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 1 규슈

soocut28 2025. 6. 25. 08:53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 1 규슈  
빛은 한반도로부터
저: 유홍준 ​

출판사: 창비(창작과비평사)
발행일: 2013년 07월24일

고등학교 1학년부터 대학에 가서는 사학을 공부하겠다고 했고, 아버지의 만류에도 사학과에 갔다. 적어도 내가 흥미 있는 것을 공부하고 싶었고 당시는 지금의 청춘과는 다르게 취업을 위해 매달리듯 살지 않았었다. 객기에 가까운 자신감은 사회에서 내 한자리 없겠느냐고 믿게 했을 지도 모른다. 학기마다 준비하는 답사는 저녁이면 선후배가 술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이기도 했지만, 낡은 것들을 마주하며 과거를 생각하고 느꼈다.
석탑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간파할 정도의 심미안을 갖추지 못했을 지라도 아스라히 보이는 석탑을 보면서 마음의 편안함을 느낄 정도의 감수성은 가지고 있었다. 술 마시다 숙소 근처 오래된 탑으로 가보니 밝은 달은 어느새 주변을 대낮처럼 밝게 비추고 있었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건 취기가 만들어낸 환상일지 아니면 내가 정말로 그렇게 느꼈는지 모르겠으나 석탑의 그 고요한 존재감은 내 기저에 있는 감정을 부단히 흔들어놓았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기쁜 마음을 언제 느껴봤을까 싶을 정도로 메말라 버렸다.
일본을 그렇게 자주 갔지만, 규슈에 가본 적은 아직 한번도 없다. 일본 고대사에서 도래인의 역할은 중요하게 부각된다. 한반도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이주하면서 그들의 발달된 문화, 기술로 일본 고대국가 형성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우리가 상상했던 것보다 한일간 수많은 교류가 있었음을 상기하는 것은 불행한 근대사를 통해 멀어졌던 한국과 일본이 서로를 인정하고 마주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도래인의 역할이 중요했지만 우리가 그것을 과소평가 혹은 과대평가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일본이 그 영향을 받아 자신들만의 아름다운 문화를 꽃피웠다는 것. 그 문화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즐길 수 있다는 것. 과거를 통해서 미래를 아름답게 비춰볼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