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불모지대

soocut28 2025. 2. 12. 10:39

불모지대
저: 야마자끼 도요꼬

역: 박재희

출판사: 청조사

출판일: 2003년 07월

 

아마도 나의 블로그를 꾸준히 찾아주신 분들은 내가 종합상사 출신이라는 사실을 아시는 분들도 있으리라 생각이 된다. 시대가 변하면, 문화만 변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를 구성하는 기업들의 성격도 무엇인가 변화를 겪게 마련이다. 사회 역시 그 시작과 끝이 있는 하나의 생명체와 비슷하듯이 마찬가지로 기업도 그런 것이다.

종합상사는 사실 한국과 일본에서 특화된 것으로, 실질적으로 한국의 재벌들이 일본의 종합상사를 벤치마킹했던 것으로 일본에서 나온 기업의 특수한 형태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전의 종합상사들이 정보와 해외지사망을 이용하여, 해외거래를 독점했고, 또한 그 취급의 대상이 이쑤시개부터 미사일, 전투기까지 광범위했었다.

그러나 시대, 즉 기술의 발전으로 말미암아 결국은 종합상사의 역할은 어쩔 수 없이 축소될 수 밖에 없었다. 이제는 영어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무척이나 많아졌으며, 더불어 인터넷의 발전으로 정보는 원하기만 하면 누구나 얻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그러면서 이제까지 정보와 해외네트워크를 이용하여 장사를 하던 상사의 기능은 쇄락할 수 밖에 없었다. 사실 이제 종합상사의 기능은 기존의 트레이딩(무역)에서 오히려 이제는 투자와 자원개발과 같은 중소규모의 회사들이 손댈 수 없는 부분이라든지 혹은 벌크화물 부분으로 점점 특화되어 가는 것이다.  더더욱이나 같은 그룹사라고 하더라도 종합상사와 메이커와의 관계는 소원해지고, 더불어 메이커가 오히려 그들의 해외마케팅력을 높이기 위해서 직접 움직이는 형편이다. 불모지대의 시대적 배경은 종합상사의 전성기라 할 수 있는 시대의 이야기로, 나같은 상사출신에게는 무엇인가 나의 선배들이 느끼는 어떤 로망스와 같은 감정을 나 역시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게 된다.

저자는 아마도 여러분들 대부분이 매우 열광했던 일본드라마의 리메이크작인 '하얀거탑'을 쓴 사람이다. 그 '하얀거탑'에서 보이는 그 실제적으로 사실적인 상황의 전개는 마찬가지로 '불모지대'에서도 이어진다. 만약 종합상사 출신이 아니라면 잘 느낄 수 없는 장사의 진면목이 보인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저자의 치밀한 사전조사와 이해가 존경에 마지 않는다.

본 소설의 실제주인공은 아직도 생존하여 있고, 우리나라의 정재계인물들과도 깊은 관련을 가진 세지마 류조로, 일본군 관동군과 대본영 정보참로 시베리아에서 11년을 보낸 인물로 40대에 이토츄상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 맹활약 끝에 오사카의 섬유상사로 시작한 이토츄상사를 오늘날 세계적인 상사로 발전시키고, 회장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물론 불모지대의 내용에서 간혹 눈에 거슬리는 내용들이 없지는 않은데, 그것은 다름아닌 옛 제국주의 시절에 대한 미련에 대한 동정적 시각이라는 것이다. 어쨌든 그렇다고 하더라도, 나는 이 소설이 단순한 픽션을 넘어선 무척이나 잘 짜여진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며, 무역상사에 대해서 알고 싶은 그리고 제대로 된 기업소설을 읽고 싶다면 권해주고 싶다.

 

2007.4.30


Toyoko Yamasaki (3 November 1924 – 29 September 2013) was a Japanese novelist. A native of Osaka, Yamasaki worked as a journalist for the Mainichi Shimbun from 1945 to 1959 after graduating from Kyoto Women's University in Japanese literature. She published her first story, Noren (1957), a story of a kelp trader, based on the experiences of her family's business. The following year, she won the Naoki Prize for her second novel Hana Noren, the story about the founder of an entertainment group. A major influence on her writings of that period was Yasushi Inoue, who was deputy head of the Mainichi Shimbun's cultural news desk. Yamasaki wrote some stories based on actual events. For example, Futatsu no Sokoku is derived from the biography of a Japanese American David Akira Itami, and Shizumanu Taiyō is based on the Japan Airlines Flight 123 accident. Several works of hers were featured in films and television dram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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