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칼의 노래

soocut28 2025. 2. 12. 10:35

칼의 노래
저: 김훈

출판사: 생각의나무

출판일: 2001년 10월

 

이전에 구입을 해두고서는 읽지 못하고 어머니에게 드렸던 책이다. 그 동안 소설부분을 그다지 많이 읽지 못한 까닭도 있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머리를 식히고 싶은 생각마저 들었다. 근래에 나는 여러가지 일들에 대해서 너무 깊은 생각을 했던 것 같고, 너무 고민했던 것 같다. 그렇다. 사실 그 고민이라는 것이 다 끝난 것은 아니지만, 나는 스스로 생각하기를 어떤 마음의 여유는 가져야 된다는 자기합리화를 했을 지도 모른다.

무심코 책을 펴자, 그곳에는 동인문학상 수상작이라는 그리고 심사위원들의 평이 간략하게 적혀있었다. 김동인... 우리 문학에 깊은 영향을 미치고서도 곤토 후미토미라는 일본이름으로 창씨개명하고 적극적인 친일활동을 했던 안타까운 인물이 아닌던가. 그리고 그런 김동인의 이름을 딴 문학상이 국내에서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는 문학상이 하나 라고 하니.. 과연 조선일보 답다는 생각을 했다.

어쨌든 나는 그러한 선입견을 비록 가지고 있더라도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읽어내려가고 싶었다. 그리고 처음 책을 들었을 때 받은 씁쓸함은 이내 잊어버리고 범상치 않은 문체와 내용으로 말미암아 책을 단숨에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피상적으로 느꼈던 단지 우리 역사에서의 걸출한 인물로만 생각되던 그에 대해서 보다 인간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시각을 주었다.

그는 마찬가지로 고뇌하고 아파하는 인물로 나에게는 더 가깝게 느껴졌던 것이다. 그리고 김훈의 이 책은 내가 '삼국지'라든지 '도꾸가와 이에야스(대망)'과 같은 책들을 읽었을 때보다도 더한 설명할 수 없는 감흥을 자아내게 했다. 동인문학상 수상작이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뺀, 단지 '칼의 노래'를 한동안 게으름을 핑계로 읽지 않았던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나는 앞으로 많은 작가들이 우리의 역사를 바탕으로 이 책과 같이 좋은 책들을 많이 만들기를 바라고 있다. 그것이 비록 역사적 사실과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혹은 과장이 있더라도, 아마도 우리들에게 우리 자신의 역사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조금이라도 불러일으키지 않겠는가.

 

2007.4.11


 

김훈(金薰, 1948년 5월 5일 - )은 대한민국의 소설가이자 문학평론가 겸 기자 또는 자전거 레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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