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전쟁 : 배부른 제국과 굶주리는 세계
원제 Stuffed and Starved (2007)
저자: 라즈 파텔
역자: 유지훈
출판사: 영림카디널
출판일: 2008년 12월
솔직히 말한다면, 이 책을 읽은데 많은 인내가 필요했던 것 같다. 2009년 1월 그러니까, 책이 출간된 지 얼마 안되는 때, 출장을 가면서 구입했으니, 반년이나 더 지난 다음에 나 나름대로의 Review를 겨우 올릴 수 있는 셈이다. 어떤 책이든지 그것을 다 읽지 못한 상황에서 다른 책을 보는 것에 대해서 내가 나름대로 항상 불편함을 가지는 터라, 그런 약간은 거북스러운 상황이 반년이나 지속되었단 말도 된다.
솔직하게 말한다면, 책의 내용은 훌륭했으며 내가 이전부터 알고 싶었던 식량문제에 대한 많은 정보와 관점을 주었다. 그것은 우리들의 식품 기호라는 것이 어떻게 조작되었으며, 또 우리가 얼마나 이를 의식하지 못한 채, 살아오고 있었던 것인가에 대한 깊은 생각을 주었으니 말이다. 따라서, 이 책의 내용을 소개하는 것은 무척이나 의미있는 일인 듯 하다.
하지만, 내가 왜 그렇게 인내심을 가지고 이 책을 읽었는가 묻는다면, 번역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일찍부터 나는 영림카디널의 몇 권의 책을 읽으면서, 얼마나 좋은 책들을 기획하는 지에 대해서 감탄하면서, 한편으로는 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의 낮은 수준의 번역에 많이 놀라기도 했다. 그래서 마지막에는 내용도 기획도 다 좋았다.. 그러나 번역은... 시간이 된다면 원서를 읽어보시라 라고 하는 것이 나의 주된 평이었다. 어쨌든 나의 혹평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책이 읽을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여전히 믿고 있다.
책의 제목처럼 비만과 기아(Stuffed and Starved), 이 두 상반된 현상은 동일한 문제에서 파생된 증상이다. 이 두 현상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은 생산지에서 소비지까지의 유통과정인 '생산그물(chain of production)'과 연관되어 있다. 우리가 일련의 유통과정을 자세하게 살펴본다면, 우리는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흐름에서 한 병목구간을 찾아볼 수 있다. 이 병목구간을 구성하고 있는 것이 다국적 거대기업들이다.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이러한 통로를 좌우하는 기업들이 적을수록, 이들의 시장 장악력은 더욱 커진다. 이들은 더 많은 이익을 위해, 생산자와 소비자를 통제하고 있다. 생산자인 농민들은 단일경작, GMO 종자의 사용, 그리고 세계무역기구를 이용하여 생산지에서의 자신들의 영향력과 통제력을 키우고 있다. 또, 소비자와 '소비자의 자유'라는 거대기업의 핑계는 생산자인 농민들의 빚과 상대적인 박탈감만 키웠다. 거대기업은 식품통제권을 절대로 양보하지 않는다.
병목구간의 이들 소수의 거대기업들은 한편으로는 소비자들의 식품섭취방법과 사고방식까지도 통제하고 있다. 이들의 관심에 따라, 슈퍼마켓에 진열되는 제품과 세세한 부분들이 결정이 되곤 한다. 소비자들은 자신들이 식품에 대한 '선택의 자유'를 가지고 있다고 믿지만, 이는 착각일 뿐이다. 진열대에 저럼한 상품들이 넘치는 것은 일종의 소비자에게 던지는 미끼이고, 이러한 편의가 소비자의 의식을 흐리게 만들었다.
이러한 모순적인 구조에서,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피해자이다. 즉, 생산자는 기아를, 소비자는 쓰레기 식품으로 인한 비만을, 가난과 부의 편중이라는 대조적인 문제들이 해소되지 않고,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상기한 내용을 살펴본다면, 따라서 정당성을 인정받는 식량 재배를 통해 기아와 영영 관련 질병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을 할 수 있다. 식량재배의 폐해를 이해한다면, 더 큰 자유를 누릴 수 있을 것이며, 우리의 식사 시간은 더욱 즐거울 것이다.
식품업계를 재편하고 생산자와 소비자를 착취하려는 권력관계를 고쳐, 소비자의 주권을 적극적으로 찾을 방법을 저자는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a) 기호를 바꿔라 (b) 현지 특산물과 제철에 맞는 음식을 즐겨라 (c) 농업과 환경을 생각하라 (d) 신토불이 업체를 지원하라 한편으로는 생산자인 농민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a) 노동자는 품위를 유지할 권리가 있다 (b) 포괄적인 농촌의 변화 (c) 최저 생활 임금(d) 지속 가능한 식량 구조 지원 (e) 식품업계의 병목 현상 바로잡기 (f) 과거와 현재의 부정에 대한 배상
Raj Patel is a British-born academic, journalist, activist and writer who has lived and worked in Zimbabwe, South Africa and the United States for extended periods. He is best known for his 2008 book, Stuffed and Starved: The Hidden Battle for the World Food System. According to Naomi Klein, Stuffed & Starved is "One of the most dazzling books I have read in a very long time. The product of a brilliant mind, and a gift to a world hungering for justice." http://www.rajpatel.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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