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지구, 그 후

soocut28 2025. 3. 5. 16:57

지구, 그 후 :환경과 세계 경제를 되살릴 그린에너지 혁명이 몰려온다

Earth, The  Sequel: The Race to Reinvent Energy and Stop Global Warming

저자: 프레드 크럽, 미리암 혼

출판사: 에이지21

출판일: 2009년 02월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사계절의 혜택을 받는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인가에 대해서 감탄하고 생각한 적이 많았다. 끈적끈적한 여름의 끔찍한 더위가 계속 이어진다거나, 매서운 바람이 얼굴을 때리는 겨울을 생각한다면. 사계절의 아름다움에 대해서 나는 초등학교 시절에 이미 잘 알고 있었다. 교과서에는 그 아름다운 계절의 변화와 그에 따른 우리들 자신의 자연스러운 변화에 대해서도 흥미롭게 묘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처럼, 갑자기 겨울이 사라지고 여름이 찾아오는 그 시기는 약간은 당황스럽기도 하다. 사계절에서 가장 기다리던 시기, 봄과 가을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미 한국은 아열대 기후권에 속한다는 걱정스러운 뉴스보도가 우리들에게 더 가깝게 느껴지는 것은 아마도 우리들의 삶 그 하나 하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마치 척박해보이는 이러한 예기치 않은 그리고 반갑지 않은 변화들은 우리들 자신이 원인이라고 한다. 인간은 지구가 오랜 시간동안 축척한 그 방대한 에너지를 탐욕스럽게 갈아먹었다. 산업화 이후 2백년 동안 인간은 지구의 온도를 상승시켰고, 지금은 스스로의 생존에 대한 걱정을 심각하게 하기 시작했다. 일부는 이러한 걱정이 근거없는 것이며, 또한 논할 가치도 없는 것이라고 한다. 그런 반면에 한쪽에서는 휴거를 연상케하는 말들로 우리들의 감정을 마비시킨다.

거대한 현대문명에서 가장 중요한 필수요소는 화석연료이다. 하지만 그 화석연료가 우리들의 생존을 서서히 압박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 이 책이 대체에너지 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상황과 문제들에 이야기하고 있는 것들은 어쩌면 너무나 상투적인 말인지도 모른다. 우리들이 지금 과도한 관심 (한편으로는 투기라는 악취를 풍기기도 하는)을 가지기 이전에, 이미 대체에너지 산업은 알려져 있었고, 알고 있던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을 다시 상기시키는 것이 그다지 시간낭비는 아닐 것 같다. 왜냐하면은 인간은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지만, 이를 멈출 수 없는 일종의 신경증에 걸려있으니까.

대체에너지 산업에 대해서는 나의 개인적인 이력과도 연관이 된다. 지금은 석유제품 트레이딩 부분에서 일하지만, 나는 그것과 반대편에 있다고 할 수 있는 태양광발전 전문회사에서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했다. 하지만 내가 대체에너지 부분에 대한 강한 흥미를 가지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당시의 대체에너지 사업은 정부수주 물량과 지원을 매개로 한 비즈니스였고, 그리고 그러한 한계들이 나로 하여금 대체에너지 사업에 대한 회의를 가져다 주었다. 사실, 내가 그 산업부분에서 일했던 기간은 단 몇개월이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평가할만한 자격은 없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태양광발전 회사에서 일했다는 그 짧은 경험이 나에게 에너지 관련 회사에 대한 흥미를 생기게 했던 것은 분명했다.

대체에너지 산업은 대개 태양에너지 관련 비즈니스, 즉 태양광 발전 및 태양열 온수기 등과 같은 사업, 최근 급격하게 조명받고 있는 BDF, 그리고 해양에너지  등으로 대별될 수 있다. 이 중에서 최근에 태양광 발전에 대한 관심은 가히 광풍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이다. 바이오 에탄올, 바이오 디젤과 같은 제품들은 재래의 업종이라고 할 수 있는 석유제품 트레이딩 업계에서도 매우 관심이 많은 종목인데, 그것은 대체에너지 중에서 가장 액체화물인 기존의 제품과 가장 유사하기 때문이다. 설탕은 연료로 전환할 수 있는 가장 단순한 원료인데, 곧바로 에탄올이 주성분인 고옥탄 밀주로 발효시킬 수 있다.

본서에서는 이러한 대체에너지 산업에 대해서만 조명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많은 연구가 진행되겠지만, 아직까지도 대체에너지 부분의 효율성은 그다지 높은 편이 되지는 못하다. 예를 들어 태양광 발전의 경우는 기상이 나쁜 경우에는 발전이 불가능하므로, 전기로 전환된 에너지를 저장할 기술이 필요하다. 한편으로는 바이오 에탄올과 같은 대체에너지는 환경보호가 목적이었지만, 재배과정에서 오히려 환경파괴적 요소가 함께 내포되어 있는 모순점을 가진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과정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길어질 수도 짧을 수도 있다. 따라서, 매장량이 상대적으로 풍부한 석탄이 향후로도 오랫동안 주력 에너지원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문제는 석탄은 그 이용에 있어서 수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다. 이산화탄소 격리기술이 최근 들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이유이다.

본서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그린에너지 산업의 현황에 대해서 광범위하게 다루고 있으며, 그 하나 하나가 무척이나 흥미롭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러한 그린에너지 산업은 21세기 환경보호라는 그 목적과 더불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계속적인 탄생을 예고한다. 인터넷과 IT라는 세계경제의 성장동력은 이제 다시 그린에너지로 몰릴 지도 모를 일이다. 그것은 더욱 비장하게 다가올 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들 삶과 더욱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므로. 하지만 본서는 무의미한 낙관주의를 경계한다. 그린에너지 산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과 관심, 그리고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이제 기후변화의 대한 대응이 아니라, 누가 그린에너지를 개발, 생산하느냐가 관건이다. 그리고 그것은 이제 시작된 탄소배출량 거래라는 최고의 비즈니스 기회의 토대로 작용할 지도 모를 일이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그러한 변화를 적어도 우리 생의 한가운데서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으리라는 점이다.

 

2009.4.9.


Fred Krupp is the president of Environmental Defense Fund, a United States-based nonprofit environmental advocacy group. Krupp is a graduate of Yale University with a law degree from the University of Michigan and has taught environmental law at both schools.