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제국 : 어둠의 대국 러시아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저 : 에가시라히로시
역 : 이정환
출판사 : 달과소
발행일 : 2006년 05월01일
"고르바초프의 개혁개방, 소연방 해체, 엘친 대통령, 체르노빌 원전사고, 핵잠수함 침몰사건, 유코스 사태, 체첸전쟁, 아프가니스탄 침공, 스킨헤드, 극우파, 러시안 마피아 그리고 푸틴" 우리에게 남아있는 러시아의 이미지는 너무나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그렇지만, 아마도 그 이미지들의 대부분은 부정적이거나 어두운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한편으로는 매우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것 같지만, 다른 면에서는 푸틴 정권 하에서 대체적으로 안정을 찾아가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 안정이 국제에너지 가격 폭등, 특히 유가 상승에 기인한 것처럼 보이기는 하다. 러시아는 세계2위의 석유수출대국이다.) 이전에 소연방이 누렸던 국제적 영향력을 다시 찾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석유시장에서 일하고 있는 나의 입장에서도 러시아는 매우 매력적이고 연구 대상의 가치가 있는 곳이지만, 위험하고 믿을 수 없는 수많은 마피아계 회사들이 득실거리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에너지 사업에 대한 푸틴 정권의 향후 정책방향이라든지 하는 것에 대해서는 거시적 입장에서 매우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다.
물론 석유시장에서 일을 하든, 아니면 다른 업계에서 일을 하든, 러시아는 지리적으로 한국과 인접해있고, 그러한 상황을 잘 이용하는 것은 향후 우리나라에게도 매우 중요한 일이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고 있다. 물론 중국의 빠른 눈부신 성장이 러시아를 상대적으로 침울하게 만들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뿐만 아니라 러시아라는 나라의 형체도 갈 수록 희박해진다는 것도 문제다. 러시아가 과연 그 거대한 지역들에 대한 온전한 통치권을 행사할 수 있을까? 아니 하고 있을까 라는 의문도 든다.)
본서는 일본인 작가가 쓴 Putin's Russia를 번역한 것으로 엘친정권의 말기부터 2003년까지의 푸틴 정권의 현황까지 다양한 부분, 즉, 정치집단 (세비야 그룹, 실로스키, 올리가키)간 권력다툼, 국유기업에 대한 민영화를 둘러싼 암투, 부정부패, 대외정책 등 다양한 부분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가장 관심이 있는 것은 역시 한반도에 대한 러시아의 정책의 목표와 그 과정, 더 나아가 김대중 대통령의 북한 방문 등과 연결된 기술이다. 일본인 작가가 저술한 책이기 때문에 당연히 일본인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현안인 북방 4개섬 반환 협상에 대한 내용도 들어 있다. (물론 이 부분은 그다지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시베리아 유전을 둘러싼 중일의 파이프라인 경합전과 연결되어 있어 알아둘 필요가 있겠다.)
여러 방면의 내용을 정리해서 다루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러시아의 상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된다고 하겠으나,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내용이 다소 산만해진 것은 사실이다. 또한 2003년까지의 내용만을 다루다 보니, 본서의 내용이 현재의 상황을 다루지 못한 것은 다소 아쉽다고 할 수 있다. (어떤 면에서는 이미 낡은 책이다. 현황을 다루는 책은 그 가치가 너무 빨리 떨어진다는 것이 언제나 문제이다.) 책에 그 이후의 상황에 대해서 보충으로 설명하는 내용을 넣었다면 아마도 더 좋았을 것이다.
Putin's Russia는 푸틴, 그에 대한 자세한 평전이나 개인적 삶에 대한 기술은 아니다. 오히려 푸틴으로 대표되는 현대의 러시아정권 내부의 여러 문제들과 상황을 흥미롭게 서술한 책으로 보면 될 것이다.
에가라시 히로시(江頭寬)는 1944년 가나가와현(神奈川縣) 출생했다. 도쿄외국어대학 러시아어과 졸업. 70년, 니혼게이자이신문사(日本經濟新聞社) 입사. 81년부터 모스크바 특파원. 현재, 국제부 편집위원. 저서로,『러시아, 어둠의 대국』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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