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피할 수 없는 야스쿠니 문제
저: 다카하시 데쓰야
역: 현대송
출판사: 역사비평사
출판일: 2005년 10월
지금은 퇴임한 고이즈미 수상의 야스쿠니 신사참배는 그의 집권기간 동안 고집스럽게 계속되었고, 이로 인한 한국과 중국의 반발은 계속 되었다. 우리들은 아마도 피상적으로 야스쿠니 신사 문제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가장 많이 알고 있는 것은 A급 전범 합사 문제, 한국과 대만출신 군속이나 군인들의 합사문제가 그것일 것이다. 하지만 보다 더 정확하게 알아야 될 것은 과연 야스쿠니 신사가 일본에서 가지는 위치에 대한 것일 것이다. 그 점에서 본서는 매우 유익한 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야스쿠니 신사에 대해서 천황을 중심으로 하는 국가시스템(천황교)에 의해서 정교하게 조직된 체계로 보고 있다. 즉, 천황(=국가)을 위해서 죽는 것이 영광이라는 관점을 부여하고 이에 최고의 가치를 두었던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일본에서의 야스쿠니의 의미는 전몰자 추도시설이라기 보다는 현창 시설이라고 밖에는 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다.
야스쿠니 신사는 역사인식의 문제가 거론되는데 그것은 A급 전범 합사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야스쿠니 신사의 합사대상이 이른바 '호국의 신'으로 일본의 입장에서는 정의로운 전쟁을 위해서 희생된 영혼을 위로하는 것인 바, 이들 A급 전범의 합사는 즉, 일본의 침략전쟁에 대해서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 이러한 A급 전범 문제는 역사의식을 방해한다고 저자는 주장하고 있다. 즉, 메이지 유신 이후, 호국의 의미를 다하고 죽은 전몰자 대다수는 호국이 아니라 일본의 아시아침략의 결과였기 때문이다.
야스쿠니 신사문제는 다른 한편으로는 신사를 종교로 볼 것인가에 대한 논쟁을 가중시켰는데, 일본 헌법에서는 엄격한 정교분리 규정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야스쿠니 신사를 '순수한 특수법인'으로 만듬으로써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자는 주장도 있으나, 이는 야스쿠니 신사가 영령현창이나 제사의식을 그만둘 수 없기 때문에 그 종교성을 부정할 수 없는 것이다. 저자는 야스쿠니 산사를 '무종교의 국립 전몰자 추도시설'로 위장한 종교적인 전몰자 현창시설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에토 준의 논고 '산자의 시선과 죽은 자의 시선'에서 일본문화의 특징은 죽은 자와의 공생감이라고 했다. 저자는 그것이 일본문화의 근원이라고 하더라도, 왜 이러한 공생감이 야스쿠니라는 형태를 가져야만 하는지, 민간인 전사자를 제사지내지 않는 것인가? 전사자와의 교감을 말한다면, 왜 적측 전사자의 영혼은 모시지 않는 것인지 묻고 있다. 저자는 그것을 정치라고 말한다.
야스쿠니를 대신할 추도시설의 건립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설령 설립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제2의 야스쿠니'가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일본의 애매한 역사인식이 역시 문제가 될 것이다. 새로운 시설은 결코 현창이 되지 않도록 해야 될 것이다. 그러나 시설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중요한 것은 바로 정치일 것이다. 야스쿠니가 정치적 논리에 의해서 이용되지 않도록 해야 될 것이다.
본서는 야스쿠니 신사문제에 대해서 피상적인 접근이 아닌 여러가지 다각적인 면에서 그 의미를 살피고 있다. 야스쿠니 신사문제는 어쩌면 우리들 모두와 연결된 문제로 반드시 그 의미를 살펴야 될 것이다. 이 문제에 관심이 있다면 한번쯤 읽어둘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2007.3.6
Tetsuya Takahashi (高橋哲哉) is a professor of philosophy at the University of Tokyo and the author of the best-selling book Yasukuni Mondai (The Yasukuni Shrine issue) (Chikuma Shobo, Tokyo, 2005). A list of his works is available in his profile on the website of the Philosophy Department at the University of Tokyo. His current research interests center on problems of deconstruction, history and memory, and the Showa 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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