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컨버전스 : 모바일 시대 유쾌한 마케팅을 만나다
저: 김용태
출판사: 연암사
출판일: 2010년 06월
역사학을 전공한 졸업 예정자로 취업을 위해서 면접을 다녔던 때가 생각이 난다. 어차피 상경계열이 아니기 때문에 취업이라는 것이 대개는 나같은 사람들에게는 큰 벽이었다. 하지만, 그 당시 내 자신이 정말로 한심스러웠던 것은 30년이 다 된 시간을 보내면서도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몰랐다는 사실이었다.
대체 나라는 사람은 어떤 것을 좋아하고 어떤 일을 잘하고 싶을까. 결국은 해외영업이나 해외마케팅 쪽을 목표로 했고, 그러다가 한 제약회사 해외마케팅 임원과 면접을 한 적이 있다. 그 때 STP전략과 같은 낯설은 단어들을 들으면서, 고개를 떨구던 일이 생각났다. 근거없는 자신감은 있었지만, 실력은 없었던 사람. 그것이 나였다. 그래서 지금도 부족한 지식을 조금이라도 더 채우기 위해서 책을 읽는 지도 모른다.
그것이 근 10년 전의 일이고, 그 사이 정말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시대는 변했다. 여러 가지 환경도 너무나 달라지다 보니, 새로운 환경 속에서의 新마케팅 전략에 대한 책들이 많이 출간되고 있다. 각종 모바일 기기와 인터넷을 통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의 등장은 이제 새로운 전략을 기업들에게 요구하고 있다. 그러한 변화는 한편으로는 우리들의 일상생활의 일부가 되고 있으니,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탐색에서 시대의 흐름을 좀더 구조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산업화경제에서 지식기반경제(knowledge-based econmoy)로 전환되는 사이, 마케팅 전략의 일대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좋은 제품 (product), 경쟁력 있는 가격(price), 유통망 확보와 영업전략(Place), 프로모션 전략(promotion)으로 요약되는 4P의 요소들로는 더 이상의 가치창출이 어려워지고 있다. 시장세분화(segmenation), 타겟팅(targeting), 포지셔닝(positioning)의 STP전략도 재고되어야 될 시점에 왔다. 이제 시대는 대량생산과 소비로 대표되던 산업화시대에서 개인화된 스마트 미디어 시대의 유비쿼터스 시장구조의 지식기반경제로 변화했다.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계속 이전의 STP, 4P로는 제대로 된 시장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다. 김용태는 기업이 새로운 비즈니스 문법을 배워야 되며, 그것은 세가지 단어로 압축할 수 있다고 한다. 즉, 융합(convergence), 쌍방향성(interaction), 개인맞춤화(fitting)이다. 마케팅은 전쟁이 아니라 놀이가 되어야 한다. 생산자가 경쟁사와 싸우며 소비자에게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공동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변화에 적합한 마케팅 패러다임의 본질일 것이며, 지식기반경제의 핵심이다.
컨버전스 마케팅은 단순한 융합이 아니라 기존의 가치사슬(Value chain)을 해체하고 새로운 질서로 재편하는 이노베이션 과정을 의미한다. 즉, 컨버전스란 이성 중시와 디버전스로 대별된 서구산업 문명이 쇠락하면서 나타나는 반동현상이다. 컨버전스 마케팅을 위해서는 많은 제휴와 네트워킹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자신의 핵심 역량에 집중하면서 다른 기업들과 공생하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기존의 레드오션 논리를 가치 부가 방식이라고 한다면, 경쟁이 아니라 제휴와 네트워킹으로 고객에게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식을 가치 융합(value converged)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상품을 생산, 판매하는 하드웨어형 비즈모텔에서 이야기 등의 지식요소를 상품에 융합하는 소프트웨어형 비즈모델로 전환되어야 한다. 상품을 생산하는 방식이 아니라 상품에 컨텐츠나 이야기를 융합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문법을 익혀야 하는 것이다.
지식정보시대로 이행하면서, 사람들이 느끼는 가치의 포인트가 사물로부터 정보로 옮겨가는 데 있다. 인터넷 확산과 이메일,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의 첨단기기로 무장한 소비자들은 과거와 같은 마케팅의 대상이 아니라 마케팅을 주도해가는 세력으로 변하고 있다. 감각적으로, 또 감성적으로 접근해야 고객이 기업과 관계를 맺으려 한다. 이제는 고객과 공동의 경험을 나누면서 가치를 창출하는 마케팅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한편 마케팅 성공의 비결은 카리스마에 있다. 명품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상품에 카리스마를 융합하는 노하우를 길러야 한다. 이러한 컨버전스 마케팅이라는 전략에 따라, 커뮤니티 마케팅, 사이버 마케팅, 여성 마케팅, 일대일 DB마케팅, 노마드 마케팅, 페르소나 마케팅 등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언급하고 있다.
핵심은 이것이다. 고객과 소통하며 공동의 경험을 통한 가치를 만들어가 가는 유쾌한 놀이와 같은 과정, 그것이 변화에 대응하는 컨버전스 마케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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