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 왕들, 금주령을 내리다
조선왕조실록으로 들여다보는 조선의 술 문화
저: 정구선
출판사: 팬덤북스
발행일: 2014년 05월09일
우리나라의 독특한 술 문화를 수작(酬酌)이라고 해서 술잔을 돌리는 것인데,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한 습관이라고 할 수 있다. 근대 조선왕조를 방문해서 기록을 남겼던 서양인도 조선인의 관대하며 독특한 술 문화에 대해서 인상을 받았다는 글을 남겼다. 수작의 기원이 어떻게 형성되었는가는 복잡한 문제이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한국인에게도 아직도 살아남은 흔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현재의 우리를 이해할 수 있는 과거의 풍부한 자료는 기록문화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예를 참조하면 흥미로운 이야기를 많이 발견할 수 있다. 이 책은 여러 가지 흥미로운 주제 중에서 술과 관련된 내용을 추려 만들었는데, 우리가 상상했던 것과는 달리 술에 대해서 관대했던 조선사회의 일면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술은 국왕의 하사품으로 재상, 일반백성 심지어 죄인에게까지 하사되었을 뿐만 아니라, 국왕과 대신들은 함께 술을 마시며 정치를 논했다. 따라서 술 그리고 음주는 정사를 논하고 대신의 노고를 치하하는 일종의 정치적 행위였다고 할 수 있다. 국가 운영을 위한 통치술의 하나였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한편 조선시대에는 술을 일종의 약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어서 부모에게 매일 술로 봉양하는 것이 효도로 인식되기도 하였다. 또한, 일종의 기호식품으로 생각되는 경향이 있었다. 태종이 아들인 세종에게 건강을 잃을 것을 염려하여 술을 권하거나 대신들이 여러 번 간하여 술을 들게 한 것은 이러한 예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음주가 시간이 갈수록 숭음의 수준이 되고 그 폐해가 커지자 조선의 국왕들은 여러 차례 금주령을 내렸다. 그 이유는 사람의 총명함을 잃게 하고, 양조로 인한 곡식의 감소 금지, 국가전매, 사치금지가 있었다. 실질적으로 금주령의 효과는 크지 않았는데, 금주령 자체가 술을 전면전으로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무리가 모여서 술을 마시지 못하게 하는 데 있었던 데다가 여러 예외가 있었기 때문이다.
금주령을 내려 폭음을 막으려는 시도가 자주 있었지만, 술을 마시고 저지른 실수에 대해서 조선의 국왕들은 관대한 처분을 내렸다. 또한 유교를 근간으로 한 사회에서 제사를 위한 음주, 손님접대 등 술은 불가피한 존재로 인식되었다.
이 책은 조선의 술 문화에 대해서 매우 자세하게 분석하고 정리된 책은 아니다. 편안하게 읽으면서 조선시대 문화의 단면을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정도로 보면 될 것 같다. 현대 한국인의 술 문화의 기원은 과거와 멀리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놀랄 정도로 비슷한 면이 있다. 좋은 점은 살리고 나쁜 점은 고쳐 나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폭음의 해악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니, 자제해야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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