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파르티잔 : 그 존재와 의미

soocut28 2025. 4. 23. 14:22

파르티잔 : 그 존재와 의미
저자: 칼 슈미트

역자: 김효전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출판일: 1998년 10월

 

나에게 있어서는 파르티잔은 어떤 이전 세대의 모습을 느끼게 하는 반면 현대적 모습으로 오버랩이 되곤 한다. 한국전쟁이라는 비극 속에서 우리에게 일종의 공포처럼 각인된 좌파 게릴라의 모습이 바로 그것이고, 한편으로는 아직도 지지부진하게 계속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에서의 저항 게릴라의 현대적인 모습으로 비춰진다. 책의 부제처럼 파르티잔의 존재와 그 의미는 아직도 나름대로 충분히 관심을 기울여도 될 것으로 보인다.

비록 1963년에 발표된 오래된 논문을 번역, 출간한 책이기 때문에, 현대의 파르티잔 양상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되었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파르티잔 이라는 비정규성을 가지는 행위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은 그다지 틀리지 않은 것이리라. 칼 슈미트의 글이 현학적 수사로 차있는 듯 느껴지고, 한편으로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던 부분도 많았다는 것은 고백해야겠다.

저자가 파르티잔의 출발점을 나폴레옹의 스페인 전쟁에서의 1808년에서 1813년까지의 게릴라 전쟁을 들고 있다. 이 때 파르티잔은 비정규적으로 싸웠고, 그 힘과 의미는 파르티잔이 문제로 하는 정규적인 것의 힘과 의미에 따라 결정되었다. 고전적 의미에서 전쟁은 정규적이고, 국가적인 군대에 의한 전쟁으로 국가가 국가에 대해서 수행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유럽의 국제법의 고전적인 전쟁법 속에서는 파르티잔 이론은 자리잡을 수가 없었다.

파르티잔은 비정규적인 투쟁자이고, 또 강도 높은 정치적 성격에 집착한다. 하나의 정치적 전선에서 투쟁하고, 바로 그들 행위의 정치적인 성격이 파르티잔이라는 단어의 고유한 의미를 효력있게 한다.오늘날 파르티잔에서는 정규적-비정규적, 합법적-비합법적이라는 두 개의 대립쌍이 대개의 경우 소실되어 얽히고 있는데, 비정규성은 비합법성에 대체되고, 군사적 투쟁은 저항에 의해 대체되고 있다. 파르티잔의 고유의 의미, 즉 당파구성원과 같은 개념의 해체는 주목할만하다.

파르티잔 논의를 위해서는 몇 가지 표준이 필요하다. 그것은 비정규성, 활동적 투쟁의 고도화된 기동성, 정치적 관여의 격렬성, 대지적 성격이 그것이다. 파르티잔 전쟁은 특히 내전과 식민전쟁과의 관련이 깊으며, 현재로서는 (적어도 1960년대) 반식민지전댕이 적어도 파르티잔에게 활동적인 투쟁자의 특별한 토착적 유형이 될 것이다.

국제법적 상태와 관련하여, 1907년 10월18일의 헤이그 육전규칙에서 일반적으로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인정된 형태로 총괄되어 있다가, 1949년 8월12일 제네바 협약에서 더욱 진전되었다. 그러나 정규군으로 취급되지 않는 비정규적인 투쟁자라는 의미는 오늘날에도 유지되고 있고, 전투원으로서의 권리와 특권을 가지지 않는다. 하지만 제네바협정은 조직적 저항운동의 구성원을 민병과 의용병의 구성원과 같이 취급하고, 그럼으로써 정규 전투원이 가지고 있는 권리와 특권을 부여했다.

1813년 4월 프로이센 왕 칙령은 파르티잔을 정통화하는 최초의 공식적인 기록이었고, 클라우제비츠, 레닌, 마오쩌둥 그리고 라울 살랑으로 이어지는 파르티잔주의는 전개되었다. 20세기 이래 국가적 전쟁은 그 틀과 함께 제거되었고, 혁명적인 정당에 의한 전쟁으로 대체되었다. 레닌은 폭력의 불가피성과 유혈적인 혁명의 내전과 국제전의 불가피성을 인식하고 파르티잔을 혁명의 전체과정에서 필수적인 요소로 인정하였다. 레닌이 클라우제비츠로부터 배울 수 있었고, 기본적으로 배운 것은 정치의 연속으로서의 전쟁이라는 공식만이 아니었고, 전쟁과 정치까지도 규정한다는 진보된 인식이었다. 마오 쩌둥은 레닌보다 사물의 가장 내면적인 핵심에 접근하고, 또 그럼으로써 가장 외면적인 사고를 완성하는 가능성을 얻는다. 마오 쩌둥의 혁명은 레닌의 혁명보다도 한층 더 토지에 기초를 두고 있다. 마오 쩌뚱은 그의 이론 인식에 있어서 정치의 연속으로서의 전쟁이라는 공식을 레닌을 뛰어넘어 진전시켰다.

명확한 개념을 얻기 위해서 공간적 국면, 사회구조의 붕괴, 세계 정치적 세계와의 연루, 기술적, 산업적 국면으로 구별하여 현대 파르티잔 전투의 상황을 설명해야 된다. 파르티잔 전투에서는 복잡한 구조를 가진 새로운 행동공간이 등장한다. 왜냐하면 파르티잔은 공개적인 전장에서 싸우지 않으며, 또 공개적인 최전선의 전쟁이라는 평면과 동일한 평면에서 싸우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공동체는 공공성으로서 존재하며, 그 속에 이러한 공공성을 유효한 것으로 인정하지 않는 비공공성의 공간이 형성되면 그 공동체는 문제가 생긴다. 파르티잔 전투에서 실효적인 인질 억류는 파르티잔 자신에 대해서 또는 그 가장 밀접한 공동 투쟁자에 대해서만 가능하다.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새로운 파르티잔을 만들 뿐이다. 대중을 지배하는 데에는 소수의 테러리스트로 충분하다.

비정규적인 투쟁자로서의 파르티잔은 항상 정규적인 강력한 힘의 보유자로부터의 원조에 의지하고 있다. 파르티잔은 자신이 기계화되는 정도에 따라서 그의 대지를 상실하고, 기술, 산업적인 수단에 대한 의존도는 증대된다. 이에 따라 이해관계가 있는 제3자의 권력도 증대되고, 마침내 엄청난 규모에 도달하게 된다.

 

 


Carl Schmitt (July 11, 1888 – April 7, 1985) was a German jurist, political theorist, and professor of law. Schmitt published several essays, influential in the 20th century and beyond, on the mentalities that surround the effective wielding of political power. His ideas have attracted the attention of numerous philosophers and political theorists, including Walter Benjamin, Leo Strauss, Jacques Derrida, Etienne Balibar, Hannah Arendt, Giorgio Agamben, Antonio Negri, Paolo Virno, Slavoj Žižek, Alain Badiou, Jacob Taubes, Alvaro d'Ors, Chantal Mouffe and Paul Gottfried. Much of his work remains controversial today, in part due to his involvement with Nazism."Carl Schmitt's polemical discussion of political Romanticism conceals the aestheticising oscillations of his political thought. In this respect, too, a kinship of spirit with the fascist intelligentsia reveals it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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