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 중국과의 해후
저: 드니 이요
옮긴이: 김주경
출판사: 시공사
발행일: 1998년 06월30일
홍콩의 민주화 시위대의 좋았던 기세도 어느덧 희미하게 되어버렸고 마지막까지 버티던 사람들이 연행되면서 사실상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홍콩…… 나는 이 매력적인 도시를 비슷한 도시국가인 싱가포르에 비해서 더 많이 좋아한다. 하지만 바다에 면한 곳이 그렇듯 나를 괴롭히는 열기와 습기는 언제나 나를 이곳의 이방인으로 느끼고 만든다. 하지만 귀국하기 위해서 홍콩역에서 공항행 기차를 탈 때마다 마음 한 곳에서는 허전함이 밀려온다.
홍콩에 도착해서 간단한 입국수속절차를 마치면 바로 홍콩역까지 가는 공항열차를 탈 수 있는데, 그 시간은 1시간도 채 걸리지 않을 때도 있다. 생각해보면 이곳이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에게 매력적일 수 있는 이유는 그런 간편함과 편리함일 것 같다. 중국인 특유의 상인기질과 영국의 시스템이 만난 것일까? 오늘날 홍콩의 민주주의가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는 징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륙의 1국2체제는 아직 실패하지 않은 것 같다. 생각해보면 그건 홍콩이라는 아시아의 진주가 가진 힘 때문이 아닐까?
1984년 철의 여인과 작은 거인이 홍콩을 이러한 체제를 조건으로 1997년 7월1일에 반환을 결정했을 때 자본주의의 유예기간은 50년이었다. 중국에 대한 불신은 일련의 허무적인 말기적 부분위기를 자아냈는데 고위관리부터 일반인들까지 이민을 위한 물결이 쇄도했다. 마치 삶이 그 순간에 끝날 것처럼. 홍콩 영화의 전성기를 뒤돌아보면 이러한 시대적 분위기가 얼마나 많이 반영되어 있었던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 말기적 분위기는 사회를 대변했던 것 같았다.
하지만 오늘날 중국이 자본주의에 중독된 일당독재국가로 변신하면서, 홍콩에게 주어졌던 유예기간의 의미는 유명무실해졌다. 아마도 중국 공산당은 이 역동적인 금권에 움직이는 욕망의 도시를 절대로 굴복시키지 못할 것이다. 미묘한 이 도시, 그러나 돈과 권력을 가진 자에게는 축복의 도시는 그러나 일상의 삶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에게는 살기 힘들고 척박한 곳이다. 하지만 자기가 타 죽을 것을 알면서 불 속으로 날아가는 나방처럼, 도시는 그들을 매혹시킨다.
2014.12.12.
'Book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폭력이란 무엇인가 : 폭력에 대한 6가지 삐딱한 성찰 (0) | 2025.09.28 |
|---|---|
| 프로이트: 20세기의 해몽가 (0) | 2025.09.28 |
| 헷갈림 방지 사전 (0) | 2025.09.25 |
| 폼페이: 최후의 날 (1) | 2025.09.25 |
| 세계정신의 오디세이: 헤겔 철학을 넘어서 (0) | 2025.09.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