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팩션시대, 영화와 역사를 중매하다

soocut28 2025. 7. 7. 13:47

팩션시대, 영화와 역사를 중매하다   

저 : 김기봉 

출판사 : 프로네시스 

발행일 : 2006년 03월10일

 

기술발전을 통한 새로운 네트워크 출현과 이를 통한 새로운 사회와 대중의 출현은 오늘날 우리가 역사를 바라보는 방식과 시야에 대해서도 보다 다른 접근법에 요구하고 있다. 역사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과거와 역사는 다른 것이다. 과거는 내가 경험한 것이지만 역사는 누군가가 남긴 글이나 흔적을 말한다. 따라서 역사를 완벽하게 재건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장대한 중국역사에 대한 매력적인 이야기는 역사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문학적 작품이라든지 형태로 내려오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것은 삼국지이다. 정사와는 다른 허구적인 내용이 들어있다는 비판이 있지만 대중의 관심을 끈다는 것은 그다지 나쁜 일은 아닌 것으로 생각된다. 오히려 나는 개인적으로 이런 활동이 우리 나라에서 활발하게 일어나지 않는 것이 아쉽게 느껴졌었다. 

한국의 문화적 역량이 늘어나면서 역사는 이러한 컨텐츠를 위한 소재가 되었다. 김기봉이 지적한대로 현재의 결핍과 부재를 과거를 통해서 보상 받고 해소하려는 욕구에서 비롯되었는지 그걸로 인해서 현실을 살면서 꿈꾸는 것 같은 효과를 발휘하든지 간에 현실적 요구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는 진실과 상상력이 뒤섞인 ‘시뮬라크르 시대’에서 역사도 사실의 역사뿐만이 아니라 꿈의 역사까지 포괄해서 정의내려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근대에 사실과 상상력을 엄격하게 분리하여 역사를 과학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이러한 역사학의 한계는 근대의 개념인 민족과 국민국가의 메트릭스 내에서 해석되고 사유되어 왔다. 근대 이전 이러한 역할을 한 것은 동아시아에서는 소위 역사신학이라고 부를만한 것이었는데, 이는 인간의 유한성을 역사 속에서 영속시키는 방식이었다. 이에 반해서 서구에서는 기독교가 그러한 역할을 수행했다. 

기존의 문자로 구체화된 역사학이 이제는 원본없이 그 이미지가 실재를 대체하는 시대를 맞이하면서 영상역사학이 등장한다. ‘태극기 휘날리며’와 ‘웰컴 투 동막골’은 민족이라는 프레임에 만들어진 근대 역사학을 해체한다. 이러한 영화적 접근은 오늘날 치열하게 벌어지는 동북아시아 역사교과서 문제와 같은 문제의식을 서로 공유하고 발전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이 될 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