LG의 명암을 가른 포지셔닝 전략
저 : 김대원
출판사 : 21세기북스(북이십일)
발행일 : 2011년 01월03일
일요일 도서관에 앉아서 조용히 읽어 내려갔던 마지막 책이 '2등은 없다'라는 책이다. 이런 류의 책은 생명력이 짧은데 대개는 어떤 화두가 되는 경제상황을 타겟으로 해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하루가 다르게 변화를 거듭하고 있는 전자 통신 업계에서 2011년 초에 출간 된 이 책은 지금과는 2년 가까운 시차가 존재하니 책의 유효성은 점차 곧 사라질 운명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도발적인 책의 부제가 애플, 삼성, LG의 명암을 가른 포지셔닝 전략이라는 대목을 보고서는 읽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격렬한 휴대폰 업계의 경쟁과 급작스러운 패러다임의 변화는 영원히 공고할 것으로 보였던 휴대폰 왕국 노키아의 몰락과 블랙베리로 대표되는 기존 업무용 스마트폰의 왕자인 RIM의 침몰을 불러왔다. 모든 것이 믿을 수 없을 만큼 급작스럽게 진행되었다. 거센 애플의 전지구적 공세는 기존 업체들을 빈사상태로 만들었던 것 같다. 이 책은 물론 세계시장을 다루고 있지는 않다. 한국시장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대표적인 휴대폰 제조 공급업체인 애플, 삼성, LG에 대해서만 언급한다. 하지만 최신 유행의 휴대폰이 빠르게 출시되고 사라지는 한국시장은 이러한 부침의 내용을 다루기에 손색이 없다고 판단되었다.
위피 의무 탑재는 한국 휴대폰 시장을 외부로부터 지켜주는 역할도 했지만, 이것이 국내 휴대폰 업체들의 오판을 불러오는 계기도 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과 LG가 이전에 스마트폰을 개발해서 출시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다. (스마트폰이 유행하기 이전에 나는 삼성의 블랙잭 이라는 쿼티 자판의 윈도우 모바일 기반의 휴대폰을 사용했었다.) 하지만 유저 인터페이스는 사용자 친화적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았던 것 같다. 하드웨어의 스팩에 집중한 제조업체의 입장에서 소프트웨어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적었던 것 같다.
따라서 아이폰의 국내출시가 결정되었을 때, 국내 제조업체는 이것이 단순히 매니아 사이에서만 유행을 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적절한 조합과 자신만의 생태계를 조직한 애플에 사람들은 열광하기 시작했고 광풍이 휩쓸기 시작했다. 삼성과 LG가 적절한 대응책을 찾지 못하고 우왕좌왕한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었을까? 애플의 등장 스마트폰의 대중화는 기존 제조업체와 이동통신회사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켰고, 우리의 생활도 변화시켰다.
삼성이 전열을 가다듬고 안드로이드 운영체계를 바탕으로 반격을 시작하면서 애플의 독주가 수그러졌지만, LG는 이 충격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 이른바 LG의 2등 전략, 이 책에서 지적한 것처럼 시장의 수위권을 차지하면서 이익을 확보하는 전략은 삼성과 같은 공격적 전략이 아니라 소극적인 대응만 하도록 만들었다. 삼성이 갤럭시 시리즈로 세계적인 인기를 끄는 반면, LG의 옵티머스 시리즈는 덜 매력적으로 계속 바꿔었다. 결국 삼성이 세계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는 반면, LG는 아직도 그 여파에 시달리는 듯 보인다.
이 책의 내용이 앞서 이야기를 한 것과 같이 짧은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고 했지만, 애플, 삼성, LG의 현재 모습을 비교해 살펴볼 수 있기 때문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고 생각된다. 가벼운 마음으로 일독한다면 좋을 듯 싶다.
2012.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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