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황제의 특사, 이준

soocut28 2025. 11. 12. 07:03

황제의 특사, 이준

저: 임무영, 한영희

출판사: 문이당 

출판일: 2011년 7월14일

 

우리에게 근대는 치욕이었을까? 나는 제국을 둘러싼 외부 열강의 침탈을 막지 못하고 결국에는 주체적인 근대화의 기회를 놓친 우리 자신에게 19세말부터 해방까지의 기간은 잊어버리고 싶은 기간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강화도 조약을 계기로 외부에 개방하기 시작한 은둔의 왕국이 오랜 기간의 동아시아 구질서에서 빠져 나오기 위해 제국을 선포한 것을 기억해야 했다.

대한제국. 주체적인 독립과 근대화를 목표로 했지만, 내심 제국주의 시대의 논리를 이들도 내면화한 것은 아닌지. 그 욕망의 표출이 제국이 아니었나 싶었다. 구시대의 권력구조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제국은 그저 가난하고 허약한 왕국의 간판만 바꿔 달았던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나는 이들에게 면죄부를 주고 싶어진다. 5백 년이 넘게 지속된 사고의 구조, 사회의 구조가 단숨에 변할 수 있단 것 자체가 아마도 무리한 이야기일 것 같다.

그렇지만, 지금 우리가 그 당시를 회상하면 마음이 무거워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제국은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했고 마침내 역사 속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그 과정을 조금 자세하게 살펴보면 자존심은 여지없이 무너진다. 제국의 지배층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외세인 일본에 협력했을 뿐 아니라, 제국의 멸망을 가속화시켰던 것이다. 그렇게 철저하게 제국은 그 지배층과 외세의 합작으로 인해서 지도 상에서 사라졌다.

광무황제에 대해서 미화하고 싶진 않다. 그는 다분히 권력욕이 충만한 인물이었고, 여러 세력을 자신의 권력을 공고화하기 위해서 이용했다. 문제는 그가 근대화라는 새로운 패러다임 변화의 시기에 이를 영민하게 이용할 만한 능력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그는 구체제의 가치관과 사고를 결코 버릴 수 없던 인물이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그 역시 제국의 안존을 위해서 노력했다는 점을 폄하하고 싶지 않다.

황제의 특사, 이준의 이야기는 그런 시대적 배경을 생각해보면, 안타깝고 슬픈 일이다. 무기력한 자신을 깨닫고 타국에서 느꼈을 비탄이 지금도 느껴진다. 하지만 나는 이러한 인물들의 과거가 우리의 자존심을 조금은 회복시킨다고 생각한다. 그 지배체제 자체가 이미 와해되고 무너진 제국이었지만, 오래된 제국의 멸망을 비분강개하며 자결한 수많은 충신들이 있지 않았던가.

따라서 우리의 과거에 마음 무거워질 일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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